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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마 군사정권은 학살을 중단하라"
시민단체, 광화문에서 '버마 군부 유혈탄압 규탄' 촛불문화제 열어
 
박철홍
전 세계적으로 버마(미얀마) 군부의 민주화 운동에 대한 유혈 진압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버마 군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버마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추모하며 민주화운동 지지를 위한 촛불이 광화문에서 타올랐다.

▲29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버마 군부독재 유혈진압 항의집회 모습. 한국 거주 버마인들이 다수 참가, 한국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 대자보
 
국제민주연대, 버마민족민주동맹, 다함께 등으로 구성된 버마 민주화운동 탄압 규탄 긴급행동은 29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옆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버마 민중학살 중단과 군부독재 퇴진”을 촉구했다.
 
긴급행동측은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 200여명과 함께 더 이상 버마 민중들이 희생을 당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버마 민중들에게 고통만 전가하는 군부독재 정권은 즉각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경제적 이익 때문에 버마의 유혈사태에 대해 침묵하는 한국 정부는 반성하고, 즉각적으로 실효성있는 조치를 단행하라”고 한 목소리를 내면서 “Free Burma!", “버마 민중 학살하는 군부독재 타도하자”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버마 유혈사태에 대한 경과보고를 한 외국인노동자모임의 석원정 대표     © 대자보
‘외국인노동자모임’의 석원정 대표는 버마의 현지상황과 버마 유혈사태 소식을 간략히 전하고, 버마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한국 시민들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 가에 대한 국내 상황보고를 했다.
 
석 대표는 “처음 버마 수도에서 시작된 버마 민중들의 항쟁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버마 정부의 발포에도 불구하고 전 국민들의 민주화열기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자 버마 민중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이 버마 사태를 보면서 1988년 사태를 연상하게 되고, 다만 그때 당시는 버마가 폐쇄된 상태였기 때문에 전 세계로 알려지지 않았는데, 그때와 달리 지금은 인터넷과 휴대폰을 통해서 버마 사태가 속속들이 해외로 알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석 대표는 “버마 정부는 인터넷과 휴대폰 망을 차단하면서 사실상 암흑상태와 마찬가지 상태를 만들고 있다고 하지만 들불처럼 번져가는 민주화 열기를 이것으로 막을 수 있겠는가”라며 “버마 정부의 차단으로 인해 현지의 시시각각 정보들이 신속하고 빠르게 전 세계로 전달되지 않고 있지만 여러분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버마 사태를 주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버마 사태와 관련한 한국 시민들의 반응에 대해서 석 대표는 “마치 한국 국민들의 가슴속 뜨거운 열기에 성냥불을 던진 것과 같은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한국 국민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많은 분들이 버마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고 하고, 이 촛불문화제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각자가 소속된 곳과 활동하는 곳에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버마인들이 'FREE BURMA!'를 외치며 광화문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 대자보
 
석 대표는 “한국진보연대, 민족문학작가회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 종교계를 비롯해 정치권 인사들도 규탄성명을 발표했으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 5개 단체도 버마 군사정권의 유혈 진압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지난 추석 연휴기간 동안 1,000여만원이 모금되어 본국으로 지원금이 전해졌고, 그밖에도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직간접적으로 버마 사람들과 활동영역을 같이 하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민주화운동에 몸담고 있는 많은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늘(29일) 촛불문화제의 열기속에 우리의 마음과 염원이 버마 민중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석 대표는 강조했다.
 
▶ “촛불 들어 버마의 민주화 이루는 길에 함께 하겠다”
 
버마 출신 이주노동자들과 시민들을 비롯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버마 국민들에 의해서 버마 미래를 되찾게 해야 한다는 간절한 의지와 염원을 촛불에 담았다.

▲아기를 안은 버마 여성이 조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촛불을 밝히고 있다.     © 대자보
 
이들은 ▲Free Burma! ▲버마 군부는 즉각 퇴진하라 ▲한국정부는 버마 민주화를 지원하라고 촉구했다.
 
계속해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활동가는 “어제(28일)보다 더 많은 분들이 오늘(29일) 이 자리에 왔는데 그만큼 현재 버마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지표인 것 같다”며 “지금 우리가 좀더 지지의 마음을 모은다면 버마의 민주화가 올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촛불집회에 촛불을 드는 것은 단순히 버마인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버마의 민주화를 이루는 길에 함께 하는 데 있다”며 “버마 민중들과 스님들은 이제까지 받았던 억압들을 도저히 못 참겠다고 하면서 나온 것이지, 단순히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민생 문제라든가 아니면 우발적 시위가 전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여러분들이 좀더 희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함께 행동을 해 나아갔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기도하는 마음으로 더 많은 버마인들이 더 다치거나 희생당하기 전에 하루빨리 버마에 민주화가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버마민족민주동맹 소속 조모아씨는 “오늘 비가 내리는 날씨 속에도 버마 나라를 위해 촛불문화제에 참가해줘서 감사드린다”며 “어제(28일)까지 버마에서 5백여명 이상이 구속당하고 승려들이 군부에 의해서 학살당하고 구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버마민족민주동맹 활동을 하고 있는 조모아 씨가 '버마에 자유와 민주주의를 달라'며 힘찬 열변을 토하고 있다.     © 대자보
 
그는 “버마 군부가 승려들을 학살하는 것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며 이제부터라도 버마 군사정부는 퇴진하고 학살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그는 버마라는 용어를 쓰는 것 자체가 군부독재 정권을 도와주는 일이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버마는 버마 군부 독재를 지칭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언론은 버마라고 표기하지 말고 버마 민주주의를 인정하며 지지하고 싶으면 ‘버마’라고 표기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참가자들과 “Free Burma!”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한 고등학생이 미얀마라는 국명 대신 버마로 써야 함을 알리는 그림판을 들고 있다.     © 대자보

