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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진출해 진보정당의 역할 넓히겠다
'노동귀족화' 발언은 망언, 비정규직문제에 적극 대응할 터
 
김광선   기사입력  2003/07/12 [16:33]

87년 민주화운동부터 지금까지 진보정당으로서 한국정치사에 획을 긋고 있는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은 지난 대선에서 노동자, 농민의 정당이라는 인식을 뛰어 넘어 대중화 된 정당이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민노당은 민주노총과 정부의 사이에서 정당으로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80년대 운동권의 정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작년 대선 이후 자신감과 변화된 여건 속에서 국회 옆으로 당사를 옮기면서까지 원내 진출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과연 내년 총선에서 민노당이 또 ‘행복하십니까’ 열풍을 전국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을 만나 총선에 대한 전략과 당의 정책에 대해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     ©대자보
▼지난 대선에서 권영길 대표가  TV토론에 나와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말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이 대중적인 이미지를 획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듯싶다. 당사를 옮긴 후 민노당은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는가. 그리고 사무총장은 지금 행복한가

건물을 옮겼다고 살림살이가 나아진 것은 아니고, 살림은 예전과 비슷하다. 그리고 행복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일 당사를 이전하면서 노회찬 사무총장은 “걸어서 국회로 출근할 것이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원내진출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는데 사무총장으로서 내년 총선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민노당이 만들어진지 올해로 3년이고, 내년이면 만 4년이 된다. 또 87년 민주화 운동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17년의 세월이 흘렀다.

진보정당운동이 의회 활동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의회활동이 없다면, 절반의 운동밖에 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몇 석이 되든 내년에는 의회에 교두보를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의회활동을 할 예정이다. 결국 내년에는 의회투쟁을 한다는 입장에서 진보정당 운동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본다.

▼지난 16대 총선에서 몇몇 지역에서 민노당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고, 지난 대선에서도 정몽준 지지철회 파동으로 인해 당이 내세운 예상 득표율 5%를 획득하지 못했다. 그만큼 민노당은 국회에 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할 것 같은데 항상 아쉽게도 마지막 뒷심이 부족했다. 사무총장으로서 왜 그런 결과가 발생했다고 생각하는가

이른바 사표심리이다. 민노당을 지지는 하는데도 당선은 안되니까. 유권자로서는 민노당의 후보를 차선으로 놓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선택하는 심리이다.

내년에도 이러한 사표심리가 하루아침에 없어진다고는 보지 않는다. 다만 역대선거를 분석해 보면, 사표심리가 가장 많이 발동한 선거는 대선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총선은 대선보다 사표심리가 많이 발동하지 않는다.

또 지난 대선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민노당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고, 당의 후보들이 내년 총선에서 철저히 준비를 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선거제도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으나, 1인 2표제로 간다고 볼 때 민노동은 최악의 선거제도에서도 반드시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근에 한나라당의 최병렬 대표가 석패율제를 주장하면서, 선거제도가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노당이 지금까지 주장한 정당명부제의 취지와 최병렬 대표가 주장하는 석패율제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일종에 완전 비례대표제 이다. 비례대표제의 제도로만 선거를 치르는 나라도 많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1인 2표제의 비례대표제이다.

완전비례대표제는 100% 비례대표제이지만, 나라에 따라 50%, 40% 줄여나가는 절충형이 있다.

최 대표는 이번 대표경선에서도 독일식 비례대표제를 주장했었다. 그러나 지금 석패율을 주장하는 것은 일본식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의도로 비춰진다. 그러나 석패율제라는 것은 지역구에 등록하고 권역별에도 동시에 등록할 수 있다는 제도로서, 정당명부제를 한다면 굳이 석패율제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2000년 2월에 여야 3당이 1차 합의한 선거제도가 일본식 석패율제였다. 그러나 국회에서 낙선운동을 불허함에 따라 시민단체의 완강한 반발로 인해 원안을 포기했다.

석패율제도는 실행된 제도는 아니나, 이미 여야가 합의했던 제도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의 입장에서는 석패율제도를 도입하느냐 안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국구 의석의 비율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행사할 경우 의석이 초과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 의석이 초과되는 것이 자연스럽지가 않은데

독일식 정당명부제는 의석수가 유동적으로 변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왜냐하면 독일식은 지역구와 전국구의 비율이 1:1로 구성돼 있다. 또 전국구의석과 지역구 의석을 정할 때 선후관계를 따지자면 정당에 먼저 의석수를 배분해 놓고, 그 다음에 지역구 의원을 선출하기 때문에 당연히 의석수가 약간 초과할 수 있다.

