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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대역전극'…한나라당의 '기막힌 수'
서울시장 대세론 포기한 한나라당, '스펙타클'을 배우기 시작했다
 
우석훈
중도우파가 딱 원하는 그림

며칠 전에 대표적인 우파 학자 한 사람을 만났다.
 
별로 정치에 관심은 없어 보이는 사람이지만 어쨌든 한나라당 계열이기는 하다.
 
"혹 나경원이 시장에 나서게 되면, 나경원 찍을란다"고 했다. 별로 더 할 말도 없고 대꾸할 말도 없어서 그냥 그러시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우파라고 하면 완전 꼴통을 상상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 정치적 입장으로는 중도우파 정도 되지 않을까 한 사람 중에서도 드러내놓고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사실 한나라당 계열인 그런 사람이 많다. 과거의 반북 이데올로기로 무장했던 그런 사람들과는 또 경향이 다른 흐름들이 존재하기는 한다.
 
그 사람들이 원하는 '스펙타클(spectacle)'을 딱 한나라당이 만들어 냈다.
 
민주당·노무현류의 '유일한 승부수' 빼앗겼다
 
원래 우리나라에서 스펙타클은 노무현류가 가장 강했다.
 
한국 정치에서 최고의 스펙타클을 꼽자면, 나는 노무현의 공터 동영상이 아닐까 싶다. 물론 존 레논의 목소리에 얹힌 노무현의 눈물도 강했지만 눈물 가지고 어지간히 생각이 정리되었거나 굳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어렵다.
 
광장 동영상은 나도 움직일 정도로 정말 짠했다. 그건 정말 스펙타클이었다. 스펙타클이 규모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 성싶다.
 
규모도 작고 들인 돈도 별로 없고 동원도 거의 안 되었던 공터 동영상은 그러나 이미지에 의해서 사람의 마음과 결심을 바꾸게 만드는, 진짜 스펙타클의 정의에 딱 어울리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과거의 민주노동당 그리고 지금의 진보신당 이 사람들도 스펙타클에는 아주 약하다. 조소와 야유, 뒤틀림 이런 건 강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펙타클에는 사실 좀 젬병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어쨌든 자신들이 가장 잘 쓰는 스펙타클, 그것도 극적인 스펙타클 그 한 방 승부가 '삐걱삐걱 민주당'의 거의 유일한 필살기 전략인 것 같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면, 나도 스펙타클에는 아주 약하다. 어떻게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어떻게 해야 효과적일지도 잘 모르겠다.
 
현재까지 노무현류가 스펙타클에는 아주 강했다는 사실 만큼은 진짜인 것 같다.
 
"노무현 1주기, 그날이 오면..."
 
한나라당은 스펙타클과는 상관없는 사람들이다. 지난 대선에도 스펙타클은 없었고 오로지 힘 싸움만 있었던 것 아닌가?
 
"우리는 강하다" 그리고 대세론... 그게 한나라당이 가지고 있던 전통적 전략인 것 같다.
 
사실 민주당의 이번 지방선거 전략도, 만약 그게 전략이라면, 단 하나의 스펙타클 전략 외에는 없지 않은가? "노무현 1주기, 그날이 오면..."
 
원래 이번 지방선거는 박근혜가 다시 당권을 잡고 책임지고 끌고 나가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그는 선거의 신 아닌가?
 
정말로 현장에서 보면 신이다. 옴짝할 도리가 없다. 한 번 떴다하면 그걸로 승부가 팍 갈리는.
 
그런 박근혜가 하지 않고, 정두언이 한나라당 지방선거를 끌고 나온다고 해서 이게 될까 싶다는 사람이 많았다.
 
아마 한나라당이 '대세론'을 포기한 것은 처음 본 거 아닌가 싶다. 
 
한나라당, 처음으로 '대세론' 포기
 
오세훈이 결국 출마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는 작년 연말부터 파다하게 돌았다.
 

  
"그런데 무슨 수로? 원희룡은 도저히 뜨지 않을 거고, 아무리 친이계가 오세훈을 싫어한다고 해도 다른 수가 없을 텐데..." 이런 질문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나경원이 원희룡과 단일화를 하고 여기에서 나경원이 이길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마 자신들도 그렇게 못한 것 같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나경원이 나가면 좋을텐데, 아마 나가지 못 하겠지?" 나한테도 다 반문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누구도 예측 못한 '나경원 스펙타클'
 
하여간 한나라당 당원들은 원희룡 대신에 나경원을 선택했다.
 
이유야 뻔하지만 그 이유가 이 정도로 초대형 스펙타클이 된 데에는... 아, 저들이 이제는 스펙타클의 사용법을 드디어 익혔구나!
 
꼬질꼬질하게 뒤에서 황당한 숫자놀음으로 오세훈을 아예 당내 공천에서 주저앉히는 대신에, 사람들이 원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대승부의 역전극을 통해서...
 
정치적 해석이야 워낙 뻔한 거지만, 정말로 주목할 것은 언제나 '대세론' 그리고 힘을 숭상하던 저 집단이 드디어 스펙타클의 사용법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기막힌 수였고, 동시에 기막힌 그림이기도 하다.
 
놀라울 뿐이다.

* 글쓴이는 경제학 박사,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성공회대 외래교수, 2.1연구소 소장입니다.

* 저서엔 <88만원 세대>, <한미FTA 폭주를 멈춰라>, <아픈 아이들의 세대-미세먼지 PM10에 덮인 한국의 미래>, <조직의 재발견>, <괴물의 탄생>, <촌놈들의 제국주의>, <생태 요괴전>, <생태 페다고지>,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등이 있습니다.

*블로그 : http://retired.tistory.com/
 
기사입력: 2010/05/01 [15:08]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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