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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국가보안법으로 구속할 수 있나
김일성동영상 관련 공안정국탄압에 '표현의자유' 사수 결의
 
김주영

정부의 인터넷에 대한 검열과 개입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7월 12일 민주노총게시판에 '김일성찬양동영상'이 올라온것과 관련, 경찰의 보안과에서는 담당자를 체포하겠다라거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는 공문을 보내 글을 삭제할 것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규제의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의 움직임에 대항해, 시민사회단체들은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지켜져야 한다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모습     ©대자보
7월 24일 11시 느티나무카페에서 열린 '"정부는 인터넷 공안탄압을 중단하고, 국민의 표현의 자유 보장하라" - 민주노총 열린마당 공안탄압 및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게시물 삭제 요구와 관련한 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 인터넷국가검열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의 주최로 열린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민주노총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북한 관련게시물 사건에 대해 사회단체의 입장이 발표됐다. 이와 더불어 최근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민주노총, 민주노동당, 진보네트워크센터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수백개의 게시물에 대한 삭제요구를 해온것과 관련,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전기통신사업법의 위헌성이 제기되었다. 또한 민주노총은 그 동안 닫아두었던 자유게시판을 동영상의 삭제없이, 7월 24일 다시 게시판을 열면서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본지를 포함한 인터넷 국가겸열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55개 사회단체는 네티즌의 자유로운 토론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의 부당한 검열 요구를 거부하고, 인터넷검열 기구 정보통신윤리위원회를 즉각 해체할 것, 위헌적인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를 개정할 것, 그리고 남북 화해와 협력시대에 역행하는 구시대 악법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것을 기자회견을 통해 주장했다. 검열반대공대위는 인터넷국가검열을 철폐하고, 사회적 소수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대안적인 인터넷 이용환경을 모색하고 개발하기 위한 제 민주시민사회운동단체들이 2002년 3월에 발족한 단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월 12일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수령님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된 것으로 시작됐다. 이글에는 노래와 그림이 나오는 3-4분정도의 플레쉬를 내려 받을 수 있으며,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이다. 이 글이 올라온 후 답변글 10여개와 139개의 덧글이 올라왔으며, 비판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동영상이 게재된 후, 15일 서울시경정보과에서 담당자를 구속하겠다는 연락이 왔고, 이에 민주노총 내부 논의를 위해 잠정적으로 게시판을 폐쇄했다. 그러나 글은 삭제되지 않았다. 삭제하지 않은 이유는 민주노총 자유게시판은 토론과 비판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삭제하지 않는 것을 운영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17일 서울시경 보안과에서 수사협조요청공문을 방문접수 했고,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공문을 팩스로 보내 해당 게시물 포함 491건 삭제요청을 해왔다. 민주노총말고도 민주노동당과 진보넷에도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공문이 왔으며, 관련자료를 보낼 것을 요청했다. 이는  발송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타 단체까지 보냈왔는지 여부를 확인중이다.

진보네트워크의 오병일 사무국장은 "이번 사건에서 주요하게 문제가 되는 것은 두가지 부분"이라고 설명한다. 하나는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이고, 또하나는 인터넷상에서의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인 것이다. 특히 전기통신사업법의 경우 위헌판결을 받은바 있으며, 이후 개정안이 나온 상태지만 이 또한 위헌의 소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법률적 입장에 대해 이덕우 민주노동당 인권위원장은 "지금 이렇게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해가 가지않는다"고 말하면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싸웠다고 초등학교를 없앨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얘기했다. 인터넷상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법률로 보장받고 있는 국민의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동영상을 게재했다고 해서 정부에서 게시물을 내리라거나, 체포하겠다는 공문을 보내오는 것은 인터넷을 폐쇄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이덕우 인권위원장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누구도 관여할 수 없는 인터넷이라는 것이 태어난 것인데, 권력자들은 인터넷상에서 자신이 듣기싫은 소리가 나오자 이를 어떻게 해서든 통제하려고 만든 것이 전기통신사업법이다."라고 지적하면서  전기통신사업법은 폐지되어야하는 악법이라고 말했다.

▲단병호 민주노총위원장     ©대자보
단병호 민주노총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열린마당이라는 게시판은 민주노총이 동의하는 글만을 모아두는 곳이 아니다. 만일 민주노총이 선호하는 글만을 놔두고 모두 삭제한다면 그것은 또하나의 선전물이지 더 이상 게시판이 아닐 것이다."라고 설명하면서 "민주노총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북한 관련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고 이용자들이 자유로운 토론, 비판을 통해 판단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단병호 위원장은 "이번 논란은 이미 인터넷을 통해 누구든지 쉽게 북한관련 자료를 구할 수 있고 관련홈페이지까지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상황에서 게시물 하나를 부풀린 것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아무런 문제도 아닌 것을 경찰과 언론이 과장된 사건으로 만들어 낸것일 뿐이다. 이번 북한 게시물 관련 사건의 본질은 그것을 빌미로 한 보수 언론과 경찰의 공안탄압일 뿐이다. 보수 언론과 경찰은 그 글이 마치 민주노총이 올린 것처럼 거짓선전하는 색깔 공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라며 언론과 정부의 움직임에 강력히 항의했다.

▲인터넷국가검열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정창원 운영위원장     ©대자보
공대위 정창원 운영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인터넷 시대에 언론의 자유, 표현의자유, 양심의 자유, 사상의 자유는 언론사만의 자유가 아니라 모든 네티즌의 것이 되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정부와 언론이 더 이상 코메디 같은 공안 탄압을 중단하고, 인터넷의 자유로운 토론을 보장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앞으로 인터넷에서의 자유로운 토론을 보호하기 위해 부당한 검열 요구를 거부할 것이며, 위헌적인 검열기구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해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한 이들은 이후에도 정보통신부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전기통신사업법 위헌소송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터넷은 자유로운 공간이다. 내용의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정부가 규제하려는 것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게시판은 그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나름의 원칙과 합의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의 나름의 원칙으로 운영되는 작은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은 사회에 정부의 규제가 들어가게 된다면 인터넷에서 글을 올리며 '내가 이런 글을 올려도 되는 것일까?'라는 자기검열은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이후 이것은 '내가 이런 생각을 해도 되는 것일까?'로 더 큰 자기 검열, 생각의 검열까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을 막을 수 없다면 단순히 북한관련게시물이 아닌 사고의 전반적인 검열까지 낳을 것이다.

인터넷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더 큰 발전이 있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표현의 장으로서의 인터넷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사입력: 2003/07/25 [11:1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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