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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판사 집 위력 시위까지…'도 넘은' 보수단체
강기갑·PD수첩 무죄판결 등 불만 품고 돌발행동…'사법테러' 논란
 
조은정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무죄 등 최근 법원의 판결에 불만을 품은 보수단체 회원들이 해당 판사의 집 앞까지 찾아가 위력시위에 가까운 항의 집회를 여는가 하면 법정까지 몰려가 소란을 피워 물의를 빚고 있다.
 
급기야 법원은 판사의 신변 보호를 위해 긴급 조치를 취했다. 보수단체의 이같은 돌출행동은 사실상 '사법 테러'에 해당한다며 도를 넘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판사 집 앞에서 사퇴 촉구 집회, 경찰은 수수방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남부지법 이동연 판사의 집 앞에 보수단체 회원 수십명이 몰려들었다.
 
국회 폭력 사태로 기소됐던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 대해 무죄를 내린 선고 결과에 항의하기 위해서이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소속인 회원들은 이 판사의 얼굴 사진에 낙서를 한 피켓을 들고 집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강기갑 의원에게 무죄판결을 내린 것은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판사직 사퇴를 촉구했다.
 
애당초 출근 저지를 위해 집 앞까지 찾아갔지만 이 판사가 일찍 집을 나서면서 서로 대면하지 않았다. 만약 마주쳤다면 물리적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판사 집 앞에서 미신고 집회를 벌인 이들을 지켜보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양천경찰서 정보계측은 "미리 신고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봤을때 일반 기자회견으로 위법 요소가 없어서 개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이 수수방관하는 사이, 법원은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이날 오후부터 법원 경비대와 차량을 지원해 출, 퇴근길 판사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
 
◈ "사실상 사법테러", 돌발 행동 도넘었다
 
이처럼 판결 결과에 불만을 품고 판사의 집 앞까지 떼로 몰려가 항의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몇해전 발생한 '석궁테러'나 대법관을 상습적으로 협박한 남성이 기소된 사례가 있었지만, 한 단체가 정치적 목적성을 띄고 판사의 집앞에서 항의를 하는 경우는 사법 역사상 유례가 없었다.
 
이날 판사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 회원들은 다음날 오전에는 서울 중앙지법 법정에서 광우병 보도에 대한 PD수첩 제작진 무죄 판결에 항의해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피우기도 했다.
 
보수단체의 조직적인 돌발 행동을 두고 법원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남부지법의 한 판사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면서 "아무리 판결에 불만이 있다고 해도 판사 집 앞까지 가는 것은 사법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재판의 독립에 치명적인 일"이라며 개탄했다.
 
한 변호사는 "불만이 있으면 법원에 의견서를 전달한다던지 공적인 영역에서 충분히 행동할 수 있는데도 사적인 영역까지 침해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보수단체의 이번 행동은 "도가 지나쳤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직장인 이모(32 서울 서대문구)씨는 "법치를 강조하는 보수단체가 정작 판사의 집 앞까지 찾아가고 법정에서 재판을 방해하는 것은 사법권을 흔드는 꼴"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측은 "헌법이나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국가의 적이기 때문에 법의 보호를 받아서는 안되며 우리 행동은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대자보 제휴사 = 뉴스부문 최고히트싸이트 CBS노컷뉴스

 
기사입력: 2010/01/20 [16:0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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