정당명부제를 반대하는 여러 가지 의견 중에 하나로 우리나라 정당구조상 당내에서 정당명부제를 소화할 수 있는 인프라가 제대로 구성돼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당내 민주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노당은 오히려 선거제도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당내 민주화를 이룰 수 없다고 본다. 앞으로 100명이 넘는 비례대표의원을 선출해야 하는데, 과거처럼 당의 총재나 몇몇 그룹들이 공천권을 행사할 경우 갖가지 인사청탁에 관한 비리와 지역주의 정당이 확대 재생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당내 민주화를 위해서도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하는데, 민노당은 지역주의를 근거로 하지 않고 최대한 정당의 정책과 이념을 반영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대선에서 실제 역대 대선보다 20~30대의 참여가 저조했다. 일반 언론에서는 노무현대통령의 당선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네티즌들의 참여가 활발했다고 포장했는데, 실제로 조사기관에 따르면 역대 대선보다 젊은 층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민주노동당도 향후 총선을 위해 진보의 색깔을 선보이고 노동자 농민에게 한정된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있다. 사무총장으로서 네티즌을 확보하기 위해 대안이 마련돼 있는가

그 점은 지적한 데로 지난 대선에서 뼈아프게 반성한 부분이다. 네티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상적 정치 활동으로서의 사이버 활동을 해야 한다고 본다. 대개 선거 때 후보 홈페이지를 만들어 홍보 효과를 누리는 것은 어느 정도 이득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크게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다.

현재 당은 인터넷 매체를 갖기 위해 몇 개월 동안 논의했다. 곧 여름이 가기 전에 논의가 마무리되고 가을에는 선을 보일 예정이다. 그렇다고 매체에 너무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매체를 통해서 좀더 대중적이고, 담론을 형성해 나가는 열린 광장을 추구할 것이다. 그래서 당원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매체는 당원이 아닌 사람도 문턱을 의식하지 않는 열린 공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는 진지전이 아닌 기동전을 펼쳐 여러 사이트에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건전한 토론을 유도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과 정성이면 네티즌들이 움직일 것이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     ©대자보
▼민노당은 그동안 노동자 농민 소시민을 위한 정당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반면 교조적이고 엄숙한 정당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혹시 진보누리(
www.jinbonuri.com )를 알고 있는가 진보누리는 ‘민주노동당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라고 내세우면서, 정치사이트는 의례 교조적이고 딱딱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넘어섰다고 평가 받고 있다. 민노당의 사무총장으로서 네티즌과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대안이 있는가

네티즌의 감수성, 감성에 맞는 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사실 운동권문화의 좋은 점은 받아들여야 하지만 문화혁명을 해야 하는 면도 있다. 진보누리와 같은 경우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를 수 있으나, 지지하면서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고, 건전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각각의 구성원들을 모두 만족할 수는 없지만 당은 그들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진보적인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민노당의 정체성을 두고서 당의 칼라가 17년 동안 노동자 농민만을 위한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고, 80년대의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민노당이 더욱 대중적인 당이 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사실 억울한 면이 있다. 민노당은 많이 바뀌었는데 사람들이 고정관념으로 당을 대하는 것 같다. 민노당이 실제로 어떤 강령이 있는지 밖에 있는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예를 들면 상인들을 위해 민노당이 상가임대차 보호법을 위해 싸웠고, 환경, 여성, 소수자 등을 위해 많은 활동을 했다. 이런 것을 알면 민노당이 노동자만을 위한 정당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할 것이다.

그러나 당이 만들어진 것도 불과 3년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드러나는 것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여성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민노당은 어느 당보다 앞서서 활동을 했지만 알려지고 있지 않다. 

또 민노당이 노동자들만을 위해 특별히 한 것도 없다. 단지 민주노동당은 이름부터 시작해서 구성원들까지 노동자를 위한 활동을 한 사람들이 짜여 있기 때문에 노동자만을 위한 정당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당의 활동 가운데 논평이나 성명발표를 보면 특별히 어느 한쪽으로 편중된 것은 없다.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고 정책을 내놓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노동자 농민만을 위한 당이라는 고정관념은 일종에 선입견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은 여전히 노동자, 농민, 여성, 청년, 장애인들의 당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에서는 이번 철도파업을 통해 노동자의 목소리와 정부의 목소리만 높았지 민노당의 목소리는 찾아 볼 수 없었다는 평가가 있고, 또 민주노총에 끌려간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민노당의 목소리는 없었다고 시인한다. 이것은 마인드의 문제가 아닌 힘의 문제이다. 민주노동당이 철도, 화물, 조흥은행의 문제에 협상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다.

함께 투쟁하고 연대하는 문제는 열심히 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조흥은행 파업 마지막날 당에서는 100여명의 조합원을 수용하려고 했다.

