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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정치지도자들은 지금 어디 있나
[주장] 엄청난 자연재해에 국민경선 타령, 국민의 마음부터 움직여야
 
김소봉
수신제가는 뒤로 미룬 채 뭐하는 짓들이냐
 
대통령과 정부가 실종했다. 이렇게 보도됐다면 국민의 불안은 고조될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무얼 하는지, 국민들의 시야에는 대통령과 정부가 보이지 않는다. 초미의 태풍인 ‘나리’의 강습으로 초토화된 제주도에는 대통령이 아닌 야당 정치인 혼자서 땀 흘리는 모습만 보인다.
 
청와대는 국가원수의 집무실이고 비서실은 대통령을 보좌하며 각 부처는 민생을 살피고 고충을 처리해 주는 곳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정권과 언론마저도 허위학력 발굴과 남북회담이란 드라마 제작에만 열심이고 도탄에 빠진 농어민과 국민들의 고충처리엔 관심조차 없다.
 
민생구제보다 정치드라마 제작에만 열중
 
수신제가 후 치국평천하란 말은 고문서의 빛바랜 종이에 인쇄된 소설 같은 얘기일 뿐이다. 옛적 제왕들도 천재지변과 돌림병으로 백성들이 질병과 기아에 허덕이면 임금 스스로 근신하고 수라의 가지 수를 줄이는 한편 궁중 내에 술을 빚는 것을 어명으로 금지해 백성들의 참담한 고통을 함께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쌍방의 견해가 좁혀지지 않는 협상이 성공한 사례는 없다. 통일은 남북한의 지도자나 정부대표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니라 양측 국민들의 여론이 합치할 때에 진정한 통일이 이뤄진다고 믿는다. 당장 통일이 안 되면 큰 불상사라도 생길 것처럼 설치는 통일마라톤(?)에는 정부당국에서 강제 차출된 마라토너는 있으나 자진 참여하는 국민 마라토너들은 극소수며 아예 그 대회를 보이콧하거나 인정조차 하려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통일을 반대하는 국민은 없다. 시기와 때를 맞춰 좀 더 신중한 접근과 국민적 여망을 담은 충분한 여론을 걸러 협상에 임하라는 것이다.
 
우리 측의 말 한 마디에 시비를 걸어 갈라진 혈육들의 이산가족 상봉마저 단절시키고 걸핏하면 미사일과 핵을 내세우며 조폭처럼 위협하는 집단들에게 우리 정부는 백기 들고 투항하는 패잔병처럼 보인다. 항상 뭐 주고 뺌 맞는 식이다. 창피하고 부끄럽지도 않나. 왜 당당하지 못한가. 뭐가 그렇게 급해서 몇 달 남지 않은 정권 말미에 남북회담을 서두는가? 
 
통일을 경로잔치의 보물찾기나 소풍놀이 식으로 생각한다면 지금까지 지켜온 대한민국의 정체성은 도대체 무엇인가?
 
우리 자식들의 교과서에는 아직도 공산주의가 주적으로 돼 있고 북한을 고무찬양만 해도 사상범으로 모는 실정법이 존재하는 가운데 지금 정부는 뭐하는 짓들인가? 생 쇼들 그만해라. 아직 IMF의 상처가 사회 곳곳에 널브러져 있고 태풍 매미의 후유증과 이번 태풍 나리의 피해는 국토의 절반을 물구덩이로 만드는 초유의 재난을 안겼다. 한가위를 앞둔 시점의 엄청난 재해에 허리 휜 농어민과 영세기업, 그리고 국민들이 겪는 고초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하나부터 열 까지가 정치 굿판뿐이다.
 
국민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한 통일이니 뭐니 하는 잡동사니 정치적 놀음은 그만둬라. 아니 그만두라는 게 아니라 조금 뒤로 미뤄도 아무 문제없다는 뜻이다. 도대체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부냐, 북한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냐? 국민들이 천재지변이란 도탄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으면 먼저 그곳으로 달려가 국민의 손과 발이 되어주어야 할 정치지도자들이 국민경선이니 뭐니 하는 정치 쇼만 벌이는 게 과연 민의를 위한 정치인지 묻고 싶다.
           
국민 살리기보다 통일 사업이 더 급한가?
 
우리 국민들은 그런 국가원수와 정부가 필요 없고 정치인도 필요 없다. 진보타령도 우익타령도 귀를 막고 싶다. 국민을 잘 살게 하지 못하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하는 정치와 사상이라면 이미 60년 전에 땅에 파묻힌 악성 폐기물들이다.
 
이 정권과 정치인들의 꼬락서니들을 보면 새로운 세상을 위한 신종 특허품을 양산하는 게 아니라 60년 전의 폐기물을 다시 파내 국민을 기만하고 이용하려는 정치 굿에만 재미를 붙이고 있는 것 같다. 말로만 태평성대를 만들겠다는 속임수와, 진품 통일이 아닌 국민이 원하지 않는 정치지도자 몇 사람이 조작하는 짝퉁 통일 사업일랑 제발 좀 뒤로 미뤄둬라.
 
지금 국가원수와 정치지도자들이 먼저 찾아야 할 곳은 평양의 금수산 궁전이 아니라  폐허의 진흙탕 속에서 애타게 구원을 청하는 국민들 곁이다. 뒤늦게 일부 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한 탁상정권, 우리의 대통령과 자칭 위민봉사를 부르짖던 정치지도자들은 모두 어디 갔나? 젠장! /칼럼니스트

칼럼니스트 /경남연합일보 수석논설위원
 
기사입력: 2007/09/19 [19:41]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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