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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자초한 한국은행, 무책임한 청와대
[시론] '이유'있는 고액권 화폐 인물 선정 논란, 선정결과 투명 공개해야
 
이영일   기사입력  2007/11/07 [23:37]
국민적 관심사였던 고액권 초상인물 선정 결과가 나왔다. 10만원권에는 백범 김구 선생이, 5만원권에는 신사임당이 각각 선정됐는데 이 2명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사임당과 관련해서는 이 표준영정을 그린 화가의 친일행적과 신사임당 이름의 모화사상 논란, 현 5천원권 인물인 이이 선생과 모자지간이라는 점, 가장 결정적으로 신사임당이 현모양처라는 이유로 선정되었다는 것이 시대상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시대착오적 결과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화폐도안자문위원회 의장인 이승일 한국은행 부총재가 율곡 이이와 덕수이씨(실제는 신평이씨) 종친이라며 이해관계에 있는 자가 어떻게 심사를 하냐는 논란도 거세지고 있는 판국이다. 
 

 
한국은행측의 특정후보 밀어주기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위촉한 화폐도안 자문위원회에서 10만원권 최종 인물로 도산 안창호 선생을 선정했음에도 특별한 이유와 배경설명, 공청회 한 번 없이 김구 선생이 선정되었다는 주장과 그 뒷배경에 한국은행측과 소위 높은 선에서 이미 김구선생을 낙점해놓고 이해관계 집단의 시선을 의식해 국민의견 수렴이라는 '쇼'를 벌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인데, 실제로 D일보는 전체 10인의 자문위원 투표 결과 안창호 선생이 6표, 김구선생이 4표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기사를 내놓고 있다. 
 
청와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자기네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로 한국은행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일이라며 개입설을 일축하면서 오히려 황당한 소리들을 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구 선생을 본받자는 게 뭐가 잘못이냐는 투다. 그런 다른 후보들은 김구 선생보다 덜 존경받아도 될만한 사람들이라는 말인가. 
 
김구 선생이 새 화폐 인물로 적합하지 않다는 사람은 극히 극소수다. 다만 국민화합을 위한 즐거운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새 화폐 인물 선정과정에 특정 후보 밀어주기와 다른 후보 들러리 세우기가 존재한다면 이는 공정하고 선의로운 경쟁을 저해한 행위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인 것이고, 실제 자문위원들 입에서 자신들이 들러리섰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따라서 전후 사정이 충분히 그런 의혹이 나올만한 상황이라는 점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도록 조치하는 것이 합리적인 태도이지 우리와 상관없다며 '어이없다'는 청와대의 태도도 어이없긴 마찬가지다.  
 
마치 인기투표를 하듯 세몰이에 몰두하도록 했던 국민여론 수렴 과정에서부터 자문위원의 명단 비공개 문제, 최종 후보 4인 압축후에 한국은행과 재정경제부의 이해할 수 없는 시간끌기 의혹, 사실상 고액권 1차 후보 20명과 2차 후보 10명, 최종 후보 4명을 선발한 자문위원회가 안창호 선생을 1위로 선정했음에도 이 입장이 무시된 채 10만원권 최종 인물로 김구 선생이 선정된 배경 등 이상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한국은행은 적지않은 수가 신사임당 선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고 외부개입설과 자문위원회 투표결과 배제 등 선정 과정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만큼 더 늦기 전에 논란의 근거를 살펴보고 문제를 시정하려는 시각과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한국은행이 자기들끼리 새 화폐 인물을 선정하는 것도 아닐테고, 자문위원들의 선정 결과도 무시한다면 뭣하러 자문위원회는 만들고 국민 여론은 왜 수렴한 것인가. 그것이야말로 모두 존경받아 마땅한 화폐 인물 후보들을 욕되게 하고 국민 알길 우습게 아는 처사가 아닌가. 
경희대NGO대학원에서 NGO정책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재학 시절 총학생회장과 문화일보 대학생기자, 동아일보e포터 활동을 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중앙일보 사이버칼럼니스트, 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참여정부 시절 서울북부지방법원 국선변호감독위원, 대통령직속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국무총리실 삼청교육피해자보상심의위원등 다양한 민간위원을 역임했다. 2015년 3월, 사회비평칼럼집 "NGO시선"을 출간했고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평론가로 글을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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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1/07 [23:3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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