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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위태로우면 나라가 망한다? 누구말인가!
[홍정표의 사람사는 세상] 나라 안망하려면 삼성뇌물공화국에서 벗어나야
 
홍정표
김용철 변호사가 터트린 삼성문제가 뜨거운 도마 위에 올라있다. 우리 사회에 아직 털끝만한 정의라도 살아 있다면 이 문제는 앞으로 태풍의 눈이 될 것이다.

속칭 민주정권 10년을 거치면서 그들을 뽑아준 국민들의 기대에 전혀 못미친 성과 때문에 모든 정치현안에 무관심과 냉소로 돌아선 일반 시민들을 다시 현실정치에 참여케하는 기폭제로서 작용할 것을 의심치 않는다.

87년 항쟁이후 우리 시민들이 간헐적으로 보여준 범국민적 단결은 최근의 광우병사태와 안티조선운동 정도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번 삼성문제는 이 모든 문제를 아우르는 종합결정판의 성격을 갖고 있다.

부패하고 타락한 정치인 재벌 관료 검찰 사법부 공무원 언론 등의 총체적인 모습을 관계자였던 김용철의 생생한 증언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문제는 경제현안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오늘 우리가 처한 벼랑끝 현실의 가장 중요한 원인을 알게 하고 그 해결점을 모색하는 결정적 열쇠를 제공하리라 믿는다.

최근 발간된 ‘리얼진보’에서 저자들은 한결같이 노무현정권의 불행을 자본과의 대결을 회피한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노무현 정권은 부정한 자본과의 대결을 치르기는커녕 임기 내내 삼성의 정치적인 하수인으로 전락하여 국민이 준 권력을 삼성에 헌납한 정권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정권이었다. 김용철의 폭로가 있기 한참 전 이미 'X파일 사건‘이 있었는데 삼성과 권력의 밀착관계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좋은 재료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권은 “본질은 도청이다”라는 엉뚱한 압력으로 본질을 벗어나 유야무야 처리돼 버렸다.

그러나 진실이란 횟가루를 뿌려 은폐하려한들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그 진실이 우리 사회의 모든 모순을 관통하고 있는 주요한 의제를 담고 있다면 제 아무리 강력한 권력들이 숨기고 감추려든들 한계를 갖기 마련이다.

삼성문제가 왜 우리 사회의 모든 모순을 장면으로 관통하는 문제일까. 앞서 말했듯이 이 문제가 오늘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총체적 모습을 조명해주기 때문이다.

삼성문제는 우선 법치와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사건이다. 국가의 공복들이 뇌물을 받아먹고 재벌을 비호해주는 상황에선 ‘법 앞에 모든 국민이 평등하다“라는 헌법의 법조문은 한낱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 그런 사회에서 통용되는 법치는 누구도 수긍하지 못한다.

좀도둑이 도둑질하다 적발돼도 자신이 범죄를 저질러서 잡힌 것이 아니라 재수가 없어서 잡혔다고 푸념하게 된다. 자기보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더 많은 돈을 훔친 자들이 관계기관의 비호를 받으며 처벌을 면하는데 이까짓 푼돈쯤 훔쳐서 잡힌 것을 정말 억울하게 생각하게 된다.

모든 범죄자들이 법의 형평성을 의심하는 상황에선 검사의 기소도 판사의 판결도 모든 것이 자신의 범죄 탓이 아니라 자신이 그들에게 공여할 뇌물이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사회가 어떻게 유지 발전될 수 있겠는가.

삼성문제는 법치를 유린했을 뿐 아니라 자본주의 사장의 경제질서를 교란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기업활동은 꼭 윤리적일 필요는 없되 반드시 불법적이어선 안된다. 삼성의 이건희가 아들인 이재용에게 수백조에 달하는 자산가치를 가진 삼성그룹을 갖은 편법 불법으로 승계하면서 이재용이 고작 16억원의 세금을 물었다는 사실에 너무도 어이가 없다.

삼성의 직원으로 근무했던 김용철이 자신이 근무할 때 냈던 세금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대통령 선거가 있을 때면 차떼기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수 백억원대의 정치뇌물을 예사로 공여했던 자들이 정작 국가에 내야할 공식적인 세금에는 왜 그렇게 인색한가. 그러고도 이건희 자신은 스웨덴의 발렌바리가문에 비유되고 싶어 한다니 가신들이 만들어놓은 상징조작에 마취된 정신상태가 아니라면 자신의 행각에 비추어 감히 그런 희망을 품지는 못하리라.

정치인에게 주는 불법 정치뇌물은 그 일족과 그 일당들의 사치와 유흥비로 전용될 뿐 나라 살림에는 털끝만치도 보탬을 주지 않는다. 생각해보라 부정한 돈을 건전하게 조성하고 건전하게 사용하겠는가. 다 도둑질로 마련해서 술집이나 골프장에서 날려버리기 예사가 아니던가.

그렇게 도둑질해서 낭비된 돈을 누가 메꿔야 하는가. 삼성의 노동자들, 관련 하청업체 중소기업직원들, 결국 국민들이 출혈을 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삼성이 위태로우면 나라가 위태롭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그 반대로 생각한다.

구한말 조선의 국권이 일본으로 넘어갔을 때 망국의 원인으로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나는 그 중에 뇌물 망국설을 제일 신봉한다. 신분도 관직도 뇌물이면 만사형통이었던 그 시절 뇌물로 관직을 얻은 자들이 본전을 뽑기 위하여 백성들에게 가혹한 수탈을 일삼고,뇌물을 받은 자들은 자기보다 더 높은 관직에 있는 자들에게 뇌물을 주기 위하여 다시 백성을 쥐어 짜고 하는 그런 악랄한 세태에서 백성들의 심경이 오죽하였겠는가.

일본놈이면 어떻고 떼놈들이면 어떠하랴. 아무리 지독한들 지금의 탐관오리보다 더할까하는 체념과 방관으로 결국 나라가 망하고 만 것이었다.

그런데 21세기 대명천지 대한민국에서 다시 구한말 그 망할 뇌물바람이 거세게 부는데도 우리들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역사의 준엄하고 단순명료한 그 교훈을 나라가 망한지 몇 년이나 지났다고 벌써 잊었단 말인가. 

나라가 안 망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삼성뇌물공화국에서 벗어나야 한다.


삼성문제의 다른 관점. 재벌의 지배구조나 삼성의 불법성부각은
이미 많은 전문가 분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기에
최근 노골적인 권력의 시녀로 맹약중인 검찰의 부패사안을 공박하는데
적은 힘이나마 보탤까 합니다.
 
기사입력: 2010/04/16 [17:37]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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