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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나무심기, 이제는 시간이 없다
[시론] 북한동포 생존과 통일 대비, 황폐한 북쪽의 산에 나무 심어야
 
이대로   기사입력  2008/08/31 [20:03]
지난 8월 26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 북한에 나무심기, 이제 시간이 없다.”는 주제를 가지고 정두언의원실 주최로 토론회가 있었다. 사회는 정두언의원, 주제 발표는 정태용(아시아개발은행)이 “북한 조림 사업 추진계획안”을 가지고 발표하고, 토론은 이명규(국무총리실 기후변화대책기획단 부단장), 김정수(통일부 인도협력국장), 전범권(산림청자원육성과장), 이동근(서울대학교 교수), 조민성(겨레의 숲 협동사무처장), 오영출(포스코 부장)이 했다.  이날 토론은 방청객이 복도에 서 있을 정도로 많은 관심과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된 매우 진지하고 뜻 깊은 자리였다.
 
▲ 토론장 사진     © 이대로
 
북한은 산에 나무가 없어 해마다 물난리가 일어나 농사피해가 심해서 식량난을 겪고 있으며 다리와 도로가 파괴되어 환경과 주민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렇게 된 건 1970년대에 식량 증산을 하겠다고 지나치게 산지개간을 하면서 시작되어 지금은 큰 인류재앙으로까지 커졌다. 휴전선이 있는 임진강 건너를 봐도, 두만강이나 압록강가에서 보아도 북쪽의 산에는 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북한의 산에 나무가 없어 북한만 피해를 보는 게 아니고 임진강 근처 남한도 물난리 피해를 겪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가 아니라도 그 광경을 보고 빨리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슴아파한다.
 
토론을 주최한 정두언 의원은 “조림사업은 적어도 10년 앞을 내다보고 추진해야 한다. 나무는 바로 자라는 게 아니다. 교토의정서 발효 시한인 20012년이 지나면 우리도 온실 가스 감축 의무국이 될 수 있다. 그 대비로 탄소배출권을 따기 위한 조림사업으로 국가와 기업이 나설 때이다. 또 북한 동포 생존과 통일을 대비해서 이 제 더 이상 북한 땅에 나무를 심는 일을 미룰 수 없다. 오늘 토론회에서 종합계획안을 만들고 빨리 실행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애기봉에서 본 임진강 건너 북한땅에는 나무가 없다.     © 이대로
 
1997년에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들이 채택한 교토의정서는 “선진국은 2008~2012년에 온실가스(이산화탄소.메탄 등 여섯 가지) 배출량을 90년 수준보다 평균 5.2% 줄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개발도상국인 한국은 그 규제대상에서 빠졌으나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선진국의 뒤를 따르도록 돼 있다. 

▲ 숲이 우거진 금강산 밑, 남한 고성군 산 풍경     © 이대로
 
이날 토론자들은 북한 나무심기 종합계획을 세우고, 북한 조림사업 지원단을 만들고, 묘목과 기술을 지원해 금강산과 개성주변부터 시범조림을 한 다음에 남북은 말할 거 없고 유엔과 국제기구와도 힘을 모아서 전 국토를 푸르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남쪽 기업과 정부가 2013년 이후를 대비해서 탄소배출권을 늘리기 위한 조림사업을 할 것을 적극 권장했다.
 
온실가스 감축의무가 있는 기업이나 국가가 황폐한 산에 나무를 심으면 탄소배출권한을 늘려주고, 그 권한도 다른 나라나 기업에 팔 수도 있는 이산화탄소배출권 거래제도를 적극 이용하는 뜻에서 우리기업이 북한에 나무를 심으면 북한도 좋고 우리도 좋은 일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 남한의 산도 50년 전엔 벌거숭이 산이었다. 그래서 어린 학생들도 봄에는 산에 나무를 심고 풀씨를 뿌렸다. 나도 어릴 때 나무를 심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때 심은 아카시아나무가 지금도 산에 많이 있으나 이제 쓸모가 큰 목재용 나무로 바꿔야 한다난 소리가 높다. 그러나 먼저 나무가 없는 벌거숭이산에 잘 자라는 나무를 심고, 연탄을 땔감으로 쓰게 해야 한다. 북쪽에도 압록강변 중국 땅에도 연탄은 많다.
 
이 일은 여, 야 정파와 이념을 떠나서 남북이 무조건 협조해야 할 시급한 일이다.  이 일은 그 어떤 남북사업보다 중대한 일로서 종교나 보수, 개혁단체를 따지지 말고 서로 협력할 일로서 매우 유익한 토론이었다.  하루빨리 북쪽도 개방해서 남북이 협력해 푸른 산으로 만들고 서로 마음 놓고 오고가며 사이좋게 살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라고 빈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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