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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제성호가 인권위원장?…"상상만해도 식은땀"
안경환 위원장 사퇴 후 '뒷말' 무성…후임에 보수진영 특정인사 거론 논란
 
이석주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돌연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뒤, 임기를 4개월 남겨두고 사퇴한 배경에 세간의 이목과 의혹이 집중되고 있으나, 이번에는 후임 위원장 선임을 놓고 또 한차례의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경숙 상임위원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안 위원장 후임으로 이진강 전 대한변호사협회장과 뉴라이트전국연합 김진홍 상임고문, 정부의 인권대사를 맡고 있는 제성호 중앙대 법대 교수 등 보수진영의 특정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권시민단체와 야권은 일제히 '후보군'에 오른 일부를 '반 인권적' 인물로 규정, "이명박 대통령은 '코드인사'로 인권의 비상구를 봉쇄하지 말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안 위원장 사퇴에 따른 제2의 파장이 급속도로 확산될 전망이다.

■ 안 위원장 사퇴 후 '뒷말' 무성…후임에 김진홍-제성호-서경석 등 거론

안 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 사직서를 제출, "(4개월 남은) 임기 만료일까지 일하는 것이 도리겠지만, 차기 위원장이 오는 8월에 선출되는 세계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 회장을 맡을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해 조기 사퇴한다"고 밝혔다.
 
▲ 안경환(우측)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하며 자진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일각에선 인권위 조직 축소 등으로 인한 정부와의 미묘한 대립 관계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 CBS노컷뉴스

이와 함께 "빠른 시일 안에 후임자가 임명돼 그동안 손상된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회복하고, 세계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의 회장국 직을 맡아 인권선진국의 면모를 일신하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안 위원장이 사퇴의 변을 통해 배경과 입장을 밝혔으나, 일각에선 현 정부와의 미묘한 대립각과 지난 5월 끝내 강행된 인권위 조직 축소 등에 부담을 느껴 임기 4개월을 남기고 스스로 자리를 물러난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민주당 천정배 의원은 지난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인권위는 국제사회에서 큰 칭송을 받는 한국의 자랑이 됐지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부터 무력화 됐다"며 "안 위원장도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안 위원장이 사퇴한 이후 최경숙 상임위원이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으며,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위원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임기 중 결원이 될때에는 대통령이 임기만료일 부터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임명토록 돼 있다.

결국 적어도 이달 말 까지는 신임 국가위원장이 선정돼야 한다는 것이지만, 현재 차기 위원장에는 앞서 언급한 보수진영 인사들 외에도 김일수 고려대 법학 교수와 신혜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서경석 목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 일부 '이념적 갈등 유발' 발언…"인권위원장 부적절" 지적 높아 

인권시민단체는 이들 대부분이 보수성향을 가진 '친 정부적' 인사들로,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의 자리가 이들에게 돌아갈 경우, 특정 계층 만을 위한 인권위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인권단체연석회의 등이 참여한 가칭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은 6일 기자회견을 통해 "안 위원장이 사퇴의사를 밝힌 뒤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을 보면, 대부분 '인권'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이때문에 "결국 현 정권이 국가인권위를 자신들의 정치적 도구로 바라보고 있으며 정권의 꼭두각시로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공석이 된 국가인권위 위원장 자리가 현 정권의 코드에 맞는 인물이 투입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사들 중 김진홍 상임고문과 제성호 교수는 지난해 촛불정국 과정에서 이념적 갈등을 유발시킬 만한 발언을 서슴치 않는가 하면, '촛불'에 대한 원색적 비판과 현 정부를 옹호하는 발언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 제성호 교수가 현 정부의 인권대사로 임명될 당시, 인권시민단체는 제 교수를 '반 인권' 인물로 규정한 뒤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촛불정국 당시 MBC <100분토론> 모습)     © iMBC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촛불정국 당시 "친북좌익 세력의 정부전복 음모"라고 '색깔론'을 들고나오는 한편, 작년 7월1일 시국미사를 진행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향해선 "종교인으로서 양심도 없는 집단"이라고 규정한 것이 좋은 예일 정도.

또 제성호 교수는 지난해 7월 외교통상부 인권대사로 임명될 당시 부터, 인권시민단체로 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했으며, 앞서 제 교수는 지난해 초 보수진영의 신년인사회에서 "좌파 척결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당시 제 교수는 이밖에도 "좌파들은 정권 재탈환을 위해 향후 5년간 이명박 정부를 흔들 것이다. 서로 협력해 이들과 싸우자"고 까지 말하기도 했다.

'후보군' 물망에 오른 선진화국민회의 사무총장 서경석 목사 역시 보수진영 단체에서 활동하며 지난해 '촛불시위 반대 1인시위'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검사 출신인 이진강 전 회장은 지난 2007년 1월 제44대 대한변협 회장을 맡은 뒤, 올 2월 자리를 물러났다. 2001년에는 인권위 비상임위원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촛불시위 과정에서 대한변협은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이정희 의원 '인권위법 개정안 제출'…민노 "상상만 해도 식은땀 흐른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평화로운 촛불집회를 '광우병 광풍' 이라고 매도하던 사람들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수장에 임명되는 상상을 하면 벌써부터 식은 땀이 흐르지 않는가"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우 대변인은 일각에서 일고 있는 '보수인사들의 위원장' 후임설을 거론, "흉흉한 소문이 파다하다"며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들이 서경석 목사, 제성호 교수,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 고문인 김진홍 목사 등 보수 색깔 짙은 인사들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기구로서 국민 권리를 수호하는 인권위원회에, 강압통치 일변도인 대통령을 비호하는 인사가 들어선다면 과연 인권 보장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라며 "이 대통령은 코드인사로 인권의 비상구를 봉쇄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지난달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 CBS노컷뉴스

우 대변인은 "뉴라이트 보수 코드의 인사를 거론하는 것은, 결국 눈엣가시인 인권위를 허울뿐인 조직으로 전락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며 "인권위가 더 나아가 '인권'이란 단어의 본질조차 오도하도록 개념조작에 나설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같은당 이정희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을 거론, "인권위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와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이명박 정권은 국가인권위원회조차 정권의 입맛대로 요리해서 통제하려는 속셈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국가인권위원장 임명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우 대변인은 "인권위는 권력에 소외되고 희생됐던 사람들의 비상구였다"며 "국가 권력이 국민들의 인권을 침해할 때에는 대통령마저 조사대상에 올려 놓고 소신 있게 권고 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삼고 위원장을 임명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특정 인사의 인권위원장 내정에 반대하는 인권시민단체들은 향후 후보들에 대한 검증작업의 일환으로 공개질의서 발송과 가이드라인 등을 제시한다는 방침이어서, 안경환 인권위원장 후임 선정 과정에서의 논란과 양측의 공방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기사입력: 2009/07/07 [18:1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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