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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지형도] 문희준이 욕먹는 이유
 
기타기순
{IMAGE1_LEFT}매년 하반기가 되면 언론에서는 영화나 문학 등과 더불어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대중음악계에 발표된 음반에 대해 적당한 평가를 내린다. 말할 필요 없이 훌륭한 가수나, 뮤지션을 선정해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데 여기에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그들은 뛰어난 작품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 매우 열악하거나 그 명성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까지 선정, 해당 지면을 통해 발표한다. 90년대 국내 가요계의 아이돌 가수의 대명사 H.O.T의 주축 멤버였던 문희준이 2001년 내놓은 [alone]앨범은, 작년 언론의 절대 다수 대중음악 전문가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어 '최악의 음반'에 선정되었다.

현재 H.O.T는 해체 후 삼등분 된 상태다. 숱하게 나도는 재결합설에도 불구하고 강타와 문희준은 각각 솔로 앨범을, 나머지 세 명은 [JTL]이라는 팀을 결성, 최근 앨범을 내놓았다. 발매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음악에 대한 평가가 유보된 [JTL]을 제외하고서라도, 한 발 먼저 나온 강타의 솔로 앨범에 비해 문희준의 앨범이 이토록 욕을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의할 점은 가수로서의 문희준 그 자체와 문희준이 만들었다는([alone]앨범은 문희준이 전 곡 작사, 작곡하고 프로듀서 한 것으로 되어있다) 앨범을 분리해서 살펴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대규모 기획사들의 복마전을 방불케 하는 현 가요계의 스타 시스템 아래서는 노래를 부르는(정확히 말해 립싱크 하는) 가수가 바로 그 노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문희준이라는 가수만 놓고 본다면, 역시 그의 외모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HOT]시절의 화려한 분장을 지우고 깔끔한 모습으로 돌아온 강타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려해 보이고 부담스럽게 보이는 문희준의 외모는 당연히 짙은 화장에 크게 빚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영국출신의 뮤지션 "데이빗 보위"에 의해 일궈진 '글램록'이라는 음악 장르가 있다. 글램록 스타들의 모습에서 즐겨 보이는 화려한 분장과 원색의 화장이 문희준의 컨셉이었으나, 이 전략은 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공에도 못 미쳤다. 어린 소녀들과 몇몇 의리 있는 [H.O.T]의 전(前)팬들은 문희준의 그런 외모에 열광했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그를 싫어했던 사람들은 그의 적극적 안티세력으로, 그에 대해 무관심한 이들 조차 그를 적극적으로 냉소하는 적군세력으로 바뀌었던 것이 사실이다. 문희준이 지닌 외모상의 화려함은, 어쨌거나 90년대 국내 대중음악의 아이콘이었던 그룹 [HOT]의 한 멤버가 솔로로 전향해 한 사람의 뮤지션으로서 진지하게 거듭나는 모습에는 방해가 됐던 것이다.

그가 음악적인 부분을 모두 담당했다는 앨범 [alone]은, 여러 장르를 다양하게 내놓았으나 그 장르의 다양성만큼이나 일관성 없는 산만한 흐름 또한 노출했다. 러브 발라드에서 거친 록을 거쳐 헤비메탈까지 순식간에 널뛰기하는 음악장르에 대한 몰이해, 어떠한 음악적 숙련과정 없이 무리한 창법을 시도하는 조급한 태도 등이 이 앨범을 '최악의 앨범'에 오르게 한 이유일 것이다. 특히, 댄스음악을 하던 그가 록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이채로운데, 그 이유에 의해 문희준은 록 매니아들로부터 또 한 번 집중적인 비난의 매를 맞아야 했다.

록음악의 보컬 창법 가운데 샤우트(shout)라 해서 목소리를 거칠게 일그러트려 소리의 의도적인 왜곡을 가져오는 방식이 있다. 문희준의 경우 이 앨범에서 샤우트를 염두에 둔 듯한 창법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시도가 차분한 음악적 숙련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거친 목소리들이 노래보다는 차라리 괴성에 가깝게 들리는 것이다. 록음악을 하려 하면서도 록음악의 주요 테크닉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는 문희준의 가수로서의 무능, 혹은 불성실은 이 앨범의 값어치를 한 차원 더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문희준이 욕을 먹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은 그의 외형적인 모습일까, 앨범 [alone]의 음악적 함량미달 때문일까. 물론 가장 무난한 답은 이 두 가지 요소가 고루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진단은 반드시 문희준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다. 문희준이 욕을 먹는 이유는 바로 록음악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록 매니아들의 비위를 심히 거슬리게 하는 '립싱크'를 하는 댄스 음악을 했던 가수가.

문희준이 댄스음악을 들고 나오거나 그저 점잖은 팝음악을 들고 나왔더라도 이처럼 그가 욕을 먹었을까. 만약 문희준이 솔로앨범에서 록을 하지 않고 지극히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음악을 했더라도 그럴까. 아니면 애초에 문희준이 댄스그룹 출신이 아니라 그냥 가수였다면. 록 매니아들은 문희준이 구사하는 록음악이 진정한 록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알맹이는 섣부른 솜사탕 사랑 따위를 노래하면서 록의 형식을 덧댄 그의 음악이 록음악의 가치를 훼손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문희준의 솔로 독립에 무관심 세력이었던 종래의 록 매니아들이 대거 자신들의 록음악을 모독(?)한 죄로 문희준의 안티세력에 합류하거나, 그에 대한 냉소를 주도하는 세력이 돼 버렸다.

문희준이 욕을 먹는 이유는 한가지다. '댄스가수' 문희준은 인정해도 '록커' 문희준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록 매니아들의 반발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그 어떤 예술 장르보다 자유와 반항, 탈주를 지향하는 록음악이, 또는 록 매니아가 댄스음악, 또는 댄스음악 팬들을 괜한 억압으로 몰아넣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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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주의 음악감독 이두헌 - 인터뷰 - 대자보 59호


기사입력: 2002/01/30 [16:1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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