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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방 겸영시 고용 폭증?…황당무계한 코미디일 뿐
[진단] '2만개 일자리 창출' 정보통신연구원의 19일 보고서는 비현실적
 
홍헌호
“(신문과 방송의) 소유겸영 규제완화효과를 낙관적으로 예측할 경우 2007년 기준 생산유발효과가 2조 9천억원에 이르고, 취업 유발효과는 2만 1천명에 달할 것”(정보통신연구원,<방송규제완화의 경제적 효과>, 2009년 1월 19일)  

대한민국은 정말 재미있는 지옥이다. 이런 어이없는 황당한 보고서가 버젓이 활개를 치고 있으니 말이다.

3만개 일자리 유지하는 방송업이 2만개 일자리 추가 창출? 

이 보고서를 낸 정보통신연구원의 연구자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다. 그대들은 2007년 방송서비스업 종사자가 몇 명인 줄 정말 모르고 있는가. 그대들이 방송업의 고용현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신문과 방송 겸업허용으로 일자리가 2만 1천개나 만들어진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 (출처) :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 <정보통신산업연보>와 <정보통신산업월보>     © 대자보

위의 표에서 보듯이 2000년대 방송서비스업 종사자는 대략 3만명 내외인데 2004년 이후 이 부문 일자리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 들고 있다. 이것이 바로 방송관련업의 고용현실이다.

물론 정보통신연구원(이하 정통연)은 이 보고서에서 과거 신규PP(방송채널사용사업)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기존 PP사업자의 광고매출이 오히려 늘었다는 것을 근거로 향후 신문·방송 겸업허용으로 광고매출도 늘어나고 일자리 수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2000년대 방송관련업 광고매출이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하여 상당히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수가 줄어 든 사실에 대해서는 애써 눈을 감고 있다.  

취업계수 3.0의 방송업, 일자리 창출 거의 못하는 단계에 근접

2000년대 방송관련업 광고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왜 방송관련업 일자리 수는 줄어 들었을까.

정통연은 그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이 의문을 풀 수 있는 자료를 보고서에 스스로 올려놓고 있다. 그것은 바로 방송서비스업의 취업계수이다.
 
▲ (출처) : 정보통신연구원,<방송규제완화의 경제적 효과>, 2009년     © 대자보

위의 표를 보면 방송서비스업의 2006년 취업계수는 3.02정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수치는 2005년 전산업 평균 취업계수 8.5에 비추어 매우 낮은 수치이다.

그런데 어떤 산업의 취업계수 3.02라는 것은, 즉 어떤 사업의 취업계수가 제조업의 취업계수와 아주 유사한 수치라는 것은 그 산업이 일자리 창출을 거의 못하는 단계에 근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어떤 산업의 취업계수가 3.0 수준으로 내려갔다는 것은 그 산업의 신규 채용자 수와 정년퇴직자의 수가 거의 일치하는 수준까지 취업계수가 내려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취업계수가 극히 낮은 제조업 4대 주요 산업의 일자리 수 변동상황부터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출처) :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 대자보

위의 표를 보면 제조업 4대 주요 산업의 일자리 수가 10년 전과 비교하여 거의 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전자 부분품 제조업을 제외하고 3개 산업은 오히려 일자리 수가 줄어 들었다.

취업계수는 일자리 창출효과를 나타내는 계수가 아니다

제조업 4대 주요 산업의 일자리 수가 거의 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정부관료들과 국책연구소 연구자들의 주장대로라면 일자리 수가 취업계수만큼 증가해야 할 터인데 취업계수가 마이너스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제조업 4대 주요 산업의 일자리 수가 거의 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취업계수가 ‘일자리 창출효과를 나타내는 계수가 아니라 일자리 유지효과를 나타내는 계수’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정부관료들과 국책연구소 연구자들은 이 부분에 대하여 심각하게 왜곡된 엉터리 주장들을 해 왔다.

취업계수를 ‘일자리 창출효과를 나타내는 계수가 아니라 일자리 유지효과를 나타내는 계수’하고 개념규정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또 그와 같은 개념규정 하에서 미래의 일자리 수를 예측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를 2005년도 산업연관표를 근거로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자료]2005년 우리나라 산업연관표 주요내용과 취업계수
- 2005년 총부가가치(GDP와 유사) : 851조 9822억원
- 2005년 총산출액 : 2068조 8079억원
- 2005년 취업자 총수 : 1760만 1838명
- 2005년 전산업 평균 취업계수 = 취업자 총수/총산출액 = 8.5명/10억원


(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산업연관표와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국민계정상의 수치들,그리고 통계청이 발표하는 수치들은 조사대상 선정, 조사방식상의 차이로 인하여 다소 차이가 발생함.

