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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까르푸에서는 한국노동자를 팝니다
열악한 근로조건에 맞서 프랑스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벌여
 
홍성관   기사입력  2003/08/14 [12:29]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한국까르푸노조원 조은옥씨가 1인시위를 하고 있다.   ©대자보
프랑스계 대형할인매장업체인 한국까르푸의 노동조합이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9일째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까르푸 노조는 지난 6월 24일 사측과의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같은 달 27일부터 46일간 전국 28개의 점포에서 부분파업을 진행해왔다. 또 현재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의 1인 시위 외에도 중동매장 앞에서의 천막시위와 전국매장 순회 선전전, 회사측의 불법영업행태에 대한 고소고발 조치 등도 병행하고 있다.

한국까르푸 노동조합 쟁대위 상황실장인 이학범 씨는 "10차에 걸친 임금교섭에서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일절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지난 몇 년간의 임금인상이 경제성장폭이나 물가상승률 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한국까르푸의 노동자들이 진급 등의 처우개선에서도 부당한 대우들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외에도 한국까르푸는 위생법이나 공정거래법, 파견근로자법 등을 위반하고 있어 현재 그에 대한 증거 확보 및 법적 대응, 서울시장 면담요청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OECD조약에 어긋나는 사측의 행동들에 대해 자국인 프랑스도 알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 이번 1인 시위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학범 씨의 말에 따르면, 한국까르푸의 노동자들은 주 50시간 근무에 1인당 평균 임금이 모든 수당을 포함해 1천 5백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주 50시간 근무는 까르푸의 본사가 있는 프랑스의 주 36시간과는 천지차이며, 최근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많은 사업장들이 체결한 주 40시간과도 엄청난 격차를 보이는 것이다. 임금의 경우도, 비슷한 업종인 현대백화점의 1인당 평균 임금이 2천 9백만원, 메가마트의 2천 6백만원 등에 비해 상당히 낮게 책정된 금액이다.

▲ 1인 시위 모습     ©대자보
따라서 한국까르푸 노동조합은 사측의 일방적인 임금인상안을 거부하며, 정규직 기본급 9.1% 인상, 교통비와 식대인상, 근속수당 신설, 상여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의 거부로 협상은 제대로 이뤄지지도 못하고 있다.

한국까르푸 노조는 97년 설립이후 7년만인 지난 4월 11일에 임단협을 체결했으나, 노조가 요구하는 임금인상안에 대해 사측이 냉담한 반응만을 보일 뿐, 협상에도 소극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태다. 노조는 현재 직영직원 6천여명 중 160명 정도만이 가입되어 있으며, 바로 얼마 전에 노조위원장이 사퇴하는 등 내부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한국까르푸에는 직영직원 외에 용역이나 파견근로자가 7,8천여명이나 되기 때문에 노조를 운영하는 데 고충이 더해질 뿐 아니라, 사측이 인사정책을 제멋대로 바꾸어 노조 활동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적용하고 있다.

이날 1인 시위에 참여한 조은옥 씨는 "노조활동을 한 후 4년동안 진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재는 사측이 새로 고용한 관리자가 여성노동자들에게 폭언을 일삼고, 임산부가 해고를 염려해 만삭인 채로 높은 사다리를 타고 상품을 진열해야 하는 등 비인간적인 대우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덧붙여 이학범 씨는 "마치 벽과 싸우는 것 같고 내부적인 사정 등으로 노조운영도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나, 사측이 이전 파업에서 3일만에 직장폐쇄를 단행했다가 언론의 철퇴를 맞고 철회하는 등 여론이나 법적 처벌 등을 우려하고 있어 아직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면서, "임금협상에 제대로 나서지 않는 사측에 간접적인 타격을 주는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으며, 추석 이후의 2차 파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 경제부 기자

[관련기사] '한국 까르푸'의 횡포 : 이영숙/ 한국까르푸 노동조합 위원장  (한겨레신문, 2002. 6. 17)

* 한국까르푸 홈페이지  http://www.carrefourkr.co.kr/
* 한국까르푸 노동조합 홈페이지 http://www.carrefourun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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