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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민중에게 부끄러운 ‘제국주의’ 대한민국
[국제시론] 버마 군사정권 돈줄 역할하는 한국 기업, 철수 재검토해야
 
최미경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오랫동안 잊어왔던 잔인한 말이 떠오른다.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따뜻한 나라 버마, 하지만 군사독재가 45년째이다. 2007년 10월 현재 버마는 군사독재를 끝내고 민주국가를 향한 첫발을 내딛을 것인가 아니면 다시 끔찍하고 두려운 악몽 속으로 들어갈 것인가 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

버마에서는 자유로운 정치활동이 완전히 막혀 있어 민주주의라는 말을 꺼낼 수도, 노벨평화상을 받은 아웅산수지 여사에 대하여 물어볼 수도 없다. 경제는 세계최빈국에 속해 있어 1인당 1년 국내총생산이 200달러(약18만3천원)이고 국민의 1/3이 하루에 1달러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다. 오래되고 부패한 군정이 자신들의 정권유지와 치부에만 신경을 쓴 까닭이다. 

일반민중들의 어려운 삶에도 불구하고 2005년 군부는 800%라는 엄청난 유가인상을 단행했고 수도를 갑자기 랑군에서 핀마나로 옮겨 새로운 수도 네피도를 만들었다. 올해 초에도 군부가 버스요금을 인상하자 대학생들이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하였다. 2007년 8월 15일 군부는 또다시 천연가스 가격 5배, 경유 가격 2배, 휘발유 가격 67%를 인상한다. 이에 항의하며 생존권을 요구하는 산발적인 소규모 시위는 승려들이 본격적으로 가담하면서 자연스럽게 전국적인 규모의 민주화요구 시위로 발전하였다.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하지만 버마 민중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정권의 수익을 위하여 해외로 다 팔아넘기고 수도이전에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유가를 올린 것이다.

▲아기를 안은 버마 여성이 조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촛불을 밝히고 있다.     ©대자보

시위에 10만여 명이 넘게 모이는 등 계속 확산되자, 군부는 9월 26일 시위대를 향하여 발포를 하였고 국민의 86%가 불교도인 나라에서 군인들은 불교사원까지 들어가 승려들을 연행하면서 유혈사태는 더욱 커지게 되었다. 부상자는 1천 여명, 사망자는 최소 200명에서 1천명까지라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군부는 야간통행금지와 5인 이상의 모임을 금지하였고 전화 및 인터넷을 차단하여 외부와의 연락을 끊어버렸다. 잔인하게 얼굴을 난도질당하고 불에 탄 시시의 사진, 화장터에서는 시신과 부상자를 태우는 연기가 계속 나고 있다는 끔직한 소식이 들리고 있다.  

버마에 무기공장 짓는 한국

비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버마와 한국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버마민중들 앞에 한국은 버마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이웃나라라고 얘기할 수 있는가?

반정부세력에게 총구를 들이대고 해외에 넘길 자원개발을 위해 마을을 불태우고 주민들을 강제이주시키는 버마군정에 한국은 무기제조기술을 넘기고 버마땅에서 무기공장을 지어주고 있다. (주)대우인터내셔널 등은 버마군사정부로부터 1억 3,380만 달러(계약당시 환율기준 약1,600억 원)를 대가로 받기로 하고 지난 2002년부터 2006년 10월까지 무기제조장비와 기술수출 활동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에 의하여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 중이다. 관련자들은 재판정에서 관련 사실 대부분을 인정하였다.
 
▲한국 엠네스티 회원들이 명동 아바타몰 입구에서 버마 군부의 유혈진압에 항의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대자보

소위 민주주의를 이미 이룬 ‘민주주의국가’이고 유엔인권이사국에 속한 ‘인권국가’라며 아시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자랑스러워하는 한국이 비민주적이고 반인권적인 군사독재국가에 무기관련 사업을 하며 독재정권을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대우의 무기수출은 민주화를 염원하며 한국의 지원을 기다리는 버마인들의 바램을 짓밟는 일로 버마인들 앞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
 
국제시민사회에서는, 버마에 투자하는 해외기업이 ‘야만적인’ 버마군사독재정권과 긴밀한 연계를 가져야만 버마에 투자가 가능하다며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해왔다. 뿐만아니라 버마정부가 천연자원을 개발, 판매하여 얻는 이익을 국민에게 돌리는 것이 아니라 무기구입 등 군사정권 유지에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듯이 천연가스를 판 시기와 무기구입을 한 시기가 거의 일치한다. 버마내외의 민주화요구세력들은 이와 같은 주장 하에서 해외기업에게 버마가 민주화가 될 때까지 투자를 멈춰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고 이미 여러 다국적기업들이 버마에서 철수하였거나 더 이상의 투자를 멈추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82년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 2000년 강제노동제재 결의안을 채택하여 ILO의 회원국 노,사,정에게 버마와의 관계를 재검토할 것과 여러 국제기구에 직간접으로 강제노동의 관행을 조장하는 행동을 가능한 신속히 종결할 것을 권고하였다.
 
