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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대학 필요없어! 아이들은 잘놀아야 철이든다
[책동네] 김종만이 쓰고, 이태수가 그린 <잘 놀아야 철이 들지> 3권
 
김영조
요즘 아이들은 유명대학에 가기 위한 몸부림을 친다. 학교에 다녀오면 학원에 가고 고액과외 하기 바쁘다. 도대체 놀 시간은 없다. 하지만 시간이 있어도 또래가 모이기 어렵고, 모일 장소도 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저 공부 아니면 컴퓨터 게임이다. 그게 과연 바람직하던가?
 
많은 교육학자는 아이들이 잘 놀아야 잘 큰다고 말한다. 잘 노는 것이 튼튼한 체력을 기르고, 철이 일찍 들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잘 놀아야 한다고 해도 무엇을 하고 노는 것이 잘 노는 것일까? 그에 대한 쉽고 재미있는 설명을 해준 책이 나왔다. 김종만이 쓰고, 이태수가 그린 ≪잘 놀아야 철이 들지≫, ≪아이들 민속놀이 100가지≫, ≪북녘 아이들 놀이 100가지≫가 바보새(대표 김규철)를 통해서 나온 것이다.

▲김종만이 쓰고, 이태수가 그린 남북 어린이들의 민속놀이 책 3권이 바보새를 통해서 나왔다     © 바보새

지은이 김종만은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30년 가까이 아이들과 지내고 있다. 교사로 부임한 첫해부터 그는 민속놀이 연구에 온 힘을 쏟아 왔으며, 그동안 ≪아이들을 매질하는 어른들의 나라≫, ≪열두달 우리 농사≫와 여러 권의 민속놀이 책을 썼다. 그런 풍부한 현장 경험이 이 책을 써내게 된 배경이다.
 
먼저 ≪잘 놀아야 철이 들지≫를 보면 1~2월, 3~4월처럼 두 달씩 떼어 철에 따라 아이들이 즐기는 놀이를 재미있게 정리하고, 그 의미를 살펴준다.
 
▲김종만의 민속놀이 책에 이태수가 그린 공기놀이 그림     © 바보새

예를 들면 ‘공기놀이’는 던지고 받을 때 판단력과 민첩성을 기르고, 땅바닥에 손바닥을 비비는 것은 흙과 친숙한 자연인 본래의 삶을 가르치며, 손등과 손바닥은 돌과 흙에 닿으면서 경락을 자극하여 건강한 몸을 유지하게 도와준다. 또 던지고 받고 꺾으면서 수 개념과 공간 지각력이 저절로 생기고, 손재주를 키우는 종합적이고 전인적인 학습을 한다고 평가한다.
 
놀이가 그저 놀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자라도록 돕는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놀이를 그저 글자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중견 만화가 이태수 씨의 색깔있는 그림을 매장마다 덧붙인다. 이태수 씨는 1986년 만화계에 입문하고 나서 ≪성철스님 1,2≫ 등의 교육만화를 냈고, 인터넷 학습지에 여러 가지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그림만 보고도 대충 알 수 있음은 물론 어렸을 적 놀이하던 생각이 떠올라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두 번째 책 ≪아이들 민속놀이 100가지≫는 아이들이 즐기는 놀이 중 100가지를 골라 자세한 놀이방법을 설명하고 역시 그림으로 표현한다.
 
▲김종만의 책 ≪ 북녘 아이들 놀이 100가지≫에 이태수가 그린 북녘 놀이 '나비잡기'     © 바보새

세 번째 책 ≪북녘 아이들 놀이 100가지≫는 아이들의 놀이를 통해 통일을 꿈꾸어 본다. 물론 북녘 아이들의 놀이에는 일부 정치적인 색깔을 띠고 의도적으로 창작한 놀이도 여럿 있지만 대부분 남녘 아이들도 잘 아는 놀이라며 놀이에는 남과 북이 따로 있지 않음을 말한다. 따라서 지은이는 휴전선 어디쯤 놀이마당을 만들어 남∙북의 아이들이 함께 뛰놀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물론 이 책에도 옥에 티는 있다. 그림 색깔이 약간 칙칙한 듯하고, 놀이의 설명이 그림과 조금 다른 곳이 한두 군데 눈에 띈다. 하지만 그 정도의 흠으로 이 책을 칭찬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는 못한다. 그것은 지은이의 놀이에 대한 확실한 내공, 중견 만화가의 재미있는 그림이 출판사의 철학과 어우러져 늘 옆에 두고 아낄 책으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지금 세상은 온통 학력위조 사건으로 난리다. 실력보다는 어떤 간판을 가지고 있느냐가 출세를 판가름한다. 그건 어른들이 아직 철이 덜 들었다는 증거가 아닐까? 그런데 이 책의 지은이 김종만은 어렸을 때 잘 놀아야 철이 든다고 말한다. 그래서 잘 놀도록 우리는 이 책을 읽고 우리의 민속놀이를 오늘에 다시 재현해야 한다. 어른들은 마음을 열고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배려해야만 한다.

