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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 이주노동자들에게 편견 갖고 있다"
7일, '이주노동자방송국', 다국어 사이트 개국, 미디어 역할찾기 심포지움
 
황정은   기사입력  2007/12/07 [19:55]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7개 국어의 인터넷 방송 사이트가 7일 문을 열고 공식적인 방송을 시작한 가운데, <이주노동자방송국>이 사이트 개통의 의의를 알리고 다중언어 사회에서의 미디어 역할을 되짚어 보기 위한 심포지움을 마련했다.
  
이주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모국어를 통해 한국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언론과 미디어가 이주노동자와 이주민들을 어떻게 다뤄왔는지를 모색해보고 이에 따른 대안을 제시한 것. 현재 통계청 자료 추산, 국내에 머물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은 8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주민과 미디어'심포지움에서 참가자들이 발제하고 있다     © 대자보

"방송국, 기본원칙에 따라 독립미디어로 성장할 것"
 
이주노동자방송국(대표 박경주)은 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이주민과 미디어'라는 주제의 심포지움을 개최, 언론과 이주노동자들의 관계와 더불어 이들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박경주 이주노동자방송국 대표는 "이주노동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그들이 모국어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며 다국어사이트 및 방송국 개국과 관련한 의의를 설명했다. 
 
▲박경주 이주노동자방송국 대표가 다국어사이트 개국의의를 설명하고 있다.     © 대자보
박 대표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갖고, 더 나아가서는 이들이 사회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이끄는 독립 미디어의 필요성을 느껴왔다"며 "이주노동자방송국은 앞으로 독립 미디어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이주노동자들과 한국인들의 사회적 화합을 강조, "앞으로 다국어사이트를 통해 이주노동자들과 한국인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며 "한국인이 이주노동자에게 갖고 있는 편견을 사라지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주노동자방송국 네팔어사이트 마드하비 편집장은 향후 방송국의 운영 방침을 설명, "네팔어사이트를 포함한 이주노동자방송국은 미디어의 기본운영원칙에 따라 운영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마드하비 편집장은 또 "우리는 사이트를 통해 언론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선정적인 뉴스보다는 진실된 뉴스를 보도 하겠다. 이는 '어떤 것은 하지 않겠다'라는 의미다"라고 밝혔다. 즉 반대할 것은 반대한다는 뜻. 언론의 기본 기능을 수행하겠다는 의지의 표시다.
 
한편 네팔에서 신문기자 경험을 갖고 있는 마드하비 편집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발제 뿐 아니라, 네팔의 정치적 상황과 문화 등을 영상으로 소개해 청중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다수 언론,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편견 갖고 있어"
 
특히 임아리사 태국어사이트 편집장은 국내 이주노동자들의 한국어 의사소통 문제를 지적, "이주노동자가 한국어를 배울 시간도 있어야 하는데, 많은 사업주들이 일요일에도 일을 시켜, 이들 중 10년동안 한국에 있어도 한국말을 전혀 못하는 사람도 있다"며 개탄했다.
 
▲홍세화 논설위원은 이주노동자듥을 바라보는 대수의 언론이 편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 대자보
임아리사 편집장은 이에 따른 대안으로 "요즘 많은 한국의 동사무소나 평생학습관등에서 한국어를 가르쳐 준다. 여기에 태국어사이트에서도 이런 정보를 이주노동자들에게 알려주겠다"며 "여기에는 여러 언론과 한국인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홍세화 한겨레 논설위원은 "대다수의 언론은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당연하다는 듯이 이들을 '불법노동자'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것은 우리의 보도가 편견에 치우친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홍 위원은 "지역별로 이주노동자들이 속한 지역내에서 그들을 지원해주는 모습은 있지만, 한국전체로 본다면, 이러한 시스템은 미약할 정도"라며 "이는 이주노동자를 주체로 세우지 않고 대상화만 시키는 점에 문제가 있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홍 위원은 이주노동자문제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로 '학습'을 꼽았다. 그는 "'학'자는 안다는 뜻이고 '습'자는 익혀야 한다는 뜻이다. 즉, 알기만 하는게 아니라 익혀야 한다는 점에서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더욱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송국, 이주노동자 관련 행사 및 각종 소식 전할 예정
 
유영주 <참세상> 편집국장은 "심포지움 주제가 '이주민과 미디어'로 되어있는데 '이주민과 미디어'보다는 '이주민의 미디어'로 바꾸었으면 좋겠다"며 "이는 이주노동자방송국이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다뤄가는 '중요한 매체'가 돼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유 편집국장은 "고용허가제등으로 이주노동자들을 향한 감시와 통제가 점점 더 강하게 가해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각종 규제는 많은데 정작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정책은 배제 되어있다"고 이주노동자를 위한 정책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날 개통한 이주노동자 방송국 다국어사이트는 향후 이주노동자 관련 행사소식과 사고소식, 그 외에 한국인과 결혼한 국제가정의 장점이나 단점 등 각국의 관련 소식들을 보도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심포지움에는 이주노동자방송국 박경주대표, 전민성 이주노동자방송국 영어사이트 편집장,마드하비 이주노동자방송국 네팔어사이트 편집장,임아리사 이주노동자방송국 태국어사이트 편집장,이주노동자방송국 스텝,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회장, 송경재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책임연구원, 홍세화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유영주 참세상 편집국장, 석성석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부 교수, 송경재 경희대학교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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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2/07 [19:5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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