김용욱 ‘다함께’ 활동가는 “목숨을 걸고 자신들을 억압해온 버마 군부독재에 맞서서 용감하게 투쟁하고 있는 버마 민중들에게 경의의 인사를 보내고 싶다”며 “여기 모인 사람들 뿐만 아니라 여기 길거리를 지나는 많은 시민들도 버마 민중들의 이러한 위대한 항쟁을 모두가 지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버마 민중들의 투쟁은 너무나 정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민중들도 과거에 군부독재의 억압에 맞서 투쟁해서 자유를 획득한 경험을 갖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 민중들은 버마 민중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버마 항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버마 정부가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과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있는 군부 세력과 기업가들의 배를 부풀리기 위해서 온갖 부패와 억압, 학살을 저질러 왔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최근 버마에서 일어나는 사태를 보며 많은 서방국가의 지도자들이 버마 군부독재를 비판하는 것을 보았으며 다른 한편으로 이들을 너무 믿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이들이 오늘날 버마 사태가 발생하게 한 장본인중의 한 명이기 때문”이라며 “버마 군부가 느닷없이 천연가스와 석유값을 올린 배경과 관련, 이는 버마 정부의 천연자원 사유화 정책을 펴기 위한 단계로서 가격을 엄청나게 상승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 있는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은 버마 민중들이 자신의 힘을 믿으며 끝까지 싸워야 하고, 우리가 그들의 투쟁에 끝까지 함께 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버마인들의 민주화 항쟁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목소리가 커져야 하고, 버마 민중들이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버마 민중들이 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버마 군부 독재의 즉각적인 학살 중단을 촉구했다.

▲'FREE BURMA' 소속 한 버마 활동가가 '버마에 자유를.. FREE BURMA!"를 외치고 있다.     © 대자보
 
이 날 촛불문화제에서 사회를 맡은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정당한 투쟁을 하는 버마 민중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어쩌면 버마 민중들은 우리가 광주에서, 그리고 87년 서울 부산 등 대도시에서 투쟁의 힘을 받아 싸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오 사무국장은 “그런 점에서 지금 광화문에서 우리의 투쟁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정당한 투쟁을 하고 있는 버마 민중들이 외롭지 않다는 것, 그리고 버마 민중과 우리가 한 편이라는 것이며 버마 민중을 탄압하는 세력이라면 그 누구도 우리의 적이 된다는 것을 우리의 의지를 통해 이 자리에서 확인하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버마에 있는 내 친구들, 자신의 꿈 펼칠 날이 오기를”
 
이날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동안 버마 민중들의 투쟁을 지원하기 위한 모금운동이 전개되었고 참가자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조지혜 하자센터 글로벌학교 학생은 “올해 2월과 8월 태국과 버마의 국경 지역 인근을 다녀왔는데 버마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그곳에 학생들과 교류 활동을 가졌으며 주로 만난 이들은 버마 카렌족 사람들이었는데, 우리는 그 사람들을 만나서 굉장히 많은 감화를 받았다”며 “그들은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사는 사람들이고 나만의 만족이 아니라 버마의 평화를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을 만나면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무쪼록 버마에 민주화가 찾아와 그 친구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 효림 스님이 "이번에는 반드시 군부정권이 무너지기를 바란다"는 격려사를 하고 있다.     ©대자보
실천불교전국승가회 효림 스님은 “버마가 그동안 오랜 침묵을 깨고 잠에서 깨어난 것 같다. 버마가 민주화가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버마 군부가 물러나야 한다”며 “오랫동안 버마 민중들의 힘찬 투쟁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군부 정부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여러분들의 각고한 노력 끝에 이번에는 반드시 군부정부가 무너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기도 분당에 있는 김가영 이우고등학교 학생(2학년)은 친구들과 함께 푯말을 들고 자유발언대 앞에 나섰다. 그는 “작년 고1때 버마에 있는 소수 민족 탄압과 군부독재들과 같은 문제들을 접하면서 학교내에서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 ‘버마의 민주화’를 주제로 <사회 프로젝트>라는 모임을 갖고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갑자기 버마 사태가 벌어져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게 됐다”며 “하루빨리 버마에 민주화가 찾아오고 평화가 깃드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갑자기 내린 비로 제법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속에서도 촛불문화제 참석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버마의 민주화와 평화를 염원하며 한 손에는 피켓과 다른 한손에는 촛불을 치켜들어 올렸다. 촛불문화제가 열린 현장 주변에는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모는 바닥에 함께 앉아 촛불을 들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촛불문화제가 끝난후 참가자들은 광화문 세종로 방향으로 인도를 따라 교보생명 본사 앞까지 30여미터 가량 가두행진을 펼쳤다. 경찰측은 더 이상 행진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며 경찰 병력을 배치하자, 참가자들은 촛불문화제가 열렸던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 그곳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버마 이주노동자들은 향후 부평역에서 버마 현지에서의 민주화 운동 탄압 현실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버마 군사정부의 민주화운동 탄압 규탄 기자회견이 10월 2일 낮 12시부터 1시까지 서울 용산 한남동 버마 대사관 앞에서 개최된다.
 
버마 민주화운동 지원 거리모금과 사진전은 10월 2일, 4일, 5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 앞(청계천 광장)에서 열린다. 또 버마 민주화운동 탄압 규탄 긴급행동은 10월 5일 오후 7시부터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 현재 버마의 국명인 '미얀마'는 88년 군부가 쿠데타 이후 버마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개명한 것으로 버마의 민주인사들은 국제사회에 '버마'라는 고유 국명으로 불러주길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자보>에서는 미얀마 아닌 버마로 국명을 통일합니다.
기사입력: 2007/09/30 [10:40]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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