위의 자료를 보면 2005년 우리나라 전산업의 총산출액은 약 2069조원, 취업자 수는 약 1760만명, 그리고 취업자 수를 총산출액으로 나눈 취업계수는 8.5정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2005년 취업계수 8.5는 그 속에 2005년 우리 경제가 2069조원의 재화와 서비스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약 1760만 개의 일자리를 유지하게 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05년 우리경제에서는 10억원의 재화와 서비스 산출과정이 약 8.5개의 일자리를 유지하게 하고 있는 셈이다.

취업계수와 무관하게 일자리 수가 조정되는 세가지 이유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2005년에 10억원의 재화와 서비스 산출과정이 약 8.5개의 일자리를 유지하게 했다 하여 2006년에 우리 경제가 10억원을 추가 산출하게 되면 일자리 수도 8.5개 증가한다고 섣불리 추정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2005년 연간 매출 100억원, 2006년 매출 110억원을 기록한 어느 기업을 예로 들어보자. 이 기업이 취업계수와 전혀 무관하게 일자리 수를 조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1) 기업들이 매출이 10% 늘어도 고용을 10% 늘리지 않는 하나의 이유는 매출이 100억원에 110억원으로 늘었다 하더라도 그 중 상당부분은 물가상승 요인에 의한 것이므로 기업경영진이 이 부분을 고려하여 일자리 수를 조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출이 10% 늘었다 하여 일자리 수가 10% 늘어나는 일은 없다. 예를 들어 매출이 10% 올랐지만 그 중 5%p는 원자재 가격상승 등에 의한 것이라면 기업 경영진은 이 부분을 충분히 고려한다. 따라서 이들이 고용을 10% 늘리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2) 기업들이 매출이 10% 늘어도 고용을 10% 늘리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모든 기업들이 조직 운용의 효율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부관료들처럼 취업계수대로 일자리가 창출되리라 예측하는 사람들은 매출이 10% 증가한 경우 모든 업무에서 종사자 수가 10%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하겠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결코 없다.

예를 들어 작은 소기업의 경우 연간 매출액이 10% 늘었다 하여 그 기업이 경리직원도 10% 늘리고 경비직원도 10% 늘리고 사장도 10% 늘리고 임원도 10% 늘리고...이런 식으로 일자리 조정을 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3) 기업들이 매출이 10% 늘어도 고용을 10% 늘리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기업들이 성장함에 따라 자본장비율, 즉 근로자 1인당 자본설비액(유형고정자산)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기계화가 진전되기 때문에 매출이 10% 늘어도 고용이 10% 늘어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경우 기업들은 매출이 10% 늘었다 하더라도 취업계수에 따라 10% 고용을 늘리는 게 아니라 고용을 1~2% 늘리는 데 그치거나 일자리 확대를 전혀 하지 못하기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해마나 신규채용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퇴임인력을 넘어서는 신규채용을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최근 상당히 많은 대기업들에서 일자리가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관료들의 일자리창출 계산식, 현실과 전혀 달라  

정부관료들과 국책연구소 연구자들의 방식대로 막무가내로 취업계수를 적용하여 미래의 일자리를 추정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까. 다음에 소개하는 자료들은  정부관료들과 국책연구소의 연구자들의 추정방식대로 일자리 수를 추정할 경우 얼마나 황당한 결과가 나오는지 그 실상을 보여주는 자료들이다.
 
▲     © 대자보
 
▲     © 대자보

위의 표를 보면 정부관료들과 국책연구소의 연구자들의 추정방식대로 일자리 수를 추정할 경우 현실과 크게 괴리되는 엉터리 추정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위의 표를 보면 2004년과 2006년 사이 현실 속에서 전산업 일자리 수가 매년 29~42만개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정부관료들의 계산식대로 일자리 수를 추정하면 매년 137~268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어이없는 결과가 나온다.

제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04년과 2006년 사이 현실 속에서 3년간 제조업의 일자리 수는 4만개 줄어 들었다. 그러나 정부관료들의 계산식대로 일자리 수를 추정하면 3년간 제조업 일자리 수가 138만개나 늘었다는 황당한 결론에 도달한다. 

