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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들의 신앙심도 담보로 잡는 대형교회
[이드의 종교시평] 농·수협 교회대출로 급성장, 헌금으로 은행 이자받아
 
이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흔들렸던 금융시장이 차츰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서브프라임 발 위기의 본질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나가는 비’가 아니라 ‘태풍의 전조’일 수도 있다.”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09년에는 자본시장통합법도 시작된다. 급변하는 대출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제1금융권인 은행, 제2금융권인 증권사, 보험사, 캐피탈사 등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력 수급 및 업무영역 확대를 위한 준비에 한창인데, 금융권의 이러한 움직임을 비웃는 곳이 있다. 바로 수협은행과 농협이다.
 
특히 수협은행은 2000년 11월 장병규 대표이사가 취임한 이래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수협 경영성과의 일등 공신은 교회 대출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한 덕분이라고 한다. 2001년 29억 원 정도였던 교회 대출은 2005년 4월 8,578억 원 그리고 작년에는 1조원을 넘어섰다. 2006년 6월 말 현재 수협은행의 전체 대출 규모는 101,615억 원이며 2007년의 경우는 122,698억 원이다. 그러므로 수협 총 대출의 10% 정도를 교회대출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교회·사찰·학교 등 비영리법인은 공익 성격이 강해 만약의 경우 담보 처분이 어렵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아예 교회 대출을 취급하지 않거나, 한다고 해도 비중이 1%에도 미치지 않는다. 현재 교회 대출을 취급하는 곳은 한서저축은행, 삼신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대부분이며 제1금융권으로는 농협, 수협, 신한은행 정도이다.
 
이중 농협과 수협은 경쟁적으로 교회 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 이 두 은행의 교회 대출 규모는 1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농협·수협은 산업·수출입·기업은행과 함께 5개 특수은행에 속한다. 농민과 어민을 위해 설립되었다는 이 두 은행은 왜 교회의 대출에 올인하고 있을까?
 
“수협의 비결은 교회 대출을 할 때 단순히 예배당이라는 담보만 보는 게 아니라, 교인 수나 신앙심, 헌금 규모 등을 고려해서 대출 여부를 결정한 데 있었다. 이를 위해 체계적인 매뉴얼을 만들었고, 대출에 앞서 기독교 단체 세미나나 교회 전문 건축업자 등을 찾아다니며 철저한 조사를 했다.” 2005년 4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시 장병규 대표이사가 밝힌 내용이다.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비롯하여 10대 교회 중 절반, 50대 교회 중 23개가 한국에 소재하고 있지만, 이들 초대형 교회가 오히려 부러워할만한 맘모스 교회가 최근에 우후죽순처럼 세워지고 있는 배경에는 수협과 농협이란 든든한 원군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셈이다. 수협과 농협의 영업 방침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그들도 한국 교회의 실정을 알았으면 하는 바램에 몇 가지 정보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1)일 년에 이자비용만 5,6 억 원이 나가는 교회들

▲좌측부터 녹산교회, 할렐루야교회, 예수소망교회, 연세중앙교회, 성락교회 © 대자보

녹산교회(유복종) 할렐루야교회(김상복) 성락교회(김기동) 연세중앙교회(윤석전) 예수소망교회(곽요셉) 등은 최근 수년 내에 준공되었거나 조만간 완공될 대형 교회들이다. 이들 교회의 건축비는 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1,200억 원 이상이 소요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면 이 막대한 돈은 어떻게 조달했을까? 서글프게도 대부분의 경우, 은행 빚으로 지어졌다고 보면 옳을 듯하다. 이들 교회 중 수월하게 입수 가능했던 두 교회의 등기부등본을 예로 들겠다.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한 할렐루야 교회의 등기부등본에는 채권최고액 120억 원이 채무자 (사)기독교할렐루야선교원, 근저당권자 농업협동중앙회로 등재되어 있으며, 분당구 정자동에 소재하고 있는 예수소망교회의 경우, 채권최고액 149억5천만 원의 채무자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수소망선교원, 근저당권자는 신한은행으로 기록되어 있다.
 
금리 6% 정도로 쳐도, 할렐루야교회는 년 5억 원, 예수소망교회는 6억 원 정도를 이자로 납부해야만 한다. 이 돈을 누가 내는가? 당연히 교인들의 몫이다. 아무리 저금리 시대라 하지만 차입금이 워낙 거대하다보니 일 년에 5, 6 억 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이 은행 창구에 약정 이자로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할렐루야교회, 예수소망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신도들은 자신들이 헌납한 헌금이 은행이자로 납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원금도 조만간 갚아야 할 터인데 이 돈을 어떻게 조달할까? 목사들의 설교에 돈 이야기가 빠지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 아닌가? 이러한 사정은 녹산교회, 성락교회, 연세중앙교회 모두 같은 처지이리라 본다. 신도들은 교회에 헌금을 할 때 하나님에게 바친다고 생각할 터이다. 은행 빚이 있는 교회의 경우, 은행이 곧 하나님이 되는데, 웃어야할까 울어야할까?
 
교회에 돈을 빌려주는 은행들은 한국 교회의 물신화, 속물화에 동조하고 있음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수협과 농협의 경우, 일 년에 대략 6백억 원 정도의 이자 수입을 교회로부터 올린다고 희희낙락하기 전에, 그 돈의 출처가 어디인지 한 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2)교회가 기업인가?