휴전선에 남북 아이들을 위한 놀이마당 만들자
[대담] ≪잘 놀아야 철이 들지≫ 지은이 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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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중인 지은이 김종만     © 김영조
- 놀이 연구에 빠진 계기는 무엇인가?

“초등학교 입학식 때 나는 불쾌한 경험이 있다. 입학식을 치르면서 처음 보는 율동과 노래를 배우는데 서툴렀던 내게 선생님은 앞으로 불러내서 구경거리로 만들었다. 그 뒤 나는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는데, 부임한 첫해 아이들이 ‘사방치기’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에 끼어들어 같이 놀았는데 아이들이 집에 가려 하지 않았다. 그때 나는 ‘이거다. 여기서부터 교육을 시작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여름 방학 숙제로 ‘우리 마을 놀이 조사하기’를 내줬고, 햇수로 28년 틈 있을 때마다 놀이를 채록하러 다녔다. 그리고 <민속놀이>반을 만들어 지도해왔다.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은 스스로 커갔다. 농사는 작물에 물과 거름을 주는 것이지만 아이들에겐 놀이가 그것을 대신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우리 놀이가 아이들의 성장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놀이는 아이들 스스로 창조하고 변화시켜 간다. 어른이 그에 개입하면 안 된다. 아이들은 놀이 과정에서 스스로 회의하고 규정을 만들며, 스스로 그 규정을 지킨다. 아이들은 사회성이 떨어지면 그런 과정에 참여할 수도 없고 놀이에 낄 수도 없다. 아이들은 놀면서 사회성을 키우고, 철이 들어간다. 따라서 놀이는 아이들에게 필수 과정이다.”
 
- 서양놀이와 우리 놀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서양놀이를 보면 대체로 경쟁을 유발하는 것이다. 서양에서 생긴 경기들을 보면 심판도 있고, 규칙도 까다롭다. 그래도 공명정대한 경기가 되기 어렵다. 이에 견주어 우리 놀이는 구경꾼과 경기자가 따로 있지 않으며, 심판도 없다. 남을 이긴다기보다는 이웃과 하나가 되는 놀이다. 줄다리기에서 암줄이 이기면 윗마을에, 숫줄이 이기면 아랫마을에 풍년이 든다고 하며, 결국 다 잘 되는 것, 하나 되는 것을 원한다.”
 
- 이번에 ≪북녘 아이들 놀이 100가지≫도 같이 펴냈다. 통일은 어른들만의 것이 아니며, 자라나는 아이들의 정서적 통일은 참 중요하다. 놀이로 그에 걸맞은 무슨 방법이 없을까?

“나는 책 뒤에서 비무장지대에 놀이마당을 만들고, 남북의 아이들이 함께 뛰어놀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같이 뛰어놀면서 남과 북 아이들이 하나라는 깨달음을 스스로 갖게 하면 통일은 한걸음 다가설 수 있으리라 믿는다. 다만 이 제안은 당국이 나서기보다는 민간차원에서 시작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모습이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누가 같이 할 사람 없을까?”
 
- 교육이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바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 우화에서 우리는 배워야 한다. 우화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뭘 가르칠 것인가를 회의했다. 그런데 그 갑론을박하는 사이 회의는 길어지고, 봄이 가고 여름가을겨울이 가고 또다시 이 과정이 반복되는 사이 아이들은 나가서 자연 속에 묻혀 놀았고, 결국은 어른이 되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도움없이 스스로 성장한 것이다. 이처럼 아이들은 스스로 자랄 수 있는 바탕이 있다. 간섭하지 말고 또 어른들이 자신들의 철학과 세계관만으로 고집지 말고 아이들의 현장에서 고민하고, 아이들이 뭘 원하는지 생각하는 틀이 먼저 자리 잡아야 한다.”

 
- 요즘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 있다고 들었는데...

“목공예를 새로 시작한 지 1년 반이 흘렀다. 목공예가 좋아서 시작한 것인데 오늘은 대담 때문에 공부하러 가지 못해서 선생님께 혼나게 생겼다. (웃음) 베어진 나무가 버려진 것이나 불을 때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다. 나는 목공예가 죽은 나무에 혼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일이라 생각하여 참으로 보람을 느낀다.”
 
김종만 그는 민속놀이에 대한 굉장한 내공이 쌓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할 말이 무척 많은 듯했다. 또 그는 전통문화에 대한 통합적인 시각을 보여주었다. 나는 그에게 배울 것이 참 많았다. /
 김영조


기사입력: 2007/09/19 [23:53]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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