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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정책만으로 승부하려면 ‘선거’하지마라
[지역선거를 보는 하나의 시선①] '정치적 반응'으로 진보정치 실현하라
 
안일규
또다시 선거의 계절이다.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선거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현재까지 10월 재보선 지역구는 안산 상록을, 양산, 강릉이 확정된 상태.

지역구 선거의 시작, ‘지지선언’부터 불편하다

지역구 선거를 앞두고 진보적 후보들이 꼭 하는 일이 있다. ‘지지 선언’. 진보적 후보들은 지지 선언에서부터 사회명망가들의 지지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지역은 없다. 지지선언 속에서 지역민들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명망가 중심의 지지 선언에서 우리는 배제의 정치와 중산층 정치 현상을 동시에 본다. 이들의 지지선언은 “우리가 뽑은 후보를 너희가 안 뽑으면 ‘우민(愚民)’이다”고 말하는 것 같다. 매우 불편하다.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지역정치? “‘시내버스’ 타고 다녀라!”

사회명망가를 중심으로 ‘특급 지지선언식’을 한 그들 대부분은 떨어졌다. 선언만 보면 이미 당선이다. 그러나 지역은 아니다. 선거는 ‘지역’이다. 표는 지역민들에게서 나온다. 지역선거의 주체는 지역민이다.

지역선거판은 중앙과 시민사회세력이 보는 것과 다르게 흘러간다. 선거 출마자라면 지역민들과 같이 식사하고 술 마셔야 한다. 시내버스도 탈 줄 알아야 한다. 서민과 노동자를 위한 정치를 표방하는 진보진영 후보자라면 더 그래야 한다. 시내버스 운전기사와 승객들과 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지역사회모임에도 나가야 한다. 지역 노동자들이 오는 식당에서 노동자들과 같이 식사하고 대화해야 한다. 24시간이 부족하다. 진보진영 후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24시간 땀나도록, 말하기 힘들 정도로 해야 한다.

현실은 비참하다. 진보진영은 지역구 관리부터 게으르다. ‘거대담론 중심’ 그 만큼이다. 노동현장 활동가들은 “현장 노동자들, 당, 지역주민과 대화조차 노력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언론들이 일제히 “당선 안 되면 비극이다”고 외친들 메아리 일 뿐.

진보 지역구 만들려면 ‘강기갑’을 배워라!

지난 총선에서 54:41로 13%차 거물급 인사 박형준 의원을 꺾고 부산 수영구에 당선된 유재중 의원. 유재중 의원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변을 만든 ‘무명 정치인’이다. 중앙에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유재중 의원이 박형준을 상대로 압승한 것은 역시 ‘지역’이었다.

선거를 앞둔 수영구 분위기는 단 한마디. “박형준 의원은 지역에 오지도 않는”다는 것. 이 한 마디에 박 의원은 낙선했다. 이 한 마디를 만든 지역 통책들은 선거의 ‘오피니언 리더’였던 언론은 있는지도 몰랐다. 유 의원은 지역기반을 잘 만들어 통책들을 지지기반으로 만든 반면, 박 의원은 그러지 못했다.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은 서울에서 내려오자마자 저녁부터 아침까지 단체모임만 여섯 군데 들렀다. 새벽에 조기축구회까지 들른 것이다. 초상집가면 볼 수 있다던 김문수 전 의원, 동네의 모든 일은 다 꿰고 있다는 최연희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의 지역구 관리는 상상 이상이다.

진보진영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권영길 의원이 지역구 관리 모범 사례다. 강기갑 의원은 지난 17대 국회의원 4년 동안 450회 정도의 의정보고회를 사천에서 열었다. 강 의원은 이방호 의원 때문에 자리를 피하려는 지역민들을 붙잡고서라도 만났다. 권영길 의원은 “권 의원을 보려면 산에 가면 된다”는 말이 있다. 지역구 관리에 있어 2인자라면 서러울 정도다.

두 의원이 지역에 공들인 결과는 지난 총선에서 당선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출구조사마저 압도적으로 졌음에도 이겼다. 권 의원은 재선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승을 거뒀다. 

지역민과의 정치적 반응 기반으로 진보정치 실현해야

정치는 좋은 이념과 정책을 가진다고 되는 게 아니다. 얼마나 지역민들에게 반응하고자 하는지가 중요하다. 현재 한국정치의 ‘소통 부재’도 지역민들과의 반응에 소홀했다는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는 문제다. 지역민들과의 반응을 기반으로 하여야 지역대표의 좋은 이념과 정책이 힘을 받는다. 그 기반을 통해 이념과 정책을 현실로 실현하는 것이다.

문제는 리더다. 진보진영 후보로 출마할 리더들은 지역민들과 저녁식사하거나 막걸리 마실 줄 모르면서 좋은 이념과 정책을 가진 자신을 뽑아주지 않았다고 선거 직후에 ‘지역민 우민론’으로 욕할 것인가. 계급배반 투표했다고 지식인이란 이들이 지역민들을 꾸짖을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선거 출마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금배지 필요 없다. 피곤하게 선거운동 할 이유 없다.
기사입력: 2009/08/16 [23:0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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