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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에서 이어도, 자연과 인문으로 본 지형산책
[책동네] 지리교사 이우평의 발로 쓴 <한국지형산책>, 북한 빠져 아쉬워
 
황진태
지리학 서적의 관심이 저조한 연유는 학자들의 대중적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덜한 것이 원인중 하나일 테다. 드물게 스테디셀러를 기록하는 동국대 권동희 교수의 <지리이야기>(한울 펴냄)가 대중적 지리학 서적으로 손꼽을 수 있다.
 
기자 또한 어떤 글쓰기에서든 항상 고민하는 바지만 자신의 생각을 전공자가 아닌 일반독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사실 지리학이라는 딱딱한 학문을 논문을 통해서만 자신의 사고를 드러내는 데 익숙한 학자들에게 대중서적까지 내놓는 것은 어쩌면 혹을 하나 더 다는 부담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연구하는 학문의 뿌리를 깊게 하는 데 대중적인 관심이 토양이 될 수 있음을 상기할 때 무한정으로 이러한 책임방기를 용인할 수는 없다.
 
다만 이번에 소개하는 <지리교사 이우평의 한국지형산책>(푸른숲, 2007)과 같은 대중적 지리학 서적이 출간됨으로서 학자들도 자극은 충분히 받아야 한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으리라. 
 
▲백두에서 한라, 백령도에서 이어도까지 한국의 대표적 지형 60곳을 선정, 지형해설을 덧붙인 역작, 이우평의 [한국의 지형산책]     © 푸른숲, 2007
본서는 백두산에서부터 시작해서 제주도까지 한반도의 대표적인 지형 60곳을 자연지리와 인문지리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역작이다. 과연 대중적 서적을 가지고서 ‘역작’이라는 수사까지 붙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겠지만 지리학도로 어줍잖게 답사를 다니면서 인문지리와 자연지리를 응축시킨 책 한권을 갖고서 떠나지 못한 점을 감안한다면 결코 과장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지난 여름에 열흘 정도 강원도 답사를 후배들과 다녀왔는데 자연지리의 대표적인 전시장인 강원도에서 아무리 인문지리의 비중이 적다고 하더라도 지리라는 학문이 자연과 인간간의 커뮤니케이션임을 상기한다면 답사지에서 자연지리 위주의 설명은 답사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 부족했다. 강원도 답사를 다녀온 후에 본서를 알게 되어 읽게 되면서 주요 지명에 대한 유래나 역사 등을 알게 된 기자로서는 한 달만이라도 빨리 읽었다면 후배들한테 더 좋은 얘기를 해줄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앞서 저자가 교사인 점을 언급했었지만 학교 현장에서 지식과 학생 사이에서 중계자 역할을 해야 하는 교사의 경험은 본서의 구성에서도 녹아져 있다. 특히 인상 깊은 점은 백두산 천지나 고위 평탄면, 설악산 흔들바위(토르) 등의 형성과정을 저자가 부지런하게도 일일이 컴퓨터 그래픽으로 직접 제작한 점이다. 이는 학교에서 학습자료를 만들던 경험에 의해서 가능하다. 더불어 본서의 바탕이 되는 학술논문을 부드러운 문체로 녹여 낸 것 또한 교사의 미덕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렇게 칭찬만 하고 싶지만 한 가지 ‘옥의 티’를 지적한다면 제1권의 27쪽에 실린 백두산 천지의 자료사진에는 함경남도 혜산군이 대한민국에 포함된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지리학자인 저자가 이러한 실수를 한 것은 의외다. 차후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지형산책>이 백두산에서 제주도 이어도까지 한반도 지형을 살폈지만 북한지역이 빠졌다는 점에서 미완의 산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 또한 금강산편에서는 이러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근에 북한 지리연구서 중에서 <북한의 환경변화와 자연재해>(한울, 2006)가 출간됐지만 이는 직접 답사가 아닌 원격탐사와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한 조사에 기반 했다.

앞으로 지리학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북한을 답사하고, 본서의 증보판에는 북한지형도 다루는 날이 왔으면 바람이다. 곳곳에서 국토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 저자의 마음 또한 그러하다. 독자들에게 본서의 일독을 적극 권한다.                

기사입력: 2007/09/17 [09:23]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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