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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지리학, 불평등한 공간 평등하게 만든다
[책동네] 사회적으로 창출된 불평등의 이해, [사회회지리학의 이해] 나와
 
황진태   기사입력  2008/03/09 [21:14]
▲<사회지리학의 이해>     © 푸른길
사회지리학? 사회학은 알겠는데 사회‘지리’학은 무엇일까? 독자들에게 얼핏 곁가지 학문처럼 들릴 수 있겠다.
 
사실 국내 지리학계에서 국내학자에 의해서 사회지리학 단행본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지리학은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레이첼 페인外(이원호, 안영진 옮김)의 <사회지리학의 이해>(2008, 푸른길)는 일반인과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영국에서의 사례연구를 통해서 사회지리학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개론서를 쓰기까지 저자들의 말을 들어보더라도 사회지리학은 명확한 학문은 아닌 듯싶다.

“사회지리학은 결코 독립적인 세부 분야가 아니다. 사회지리학은 많은 주제와 이론 그리고 방법을 문화지리학, 경제지리학, 정치지리학 등과 공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사회지리학은 사람들 간의 관계와 그들의 정체성, 그것들의 공간적 변이 그리고 그 구축에서 공간의 역할 등에 주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가령 경제지리학에서 주거와 작업장의 분리 연구에 있어서 기존의 해석은 산업 자본주의의 성숙기에서 ‘경제적’ 요인을 중심으로 주거/작업장이 자연스럽게 분리된 것으로 해석하는 데 그친다. 그러나 주거 안에서 어떻게 작업장에 걸 맞는 노동력을 내보내기 위해서 어떻게 작용하는 지에 관한 ‘사회적’ 요인 그리고 경제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이 결합된 ‘공간적’인 고찰은 결여되어 있다. 

즉, 사회지리학이 지리학 내부에서도 ‘곁가지의 종합’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존 학문에서 간과되고 있던 부분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학문으로서의 존재의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보완적인 성격에서 더 나아가 저자들은 서론에서 나름의 철학적, 정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밝힌다.

“우리의 입장은 사회적으로 창출된 불평등에 반대하며, 그러한 불평등은 사회정책과 개인과 집단에 의한 실천적 행위의 형태로 극복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은 계급, 레저, 공동체, 인종과 민족성, 젠더와 섹슈얼리티, 장애, 범죄, 빈곤의 지리 등의 사례연구들로 구성됐다. 이러한 주제들을 볼 때 왜 굳이 저자들이 정치적 입장을 언급했는지 독자들도 충분히 추측할 수 있으리라. 

사례연구가 주로 영국에서 이루어졌지만 젠더, 장애, 범죄, 빈곤 등의 주제들은 국내에서도 앞으로 활발하게 연구될 주제임을 볼 때 독자들이 이들 사례의 적절한 추상화를 통해서 한국사회에서 연구에 참고문헌으로 삼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거나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일반인, 학부생을 대상으로 저술된 만큼 독자들의 일독을 권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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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09 [21:1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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