그런데 매우 유감스럽게도 지금 대부분의 국책연구소 보고서들이 위에 소개한 엉터리 일자리 창출 계산법에 따라 산출한 엉터리 수치들을 진실인 양 발표하고 있다. 한미FTA로 인한 일자리 창출효과, 녹색뉴딜로 인한 일자리 창출효과 등등 국책연구소 보고서들이 발표한 일자리 창출효과 수치들은 대부분 다 이런 식으로 계산된 것들이다.

제조업과 방송업 취업계수 유사, 그런데 방송업이 일자리 폭증시킨다니...  

정보통신연구원이 지난 19일 내놓은 보고서, <방송규제완화의 경제적 효과>도 예외는 아니다. 일단 먼저 정보통신연구원이 19일 내놓은 보고서의 주요 내용부터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     © 대자보
 
▲ (출처) : 정보통신연구원, <방송규제완화의 경제적 효과>(2009.1.19)     © 대자보

위의 표를 보면 정보통신연구원은 신문방송의 겸업을 허용하면 최대 2조 9419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하고 2만 1465명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수치들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들이다.

이 수치들이 얼마나 어이없는 것인지 확인해 보려면 방송업과 취업계수가 유사한 제조업의 수치들과 비교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 (출처) :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 대자보

위의 표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고 또 방송업과 비교가 안되게 산출액이 큰 제조업의 4대 대표 산업 일자리 수가 10년 전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보통신연구원은 제조업 4대 산업 매출액의 7% 수준에 불과한 20조원 정도의 방송업 매출액을 토대로 방송업 관련산업이 2조 9천억원의 매출을 증가시켜 일자리를 2만 1천개나 늘린다고 주장한다. 실소를 금할 수 없는 일이다.

규제완화 후 미국의 방송업 일자리 수도 줄었다

그렇다면 1996년 언론사의 소유제한을 완화했던 미국의 경우 언론계 종사자들의 수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최진봉 미국 텍사스주립대 저널리즘스쿨 교수가 지난 8일 <프레시안>기고문을 통해 흥미로운 자료를 소개했다.

최진봉 교수에 따르면 '음악 연합의 미래(Future of Music Coalition)'라는 기관의 조사 결과 미국의 TV와 라디오 종사자들의 경우, 아나운서는 1999년 4만5010명에서 2003년에는 3만8990명으로 줄었고, 기자는 1999년 1만7530명에서 2003년에는 1만6350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 (출처) : Future of Music Coalition.     © 대자보

무지가 낳은 엉터리 미래예측, 국가발전에 큰 장애물     

지금까지 필자가 자세하게 서술한 바와 같이 정부 관료들과 대부분의 국책연구소 연구자들처럼 막무가내로 취업계수를 적용하여 일자리 수를 예측하게 되면 현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어이없는 수치로 미래예측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어이없는 수치를 토대로 한 미래예측과 정책결정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가로막아 국가발전에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정보통신연구원이 지난 19일 내놓은 신문·방송 겸업의 영향에 대한 미래예측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전산업 중 가장 성장속도가 빠른 IT제조업의 일자리 수 증가율이 여전히 제로에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매출액이 IT제조업에 크게 못 미치는 방송서비스업의 작은 매출증가로 엄청난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강변하는 것은 설득력이 전혀 없다.

신문·방송 겸업의 영향으로 유료방송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방송업 매출도 크게 증가한다는 정통연의 가정도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다.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기에 가입자당 이용료를 대폭 인상할 경우 가입자들이 순순히 이에 호응해 올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유료방송 가입자당 이용료가 상승한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다른 소비 지출액을 줄이고 방송관련 소비지출액을 늘린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단순히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만 바뀌는 것일 뿐 거시경제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즉 소비자들의 소득이 일정한 상태에서 그들이 영화를 보러 가는 대신 유료방송을 보게 된다면 영화매출 감소액과 유료방송매출 증가액이 같은 경우 거시경제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이 경우 영화매출 감소로 인한 일자리 감소나 부가가치 감소를 고려하지 않고 유료방송매출 증가에 따른 일자리 증가나 부가가치 증가만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지적으로 성실한 연구자들의 행태라고 볼 수 없다.
* 필자는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입니다
 
기사입력: 2009/01/21 [18:17]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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