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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사 교육은 정치적으로 자유로운가?
[논단] 뉴라이트에 의한 역사교육의 좌편향 논란과 교육의 주체 문제
 
정근   기사입력  2008/12/25 [17:57]
작년에 우리 학교라는 제일교포 어린학생들의 민족학교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시사회에 간 적이 있다.  이것을 시작으로 한 네 번은 이 영화를 보았던 것 같다.  이 영화는 제일교포 민족학교 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다루고 있는데 민족을 생각하고 이웃을 생각하며 교사와 학생들이 서로 협력하며 함께 학교 생활을 하는 모습이 너무나 감동적이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를 하다보니 자주 보게 되었다.

나는 감동을 받아서 이 영화를 자주 보았던 반면 그 영화가 마음에 불쾌하게 걸리는 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 영화에서 북을 조국이라고 이야기 하고,  북의 깃발이 등장하며, 북으로 수학여행을 가고, 총련의 지원을 받는 장면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면에 나도 마음이 자주 걸렸다.  왜냐하면 그 민족학교의 학생들은 북만을 조국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고,  남도 조국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북의 여행은 자주 갈 수 있는 반면, 남으로 여행은 가기가 매우 불편하고,  남은 외교적인 이유로 처음부터 민족학교에 대한 지원이 없었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  이러하지 않고 남도 적극적으로 민족학교를 지원했더라면 하나가 된 민족의 모습을 그들 민족학교 학생들에게 보여 줄수 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처음 시사회에 갔을때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민족학교 학생들의 단합 된 모습이 북의 사상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다. 아마도 내가 마음에 걸렸던 것들이  이 분에게는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일 것이다.  북의 사상교육이라고
 
▲     © 소설가 이외수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07년12월3일에 오마이뉴스에  조선학교=북한학교? 60년 묵은 편견을 깨다라는 기사에 실린 한 제일 교포 3세의 글을 보면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있다 “조선학교를 북한학교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공부 자료도 북쪽에서 보내줘 교육내용이 북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해방 후 일본에 남은 동포들은 서로 힘을 모아 우리교육을 지키자고 조선학교를 세웠습니다. 그때 마침 북측에서 열심히 공부하라고 많은 지원을 해줬을 반면 남측에서는 지난 60년 동안 전혀 신경을 안 썼습니다.)

이런 이유로 아이를 조선학교에 보내고 싶어도 못 보내는 부모들이 많아서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었고, 6.15선언 이후 시대에 맞춰 조선학교도 공부 내용을 크게 바꿨습니다. 북한교육이 아니고 이제는 이념도 사상도 뛰어넘은 한민족의 교육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  질문에 김명준 감독은 한국에서 받는 교육은 사상교육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지금 이 사회에서 학생들이 받는 교육이 정치적으로 자유로운가?  내가 학교를 다닐때만 생각해도 국민교육헌장을 외우고,  전두환의 국민정신 9대 덕목을 외웠다. 외우지 못하면 남아서 외울 때 까지 청소를 해야만 했다. 그 덕분에 전체를 다 외우지는 못해도  국민교육 헌장의 앞에 부분은 등만 툭 쳐도 그냥 나온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역사 교과서 논쟁도 우리 사회의 학생들이 정치적으로 자유롭지 못함을  이야기 한다. 왜 학생들의 교육에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하는지 모를 일이다.  교육은 가르침을 받는자와 가르치는 자들이 결정 할 일이다.  어떤 것을 배우고 어떤 것을 가르칠 것인지는 그들이 결정할 일이다. 그들에게 이러한 결정권이 없이 정부에서 지시하는 것만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이 사회가 정치적으로 사상적으로 자유롭지 못함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역사이기 때문에 나선다면,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나서는 것이라면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제대로 된 역사를 배우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바로 세울 수 있다는 말인가?

