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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법정관리 기각위해 노조원들 이벤트 가져
 
홍성관   기사입력  2003/08/23 [15:05]

참이슬로 유명한 주류업체 '진로'의 노조원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를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종각역에서 펼쳐진 행사모습     ©홍성관
지난 7월 30일부터 강남역, 용산, 청주, 이천 등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이벤트 행사를 벌여온 '진로' 노조원들은 22일 지하철 1호선 종각역 밀레니엄 프라자 앞에서 마지막 이벤트를 펼쳤다.

노동 조합원이 1800명 가량인 '진로'는 지난 5월 14일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현재 고등법원에 항고하여 26일 최종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어 27일에는 1차 관계인 집회를 열어 정리계획안 초안을 가지고 채권 신고에 들어가는데, 이 자리에서는 향후 회사의 진로에 대해 논의 하게 되고, 이같은 관계인 집회는 2,3차례 더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골드만삭스를 포함한 외국계 자본이 정리채권 35%를 확보하고 있어, 향후 정리계획안 처리 과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의 영향력을 과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회생을 위해 몸부림 치고 있는 '진로'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골드만삭스의 경우 제 3자 매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롯데 쪽으로 인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상태다.

참이슬, 천국, 매화수 등을 생산하고 있는 '진로'는 상반기에만 600여억원의 이익을 남겨 영업이익이 작년대비 5%이상 상승하는 등 수익성이 큰 기업이다. 더구나 참이슬의 경우 2003년 세계 주류 판매 순위에서 위스키나 보드카를 제치고 단일품목으로는 가장 많이 팔린 제품으로 선정되었으며, 전국에서 판매되는 소주 시장에서도 34% 정도를 차지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행사모습     ©홍성관
이런 '진로'의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노조원들은 지난 7월 30일 강남역에서 시작해 총 여덟 차례에 걸쳐 이벤트를 펼친 것이다.          행사는 다양한 게임을 통한 레크레이션, 힙합댄스, 치어댄스, 통기타 가수 공연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진로'의 로고가 그려진 풍선도 배포하면서 노조의 노력을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또한 자사 제품의 무료 시음회도 병행하고 있는데, 기업홍보와 노조홍보의 동시 효과를 낳겠다는 취지에서다. 1회에 약 150만원 정도가 소요되었다는 본 행사는 1800여명의 조합원들이 1만원에서 3만원씩 자발적으로 돈을 거둬서 자금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날 행사를 지휘한 유병윤 천안지점 대리는 "국민의 기업인 '진로'가 외국의 투기 자본에 의해 풍지박살 날 위기에 처해 있음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본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기존의 노조원들 위주로 붉은 머리띠를 하며 집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시민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도록 전국의 노조 가운데서도 처음으로 이런 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정상적인 기업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임금이나 복지 부분에 대해서 강경한 투쟁을 전개하기 어렵다는 점도 작용했는데, 이런 이벤트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다"면서 "시민들 중에 '노조에서 이런 것도 하냐? 새롭고 잘하는 것 같다'고 격려해주시는 분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한편 종각역 밀레니엄 프라자 앞에서 진행된 이날의 마지막 행사는 이천, 청주 등지에서 올라온 '진로'의 노조원 100여명 외에도 지나가던 많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힙합댄스, 통기타 가수 공연, 선물증정식 등이 펼쳐졌다. / 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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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8/23 [15:0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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