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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저절로 되는 게 아니다”
[사람] '새롭고 하나 된 조국을 위한 모임’의 신미녀 새 상임대표
 
이대로   기사입력  2009/03/16 [13:51]
이 땅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분단국인 우리나라, 대한민국과 북한이다. 일찍이 냉전 체제로 갈라졌던 독일도 하나가 되었고 베트남도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왜 하나가 되지 못하고 이렇게 나뉘어서 눈을 부라리며 싸움질이나 하고 있단 말인가? 참으로 가슴 아프고 답답하고 부끄럽다. 더욱이 요즘은 통일의 길잡이인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도 중단되고 보니 더욱 그렇다. 언제까지 우리는 이 꼴로 살아야 한단 말인가!
 
우리는 어려서부터 반세기 동안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이 통일”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통일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가 될 날은 언제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러다가 우리가 죽기 전에는 통일을 못 보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 통일을 바라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어난다는 말도 있기 때문이다. 통일은 가만히 앉아서 되는 게 아니다. 남북의 정부는 말할 거 없고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힘써야 한다. 그래도 쉽게 되지 않는다. 우리가 통일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세력과 나라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날 우리 정부와 언론과 시민운동가들이 통일을 많이 외치고 나름대로 힘썼다. 돈도 엄청나게 많이 썼다. 그러나 남북 이산가족 만나는 일과 선택된 인사들만 남북을 오간 것뿐이다. 아직 언제 누구나 오가고 하나가 될지 알 수가 없다. 우리가 갈라진 것도 외세였고, 지금도 그들이 보이지 않게 걸림돌로 남아 있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우리 스스로 서로 마음을 열지 않고 6.25 전쟁 때 감정으로 사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제 지구상에서 마지막 분단국임을 부끄러워하면서 모두 마음을 열고 지난 감정은 버리고 넓은 마음으로 서로 감싸줄 때이다.
 
이런 마음으로 20년 전부터 통일 준비를 하는 시민단체 ‘(사)새롭고 하나 된 조국을 위한 모임’을 이끌어온 홍사덕 대표와 이 모임의 새 대표로 취임할 신미녀 대표를 만나보았다.
 
▲ ‘새조위’ 새 상임대표 신미녀 대표     © 이대로

‘새조위(새롭고 하나 된 조국을 위한 모임)’는 1988년에 홍사덕(한나라당, 대구 서구)의원이 “민족화합과 평화통일에 이바지하여 인류 공영과 세계평화에도 이바지한다.”라는 이념을 가지고 출범하여 지난 20여 년 동안에 “북한 동포에게 쌀 보내기 운동”을 시작으로 새터민의 경제자립과 의료복지지원 활동을 통해서 새터민들이 남쪽 사회에 빨리 적응하도록 돕고 있다. 
 
20여 년 전 모임 초창기부터 이 모임 살림을 모두 맡아 하면서 실제로 모임을 이끌어온 신미녀님이 새 대표가 되었기에 앞으로 계획을 물으니 “지난날엔 단순히 새터민을 도와주는 활동이 중심이었지만 이제 새터민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교육과 훈련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새터민들 가운데서 새터민의 고민을 상담해줄 ‘새터민 상담사’를 양성해 자격증도 주고 있습니다. 한국 상담사에게 못할 말도 새터민끼리 털어놓고 말하기 좋은 점이 있습니다. 또 새터민 청년들 교육에도 힘쓰고, 새터민 예술단 활동도 열심히 할 겁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신미녀 새 대표는 12일 시행한 취임식에서 “지난 20년은 소년기였다면 앞으로는 청년기입니다. 설립자인 홍사덕 전 대표의 뜻을 충실하게 실천하기 위해서 새 이사진을 50대 이하 젊은 층으로 구성하고, 직원 50%를 새터민을 채용해서 더 힘차게 활동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활동무대는 유엔까지 넓힐 것이며 통일논의와 정책개발에도 힘쓰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 새터민 예술단원들은 북한 문화 알리기 공연을 통해 이웃사랑도 실천한다.     © 이대로

새터민들 수도 자꾸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전문 지식이 있는 일부 사람들은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지만 대부분 새터민이 경쟁사회인 한국 생활에 힘들어하고 있다. 남쪽으로 온 걸 후회하는 이도 있다고 한다. 지난해 여름 안산 하나원에서 한국 적응 훈련을 마치고 각 지방으로 떠날 새터민들을 만나보았는데 몹시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에서 잘 살게 하는 일은 그들만 아니라 통일 뒤 남북 국민이 진짜 하나가 되어 어울려 사는 데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새조위’를 통해서 의료지원을 받은 사람들에게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가장 힘든 게 무엇인지 물으니 “의사와 간호사의 말을 알아듣기 어려웠다.”라는 것이었다. 한국인들이 외국말을 많이 섞어 쓰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잘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새터민들 지원활동에 영어마을 탐방이 중요한 활동이 되어있었다. 새터민이 한국에서 빨리 정들고 스스로 살길을 찾게 하려면 말부터 통하도록 해야 한다. 말이 통해야 마음도 통한다. 한국의 얼빠진 이들의 영어 단어 마구 섞어 쓰는 나쁜 버릇부터 버려야겠다.
 
▲ '새조위'는 “북녁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 모음집”을 5회째 냈는데 그 속에는 북한의 생활상과 새터민들의 애절한 아픔과 바람이 담겨있다. 홍사덕 대표는 이 책이 통일관련 어떤 행사보다도 감동을 주는 통일교과서라며 많은 국민이 읽어보길 권장하고 있다.     © 이대로

내가 중국에서 일하던 지난해 10월 중국은 개혁개방 30돌 축하 행사를 아주 크게 하면서 개방 이후 경제가 발전하고 자유롭게 생산활동을 하는 중국의 모습을 자랑하는 것을 보았다. 중국은 이미 30년 전에 공산주의 모순을 실감하고 개혁 개방을 했던 것이다. 또 대만과 편지도 주고받고, 비행기와 배가 자유롭게 오고 가는 ‘양안 3통 행사’를 거창하게 하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방송으로 보면서 왜 우리는 서로 오가면서 통신을 자유롭게 하기는커녕 총질을 하고 있는가 안타깝고 가슴이 아팠다.
 
새터민을 도와주고 정착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는 새터민이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북쪽도 빨리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개혁 개방을 하고 차차 통신도 하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하면 좀 더 잘 살게 되고 새터민도 늘지 않을 거다. 그리고 민족이 하나가 되는 길이 자연스럽게 열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남쪽에서도 55년 전 6.25전쟁이 끝난 뒤에 원수처럼 지내던 감정을 아직도 가지고 사는 이가 없어져야 한다. 이제 엄청난 세금을 들여서 일부 시민단체와 정부 사람들만 오가면서 통일 연습을 할 게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통일을 맞을 준비를 하는 환경을 만들자.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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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3/16 [13:5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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