역사 교과서의 좌편향 이야기를 꺼낸 곳은 뉴라이트라는 단체로 알고 있다.  그 곳에서는 역사 교과서의 좌편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으며, 교과서 포럼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그들 나름의 역사 교과서를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서울 교육청의 후원 아래 중고교 역사 특강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고 있다.

▲     © 소설가 이외수
이렇게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뉴라이트의 안병직 이사장은 금년 7월15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독도가 역사적으로 한국 땅이라는 것이 완전히 증명되면 좋지만 일본도 그들 것이라고 주장할 나름대로의 근거를 갖고 있다”라고 한 인물이다.  또한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이 땅에 강제로 위안부로 끌려간 증인들이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안부를 일본측에서 강제 동원한 기록이 없다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으며. 일제에 의한 강제 토지 수탈은 없다라고까지 이야기를 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뉴라이트가 만든 역사 교과서에 그대로 수록되어 있다

또한 그 교과서의 필진 중에 한 사람인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지난 2004년 MBC <백분토론>에 나와 일제강점기 군 위안부를 미군 기지촌 성판매 여성과 동일한 맥락에 놓고 발언했던 사람이다.  그것은 안병직 이사장과 같이 위안부가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의 식민지 근대화론의 이야기 한 대표적인 사람이기하다. 우리는 일본의 지배에 의해 근대화가 되었다고 하는... 이것 또한 그들이 만든 역사 교과서에 수록이 되어 있다.

그들이 만든 역사 교과서에는 일제 시대가 이렇게  미화되어 있는 반면,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은  테러리스트로 되어 있다. 그 역사 교과서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김구 선생에 대해 명성황후-그들의 교과서에는 민왕후로 되어있다-가 시해 된 것에 원수를 갚고자 일본 상인을 군인으로 오인해 살해한 살인범으로 이야기 하고 있으며, 한인 애국단을 조직한 것에 항일 테러 활동을 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역사 교과서 좌편향 논란을 앞장서 제기하고 있는 단체의 주장이며, 그들이 만든   대안 역사교과서에 실린 내용이다.  그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내가 받은 아니 우리가 받은 역사 교육은 아주 오래전부터 좌편향 되었다.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일제의 침략지배와 토지수탈에 대해 배웠고, 일본이  강제로 위안부를 동원했다는 것을 배웠다.  그들이 건국의 아버지라고 부르고, 대한민국 산업화의 아버지라 부르는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교육을 받았던 나의 아버지, 어머니 또래의 분들. 아니 일제 시대를 살았던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내가 배웠던 것과 같은 내용을 이야기들 하시는데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가 그들  뉴라이트들을  제외한 이땅의 사람들은 왜곡되고 편향된 좌편향의 역사   교육을 받았다는 말인가?

이러한 역사 교육을 받는다면 이것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는 것인가?  아닐 것이다. 나는 역사를 보는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함을 인정하지만 일본 식민지배를 우리나라의 근대화에 이바지 했다느니 위안부의 강제 동원은 없었느니하는 독립운동가들을 테러리스트로  묘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것이며, 이것을 배우고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이들 뉴라이트를 언급한 것은 이번 역사 교과서 좌편향 논쟁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의견을 정치권 특히 여권에 적극적으로 수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역사를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저들의 의견에 역사 교과서 문제가 좌지우지 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교육의 문제는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들이 스스로 결정할 일이므로 정치권에서 왈가 왈부 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해야 할 일은   학생들이 다양한 해석과 시각을 접함으로 그들 스스로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이 나라의 주역으로 커 나가게 도움을 주는  일일 뿐이다.  터무니 없이 높은 등록금과 사교육비 문제, 살인적인 경쟁 교육 문제를 바로 잡는 일이  정치권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다.
황처사가 그러더군. 양반은 권력뒤에 숨고, 광대는 탈 뒤에 숨고, 칼잽이는 칼뒤에 숨는다고 난 그게 싫더라고-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사람사는 세상,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바라는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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