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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버린 숭례문, 복원 서두르면 안된다
[논단] 불타는 하이 서울! 한국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 반증한 것
 
이대로   기사입력  2008/02/11 [14:29]
내가 숭례문이 불타는 광경을 방송으로 보기 시작한 것은 밤 11시가 가까워서 였다. 내 딸이 와이티엔 방송을 틀어보라고 해서 방송을 보니 남대문 2층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소방차 몇 대가 멀리서 물총을 쏘고 있었다. 저런 식으로는 불을 끄기 힘들 거 같고 사다리차가 가까이 가서 속에 물을 뿌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걱정을 하고 있는데 불길이 조금씩 더 커지고 있었다. 마침내 기왓장 사이에 불빛이 보이더니 점점 연기도 심하게 나고 여기저기서 불빛이 타오르니 사다리차가 와서 열심히 불을 끄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는 국보 1호 남대문(숭례문)이 불타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가 불타 무너지는 것도 저런 식일 것이다.”라고 걱정하고 있는데 방송에 나온 문화연대 황평우님이 “대한민국이 불타 무너지는 느낌이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15년 전 내가 반민족문제연구소 후원회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할 때 함께 활동한 동지라서 마음이 통하는 것일까 느끼면서 많은 국민이 그저 한 화재 사건으로만 보지 말고 나라를 지키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이 불타서 무너져 내리는 심정이다!

그런데 아무리 물을 뿌리며 불을 끄려고 해도 불은 점점 더 타오르고 마침내 2층이 불타서 무너져 내리고 1층까지 타고 있었다. 그리고 방송은 문화재청 건축과장이라는 이와 복원을 말하고 있었다. 나는 그 때 “ 아니다. 복원을 서두르지 말라. 불탄 잿더미를 오래 오래 보면서 다시는 이런 불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속으로 외쳤다. 다시 만들고 또 불나게 하면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10일 저녁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숭례문이 11일 오전 누각이 붕괴해 잔해만 남긴 채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CBS노컷뉴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 왜 불을 빨리 끄지 못했는지? 왜 미리 이런 일을 막지 못했는지? 그 불탄 잿더미를 보면서 반성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정치를 하고 살아야 하는 지를 고민하고 다짐하게 해야 한다. 특히 이렇게 아무나 접근하게 만들면서 그 대비책을 세우지 않은 정치인과 공무원이 누구인지 밝히고 그 사람들이 정신 차리게 해야 한다.

전문가란 이들은 설계도가 있으니 소나무만 있으면 1년 반이면 다시 지을 수 있다고 떠들고 있었다. 100억 정도면 복원할 거라고도 한다. 돈은 별 것이 아닌 거처럼 말하고 있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  국민 자존심이 무너지고, 이런 식이라면 또 다른 큰 일이 자꾸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지금도 자꾸 부수고 파헤치고 있다.

불탄 남대문의 잿더미를 가리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

나는 2년 전 한글날 국경일 첫 행사로 세종대왕 어가행렬을 재현하면서 남대문을 통과해서 그 앞에서 “ 한글 만세! 배달겨레 만세! 대한민국 만세!”를 외친 일이 있다. 지난해  한글날에도 세종대왕이 제대로 처음 만들었다는 남대문, 세종대왕 어가행렬을 재현하고 그 문을 통과해서 그 앞에서 한글과 우리말과 나라를 걱정한 일이 있다. 그 생각을 하면서 우리말과 우리얼이 무너지는 상상을 해봤다. 국보1호인 남대문이 불타서 무너지듯이 국보 톡호인 우리말과 글이 무너져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국민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13년 전 김영삼 정부가 얼빠진 세계화를 외치며 영어 조기교육을 하겠다고 할 때 한글단체(소방차 물총)만 그 정책을 반대했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가 그 정책을 시행하면서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자도 나오고 영어 마을을 만들고 기러기 아빠도 나왔다. 이제 노무현 정권 때 더 심해지더니 이명박 당선자는 영어로 국어와 국사까지도 가르치겠다는 태세다. 그러니 일반시민단체(사다리 소방차)까지 나서지만 막기 힘든 상황이다.  

우리말이 사라지고 우리얼이 시들어 무너지면 남대문이 불타 무너지는 정도가 아니다. 나라와 국민에게 엄청난 재앙이 된다. 남대문이란 건물은 100억만 들이면 2년 안에 다시 지을 수 있다고 하지만 우리말과 국민의 정신의 상처는 수백 조원을 들이고 몇 백 년이 되어도 복원하기 힘들 수 있다. 

김영삼 정권 때 얼빠진 세계화를 외치며 영어 조기교육을 강행하고 한글날을 공휴일이 아닌 일반기념일로 몇 년을 가더니 기차가 전복되고, 삼풍백화점이 불에 타고, 멀쩡한 성수다리가 무너지는 어처구니없는 큰 사고가 자꾸 일어났다. 마침내 그 외국 투기자본의 경제식민지가 되고 나라가 거덜 난 일이 있다. 남대문에 불을 놓은 거 같다는 노숙자도 그 때에 많이 생겼다. 이런 사건을 보는 스스로가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그런데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더 걱정이다.

어이없는 이런 사건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자!

이번 사건도 상식 이하 사고방식, 근본이 잘못된 정신상태여서 일어났다. 나라의 뿌리를 흔드는 일을 함부로 저지르지 않도록 하자. 지금도 상식 이하의 일, 나라의 뿌리가 뽑힐 일들이 거리낌 없이 벌어지고 있다.

나라를 망하게 할 수도 있는 일을 청계천 토목공사처럼 쉽게 밀어붙이지 말자. 정치인과 공무원이 정신 차리고 나라 일을 하게 하자. 문화재청과 서울시 문화재과의 공무원들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나는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지금 방송을 보니 불타서 잿더미가 된 남대문을 안 보이게 가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가리지 말라! 앞으로 이런 어처구니없는 재앙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장소로 남기자!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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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2/11 [14:2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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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실 2008/02/11 [20:02] 수정 | 삭제
  • 2005년 서울시장 재직때
    화재나 분실오염등 문화재훼손 염려가 있다고 남대문 개방을 막았던 문화재담당자 의견을 묵살하고
    한국문화재를 우습게보고 개방한 자와 현 관리책임도 서울시소관으로
    서울시장이 제일 책임이 크다
  • 지킴이 2008/02/11 [19:43] 수정 | 삭제
  • 불탈 대비책도 안 세우고... 그 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 요지는... 2008/02/11 [17:11] 수정 | 삭제
  • 뭐지...
    결국 이번일이 나라가 국어를 천대하고 영어를 중시했기 때문에 벌을 받았다고 말하고 싶은건가...ㅡㅡa
    글이 어째 삼천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