▲샬롬교회대출이 수협의 대표적 상품임을 알 수 있다.     ©수협홈페이지

은행은 영리기업이므로 돈을 빌려주고 예치 받는 자체야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일정 부분 사회에 대해 공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이 보통의 사채업자와 은행의 다른 점이라고 대개들 인식하고 있다. 수협은행 역시 여타 은행과 다를 바 없으므로 자체의 여신규정을 가지고 있고, 이에 따라 대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수협은행은 설립취지 자체가 어민을 위한 특수은행이다. 그러므로 대출상품도 기업전용대출과 수산정책자금대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문제는 교회가 과연 기업의 범주에 들어가는가 하는 의문이다. 수협은행의 홈페이지 중 대출 안내 게시판을 들어가 보면, ‘샬롬교회대출’이란 배너가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다. ‘샬롬교회대출’은 수협은행이 취급하는 기업대출의 여러 상품 중 하나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실제 교회에 대출하는 과정을 보면, 기업운전자금의 형식을 빌려주고 있다. 거룩한 하나님의 성전이 수협이나 농협 등 금융기관에게는 단지 하나의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3)신도들은 자신도 모르게 담보로 활용되고 있다.

▲농협의 교회대출 안내문     ©인터넷 캡춰

농협이나 수협 등 교회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기관의 안내문을 보면, 교회건축비뿐 아니라 부지매입, 기도원 및 연수원 구입자금, 목회자의 사택 구입자금 등 교회가 취득할 수 있는 대부분의 부동산에 대해 시중 최저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유혹을 하고 있다. 그러면 교회대출에 필요한 서류는 어떠한 게 필요할까?
 
1. 정관(규약) 2. 차입결의서(당회회의록 2부) 3. 최근 3년 예산 및 결산 보고서, 당해 연도 계획 4. 사단법인 가입증명서 5. 소속증명서(노회-유지재단) 6. 대표자 증명서 7. 목사님 재직증명서(노회-유지재단) 8. 직인등록 증명서(노회-유지재단) 9. 목사님 인감증명서 및 주민등록등본 10. 당회회원 재직증명서 및 인감증명서 (당회회원 재직증명은 목사님확인) 11. 보증인 : 목사님 포함 5명(주민등록등본, 재산세납세증명서 각1통) 11. 교회등록번호증명원(시, 구청) 12. 교회사업자등록증(세무서) 13. 목사님 이력 및 교회연혁(약력) 14. 교인명단 15. 요람 16. 주보(최근4주) 17. 최근3개년 신도 수 성 18. 해당 월 전월부터 12개월간 헌금내역 19. 재단법인소유일 때 (노회의결서, 인감증명서, 위임장 및 설정계약서-근저당설정자, 등기필증, 노회 사업자등록증, 노회정관-원본대조필)
 
등인데, 담보이외 가장 중요한 게 교인 수이며 충성도라고 한다. 이는 장병규 수협은행 대표가 이미 밝힌바 있다. 교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은행에 담보가 되어있고, 향후에 낼 헌금까지 미리 담보가 되고 있다. 게다가 교인들의 신앙심까지 대출 심사기준에 들어간다고 하니, 은행에 빚이 있는 교회에 출석하는 신도들은 자신의 신앙심마저 담보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3)부동산 투기

2006년 11월 15일 <유니온뉴스>에 따르면, 일부 대형교회들은 농협과 수협의 교회대출을 이용해 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순복음인천교회의 강화예수성산마을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는데, 실제 교회가 부동산 투기를 하고 있음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수협과 농협은 자신들이 부동산 투기범의 공범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하루라도 빨리 인식했으면 한다.
 
4)교회도 망한다.

2차세계대전 이후 1960대까지, 미국 교회의 성장은 오늘 현재 한국 교회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다. 그러나 1967년 워싱턴의 베트남 반전 데모를 기점으로 기독교의 성장주의는 서서히 몰락한다. 미국보다 앞서 교회의 몰락을 경험한 유럽의 경우, 1980년대 말부터 교회를 개축하는 붐이 맹렬하게 일어나 8백년 된 성당이 아파트로, 7백년 된 교회가 유치원으로 6백년 된 성당이 개인화실로 이렇게 팔려 다른 용도로 개축된 교회가 영국에서만 1천 개 이상, 호텔, 슈퍼마켓, 병원, 술집으로 팔려 나간 교회가 네델란드에, 독일에서 수백 개가 넘는다. 이러한 과정을 미국 교회도 동일하게 같은 길을 밟고 있다.
 
한국 교회도 망할 수 있다는 뜻이다. 800억 이니 1,200억 원이니 이렇게 거대한 건축비가 소요된 교회가 망한다면, 채권자인 은행은 담보물인 그 건물을 어떻게 해야만 할까? 교회대출은 유럽의 사례를 보듯 은행의 경영전략 면에서도 위험하기 짝이 없을 뿐 아니라, 도덕적인 면이나 신앙이란 측면에서도 비난을 모면할 수 없다.
 
교회를 기업과 동일하게 취급한다던가, 교인의 머리수와 신앙심을 담보로 여기는 은행의 입장도 문제이지만, 이웃사랑을 표방하는 교회가 신도들의 순전한 헌금을 은행에 이자로 바치는 행위는 보편적 상식으로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수협과 농협 기타 교회대출에 열과 성을 쏟는 금융기관들은 그 돈을 어려운 중소기업 등에 대출해야만 한다. 특히 농협은 농민에게 수협은 어민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할 본연의 업무가 있지 아니한가?
 
교회의 대형 건축물이 비판을 받고 대형 교회의 목회자들이 비난을 받는 이유는 종교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신학상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은행 설립의 취지라는 사회적 요구에도 위배되고 있음을 은행 관계자들은 필히 알아야겠다.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빚을 내어 화려한 건축물을 짓는 일이 가당키나 한가. 교인들이 헌납한 물질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가 심각하게 고민하길 바란다.
필자는 <종교법인법제정추진시민연대> 종추련(www.rnlaw.co.kr) 사무처장이며, <예수평전>의 저자입니다.
 
기사입력: 2007/10/19 [15:07]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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