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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와 '복지'를 노동자의 품안에
주5일근무제 도입과 문화권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
 
문화연대

©문화사회
최근 주5일근무제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의 주5일근무제 도입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재계는 이미 정부 개정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실질임금 삭감이 없다는 것은 전제로 주5일근무제에 대한 노동계의 입장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주5일근무제 도입의 전망이 반드시 밝은 것만은 아니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라는 장밋빛 전망이 곧장 경제발전에 따른 국민 여가활동의 증대1)라는 결론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빈부격차의 확대로 인한 소비문화의 확산 등 삶의 질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주5일근무제’와 관련한 논의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쟁점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자본의 세계화 혹은 경영합리화 등의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현재의 주5일근무제와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실제로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통한 노동통제기제이며, 따라서 여가시간이나 여가활동의 증대로 이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쟁점은, 주5일근무제 도입에 따른 여가‘시간’의 증가가 여가‘활동’의 증대로 이어지기에는 현재 한국 사회의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즉 공공문화기반시설(문화의 집,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시설(극장, 공연장 등) 등 한국의 문화인프라는 그 절대숫자의 부족과 함께 지역배분의 문제, 운영의 공공성 부족 등의 문제가 크며, 따라서 현 상황에서 여가‘시간’의 단순증가는 소비문화의 증가만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문화권의 문제설정

주5일근무제를 둘러싼 두 개의 당위 - 노동조건(실질임금, 휴가축소 등)을 후퇴시키는 주5일근무제는 반대한다는 당위와 여가시간의 확대를 위한 주5일근무제의 조속한 도입이라는 당위 - 가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룰 수 있기 위해서는 ‘문화권’의 문제설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즉 공동체의 정체성과 인간의 삶의 양식을 구성하는 ‘문화’라는 개념을 통해, 잉여시간의 활용이 아닌 문화적 권리의 확보를 통한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자는 것이다. 문화권은,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삶을 문화적으로 구성하고 참여할 권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사회의 새로운 가치 생산과 패러다임의 전환, 즉 사회적 삶을 정치ㆍ경제 중심에서 문화적 가치를 중심으로 전환하자는 적극적인 제안이기도 하다.
또한 ‘문화권’의 문제설정에는 ‘권리’와 ‘복지’의 개념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권리로서의 문화권은 삶의 질의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며, 복지로서의 문화권은 여기에 공공성과 평등의 문제를 추가로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문화권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

‘문화의 세기’, ‘문화입국’을 외치고 있지만 국민들의 문화향수 실태는 지극히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주5일근무제의 도입과 여가시간의 증대라는 조건이 국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많은 정책적 지원을 통한 준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성 확대와 복지향상이라는 기본 방향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권을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복지향상의 측면에서 인식한다면, 기본적으로 ‘문화공공성 확대와 문화복지 향상’이라는 정책방향의 수립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돈 없이도 문화활동 할 수 있는”, “늙어서도 문화활동 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만들어야만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말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방향수립은 정치, 경제, 문화영역을 넘나드는 고민 - ‘문화권’의 개념설정 - 을 기반으로 하여, 구체적인 대안정책까지를 포함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지금은 추상적인 논의보다는 실천적인 대안제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화권 확대를 위한 주요 정책과제를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공공 문화인프라의 확대가 필요하다. 공원, 광장, 문화기반시설(박물관, 도서관, 문화의 집 등) 등의 절대숫자의 확대는 국민들의 문화활동 참여를 위한 전제조건이다. 어느 집이건 ‘OO공원 옆’이라 설명할 수 있다는 영국의 예와 직접 비교는 무리겠지만, 여가시간이 나더라도 가까운 거리에 문화활동을 향유할 공간이 있어야만 문화활동도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하드웨어의 확충과 더불어 소프트웨어, 즉 운영프로그램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다. 사람들이 찾지 않는 시설은 있느니만 못할 것이다. 문화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에 지원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둘째, 정규교육과정 및 공공문화기반시설 등에서의 문화교육의 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대다수 국민들의 문화활동 증진을 위해서는 정규교육과정에서의 문화교육 실시가 매우 중요하다. 창의성과 자발성, 문화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문화교육의 실시는,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을 극복할 수 있는 공교육 개혁방안임과 동시에 졸업한 이후 사회에서도 문화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셋째, 소외계층 문화활동 지원 또한 시급하게 확대되어야 한다. 당장에 경제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여성ㆍ청소년ㆍ저소득층ㆍ노령층 등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공적 영역에서의 문화활동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분배주의에 근거한 시혜적 차원의 정책이라기보다는, 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보편적인 인간의 권리임을 인식하고 현실적인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다.

1) 참고로 월평균 여가시간은 118.2시간, 월평균 여가비 지출액은 82,675원으로 조사되었다. ‘2002 국민문화지수 개발 연구 종합보고서(문화관광부, 한국문화정책개발원, 2002.4)’ p.160-p.163 참조. 

[관련기사]
1.  [48/문화포커스] 주5일근무제 도입과 문화권 확대를 위한 정책과  (최준영 / 문화연, 2003.07.29)
2.  [48/문화포커스] 주5일제 관련 근로기준법 개악안 해설 (<문화사회> 편집, 2003.07.29)
 3. [48/문화포커스] 국민 문화향수실태의 현주소 (<문화사회> 편집, 2003.07.29)

* 본문은 본지와 기사제휴 협약을 맺은 문화연대에서 발행한 주간문화정책뉴스레터 '문화사회' http://culture.jinbo.net/ 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기사입력: 2003/07/30 [11:08]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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