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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상근자노조 존재는 '상식'의 문제
[쟁점] 노조에 대한 입장변화를 보인 김어진 중앙위원에게 드리는 글
 
김정대   기사입력  2007/10/24 [02:04]
* 최근 민주노동당 내 상근자노조를 둘러싼 논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진보정당 내 상근자노조의 존재를 두고 여러 다양한 의견이 있어 김정대 전 정책위원이 당 게시판에 올린 글을 동의를 얻어 소개합니다. 본문에 대한 독자 여러분들의 다양한 평가와 토론을 환영합니다-편집자 주.

김어진 서초구 위원장에게 서초구 당원이 노조에 대해 한마디 드립니다
 
그동안 안녕하십니까? 얼굴 뵌지 오래된 것 같습니다. 중앙당에 있을 때는 중앙당 일 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지금은 직장을 옮겨 정신없고 바쁘다는 이유로 못 뵈었습니다. 마지막 통화는 고대 '출교생' 문제였던 것같습니다.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출교' 무효라는 승소 소식에 저가 일하는 곳에서 성명도 하나 내고 일요일에는 함께 만나 짧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저가 중앙당에서 나와 새로운 직장에 적응한다고 한 동안 당 일에 많은 관심을 갖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19일 상근자 노조 사무실 개소식이 있다고 해서 중앙당사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조금은 당황 스러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김어진 위원장님이 민주노동당 노조를 반대한다고 중앙위원회에서 발언 하셨다고. 누구나 자신의 견해를, 더구나 당 중앙위원이기에 더욱 목소리 높여 의견을 주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지난해인가, 그 전해인가. 저가 중앙당에서 민주노동당 노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고 노조에 대한 중앙당 일하시는 분들의 갖가지 입장을 전한 기억이 있습니다. 그 당시 서초구 당원들과 함께 즐겁고, 진지한 고민을 했던 기억이 있고, 저가 당시 느꼈던 바는 상근자 노조 건설을 위해 보다 열심히 노력하라는 격려 였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누구나 바뀔 수 있습니다. 생각이 바뀐 부분에 대해서는 논쟁을 하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 안타까운 것은 저가 소속된 서초구 위원장이기도 한데, 변화된 생각, 아니 본래부터 가지고 계셨던 민주노동당 노조에 대한 생각을 왜 저에게 토론하고 고민하자고 하시지 않으셨는지에 대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 역시 이렇게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상근자 노조를 함께 만들고 지키고 계시는 분들의 짐이 너무 무겁게 보여 고민 끝에 이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혹, 민주노동당 상근자 노조에 대한 입장이 '원칙'이 아닌 당내 정치를 위한 입장 선택이 아니길 바랍니다. 물론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죠. 그럼 정치적이라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임금체불 등에 항의하는 민주노동당 상근자노조 조합원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는 모습.     © 민주노동당 노조


노조에 대한 저의 생각을 한 말씀 드리면 '노조는 말 그대로 자신의 노동력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이 만든 조합'입니다.
 
맑스가 말한 조합, 유럽 좌파정당 속에서의 조합, 혁명의 과정, 혁명 이후의 노동조합 모두 의미 있고 훌륭한 역사적 경험입니다. 역사적 경험을 소중히 간직하며 발딛고 있는 현재에서 더욱 소중한 역사적 경험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합의 동지가 모르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조언해 주고 격려해 주십시오.
 
민주노동당 노조를 지켜 보십시오. 대단할 수도, 대단치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칙없이 해고되고, 배치 되며, 임금이 체불되고 스스로 노동의 성과물이 이유없이 폐기되고, 조직의 비민주성 및 부정과 부패를 목격하는 상황에서 내부 고발자로서 자신의 지위와 안녕이 보장되지 못하는 등을 조금이라도 스스로의 힘으로서 해결하기 위해 민주노동당 노조를 만들었습니다. 그 뿐입니다. 서초구 당원과 함께 나누었던 고민이었고, 변함없는 생각입니다.
 
저가 당내 특정 정파나 조직을 지지 지원하는 것도 아닙니다. 더 잘 알지 않으십니까? 저는 늘 당내 문제는 상식의 문제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노조는 저에게 상식이었습니다.
 
혹여, 노조를 건설하고 중앙당 상근직을 떠난 저 모습을 비판하신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여러 고민이 있었지만 체불되는 급여로 가정을 꾸리기가 어려운 점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저의 마음을 전해 미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김어진 위원장님의 진정성을 여전히 믿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 글쓴이는 언론연대 연구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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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0/24 [02:0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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