버마민주화를 요구하는 ‘영국버마캠페인’(The Burma Campaign UK)과 ‘국제자유노련’(ICFTU)은 버마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더러운 리스트’(Dirty List)를 발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대우인터내셔널, 효성, 현대, 엘지전자 등 여러 한국기업이 포함되어 있다.
 
2000년 (주)대우인터내셔널은 버마북서부 해상광구 개발을 시작하였고 A-1광구 일명 '슈에'(Shwe, 버마어로 황금이라는 뜻)에 대한 지분은 (주)대우인터내셔널 60%, 한국가스공사 10%, 인도국영석유공사 20%, 인도국영가스공사 10%이다.
 
▲한 고등학생이 미얀마라는 국명 대신 버마로 써야 함을 알리는 그림판을 들고 있다.     ©대자보

지난 1990년대 미국의 우노칼(Unocal, 쉐브론으로 인수됨)사와 프랑스의 토탈(Total)사가 버마가스개발사업에 투자하고 생산한 가스운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건설과정에서, 버마군사정권에 의한 지역주민의 강제이주, 강제노동, 성폭행 등의 심각한 노동, 인권, 환경침해가 있어 큰 논란이 되었으며 막대한 배상금합의에 이르는 소송을 치러야했다.
 
버마상황과 이전의 우노칼 사례를 볼 때 한국기업이 관련된 가스개발 과정에서 이전과 같은 인권침해가 직·간접으로 다시 일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아무런 대책 마련없이 사업이 계속된다면 가스개발과 운송을 위하여 현지에 주둔하는 군대가 늘어날 것이고 군인에게 지급할 식량공급을 위하여 지역 주민의 식량을 빼앗을 것이다.
 
또 무작위의 세금 징수, 새로운 군사시설과 진입로 및 수송관을 위한 토지 몰수, 수송관 루트에 근접한 마을주민의 강제이동, 그리고 토지를 정리하고 새로운 군사시설과 수송관을 건설하기 위한 강제노동, 지역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의 증가, 가족해체, 무작위적 환경파괴, 난민이 증가할 것이다. 또한 버마에서는 기업활동이나 투자가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도 않고 더 나쁘게는 일한 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이다.
 
작년에 버마를 다녀온 한국인들에 의하면 현지 가정에는 하루에 3시간동안만 전기가 들어온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버마군정이 자원개발과정에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한다는 건 꿈도 못 꿀 일이다.
 
슈에가스개발에 반대하는 버마인들 중심으로 구성된 ‘슈에가스운동’(Shwe Gas Movement, www.shwe.org)'이라는 조직은 막대한 이익금이 버마군정으로 흘러들어가 군정 유지와 연장에 쓰일 것이라고 주장하며 투자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정부 역시, 한국기업의 반인권적이고 부도덕한 행위와 연루되어 있다. 부도가 났었던 대우의 회생에는 수많은 공적자금이 투입되었으며 버마가스개발사업을 위하여 한국정부는 대우인터내셔널이 현재까지 투자한 7천만 달러 중 60%를 융자해주었다. 한국인이 낸 세금이 이웃나라의 군사독재정권 유지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버마군정에 대한 강력한 비난도 없이 립서비스 수준의 발언만을 하고 있는 것은 이런 경제적 이윤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총칼로 정권을 이어가는 군사독재정권과 손잡으면서까지 이윤을 챙겨야하는가? 사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면서도, 자원에 대한 아무런 결정권을 민중들이 가지지 못한 나라에 가서 자원개발사업을 하고 있는가? 이런데도 한국에서 이 문제제기를 처음 시작할 때 반발이 많았다. 우리는 어느새 다른 이의 인권과 생존권을 무시하며 자신의 경제적 이윤만을 챙기는 제국주의의의 모습을 하고 있다.
 
버마는 오랜 군사독재로 민주화운동가들의 삶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고 대학 휴교를 반복하고 학생운동세력이 크지 못하도록 대학을 여기저기 분산시켜놓아서 민주화운동세력의 재생산이 안되고 있다.
 
서구에서는 버마민주화를 위해 엄청나게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진정성이 의심될 정도로 아무런 원칙이 없다. 버마인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민주화와 미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원칙과 자세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고 그들과 논의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국제연대를 하다보면 외국의 단체나 세력들이 도움이 필요한 민중들의 결정권에 개입하거나 미래를 좌지우지하려는 위험한 모습을 보게 된다. 연대도 ‘민주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버마에서의 군정을 끝내는 일은 버마를 넘어 주변국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아직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민주화를 위한 싸움들이 한창이다. 아시아의 민주화와 평화의 여정을 위하여 버마에 힘을 보태보자. 우리의 지지가 버마 내부까지 들어가 다시 일어서는데 지치지 않고 외롭지 않도록. 
 
버마민주화운동후원하기
국민은행 : 822402-04-138970 [예금주: 석원정(버마)]
우리은행 : 1002-535-385828  [예금주: 석원정]
농    협 :  033-02-219888    [예금주: 석원정]

* 문의: 버마 민중학살 규탄과 민주화 지지 긴급행동 (버마긴급행동)
          외국인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석원정 소장 02-749-8976
 
* 글쓴이 최미경은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입니다.
기사입력: 2007/10/20 [18:57]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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