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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이름을 '수호'라고 지은 이유가 뭘까?
[사람] 고 노무현 전대통령 1주기 시민문화제 만난 김태중 씨
 
김철관   기사입력  2010/05/25 [01:48]
▲ 좌에서 선우(11), 수호(7), 김태중씨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한 ‘반칙 없는 사회’가 그립다.”

지난 23일 저녁 9시경 고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시민문화제 행사가 한창이었다. 서울광장 한 켠에 촛불을 켜고 두 어린 아들과 땅바닥에 앉아 무대를 응시하며 엄숙히 고인을 추모하는 이가 있었다. 경기도 일산에서 두 아들 선우(11, 초4)․수호(7)를 데리고 온 모 회사 ‘전자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김태중(44)씨었다.

그는 서거 1주기를 맞아 고인의 평소 지론인 ‘반칙 없는 사회’가 그리워 두 아들을 데리고 이곳에 왔다고 피력했다. 고인이 살아 생전, 노사모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차츰 알게 됐다고도 말했다. 그래서인지 지난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캠프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3년 3월 탄핵 때 자주 외쳤던 구호 ‘민주 수호’를 당시 태어난 자식의 이름으로 지었다고.

“지난 2003년 3월 고인이 대통령 재임시절 탄핵을 당했다. 당시 아내가 둘째 아이를 임신했는데, 탄핵 3일 후 아이가 태어났다. 딸이 태어나면 이름을 ‘민주’라고 지으려했고, 아들이 태어나면 ‘수호’라고 지으려했다. 아들이 태어나 ‘수호’라고 지었다. 당시 탄핵 저지 촛불시위 때 ‘민주 수호’라는 구호에서 영향을 받았다.”

그는 “부자든 빈자든 모든 국민들이 동등하게 사람대접 받고 사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면서 “이명박 정권 하에서의 인정 없는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인정이 없는 정치, 가진 자를 위한 정치, 기득권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민주주의가 많이 후퇴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그래서 고 노무현 대통령이 더욱 그립다. 모든 국민들을 중시하는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많은 시민들이 공유했으면 한다.”

그는 오는 6.2지방선거와 관련해 민주적 야당 단일후보에게 힘을 보태줬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 3년간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이 이뤄져야 한다. 또 거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건전한 야당 후보를 뽑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여야의 균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들 가족은 서울광장 중심 잔디밭도 아닌 광장 모퉁이의 시멘트 바닥에 앉아 고인을 추모하고 있었다. 이들 앞에는 여러 개의 촛불이 켜져 있었고, 각각의 손에는 고인을 상징하는 노란 고무풍선이 흔들거렸다.

이날 선우와 수호는 '엄마가 이곳에 동참하지 못한 이유'를, 며칠 전 삼촌이 베트남 식당을 개업해 그곳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구동성으로 “노무현 할아버지가 좋아 촛불을 켜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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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5/25 [01:4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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