투쟁에 민주노동당이 열심히 싸웠느냐고 질문을 던진다면, 자신 있게 열심히 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당이 투쟁을 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노동자와 정부와 사용자가 민노당을 협상의 대상으로서 인정하지 않는다. 이것은 힘에 논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스스로 극복해야 될 문제이다.

노사관계는 계급관계이다. 노와 사의 정치적 역학관계의 반영이다. 최근에 네덜란드식 노사관계가 논의되고 있는데, 네덜란드식 노사관계를 정확히 들여다보면 그것은 네덜란드의 ‘노동자 정당’과 ‘사용자 정당’의 역학관계를 반영하는 제도이다. 그러면 한국의 노사관계를 이야기하자면, 노사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정치부분은 빼놓고 이야기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NEIS의 문제를 놓고 보자. NEIS의 문제는 엄연히 전교조가 포함돼 있지만 사실은 국가 정책 문제이다. 그렇다면 NEIS의 문제는 전교조를 대변하는 정당과 교총을 대변하는 정당이 국회에서 정책적으로 싸워야 하는 문제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회에서는 이야기조차 나오지 않고, 결국 전교조와 정부가 바로 부딪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이 설 공간이 마련돼 있지 못 하다는 것이다. 결국에 민주노동당이 성장한다는 얘기는 당의 성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정당이 설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과의 관계에서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할 때 민주노동당이 너무 끌려간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끌려간다는 표현은 맞지 않고, 정확히 말한다면 하고 싶은데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당이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국회에 의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민노당은 현재 의석이 없기 때문에 협상자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는 반드시 달라질 것이다.  

멀리 내다본다면 진보정당과 조합과의 관계는 항상 긴장관계로 성립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노동조합이 파업을 할 때 노동당 대표 룰라는 파업을 고려하라고 말한다.

결국 정치세력과 조합과의 관계는 긴장관계가 성립되고 당과 조합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민주노동당은 하루빨리 정치세력화 해서 노동자, 농민, 여성, 환경, 장애인 등의 입장을 대변해 정책으로서 정부를 압박하고, 제도를 마련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민주노동당의 힘이 너무 부족하다.

▼최근 노동문제의 핵심은 비정규직에 관한 문제라고 본다.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비정규직 문제는 당에서 작년부터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단순히 그들의 처지가 어려워서 중요하다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는 전체 노동자의 문제이다.

정규직 문제 따로, 비정규직 문제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비정규직 문제가 확대일로에 놓여 있고 노동 3권으로부터 무방비상태에 놓여 있는 것은 비정규직만의 문제로 규정지을 수 없고 정규직의 생존권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민주노동당에서는 비정규직에 관해 별도의 특별위원회를 조직하고 정책과 예산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고 본다. 비정규직이 사회적인 화두로 떠오른 것은 지난 대선 때이다. 그동안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학자들 가운데 전문가들만이 공감한 부분이었지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화되지 못했다.

실제로 비정규직화의 문제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재 여성취업자 중에서 비정규직 여성은 80%를 넘어서고 있다. 비정규직의 인권, 노동3권의 문제는 결국 국민들의 문제이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은 다양한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88년 현대자동차 파업에 중재자로 나서는 등 노동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으나, 최근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을 두고 ‘노동 귀족화’ 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격분했다. 대단히 잘 못된 발언이고 극히 실망스러운 발언이다. 흔히 노동귀족이라는 것은 같은 노동자가 다른 노동자를 착취해서 영화를 누리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제2인터네서널의 간부들이 실제로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지 않고 그들의 영화를 위해 노동자가 노동자를 착취했던 사례도 있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에도 일부 어용노조들의 간부도 귀족화 된 경향을 찾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아는 모 항공사노조의 노조 위원장은 장기 집권하면서 차가 볼보(VOLVO)이다. 또 어떤 노조 위원장은 국회의원도 지냈고 의원을 하면서도 노조 위원장을 겸했다. 아마 아들 결혼식 때 경비행기 띄워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일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귀족화된 노동자라고 규정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은 다른 맥락이라고 본다. 그들이 다른 노동자들에 비해 임금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임금 많이 받으면 노동귀족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또 이 사람들이 적게 받으면 다른 노동자들이 임금을 많이 받게 되는 것도 아니다. 또 다른 노동자들의 임금을 착취해서 많이 받고 있는 것도 아니다.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문제는 과연 그들이 일한 만큼 임금을 많이 받고 있는 가라는 문제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회사는 지금 수백억의 수익을 내고 있고, 노동자들은 잔업까지 하면서 노동을 하고 있는데 과연 이들이 받는 임금으로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서 보면 노대통령의 발언은 대단히 잘못된 발언일 수밖에 없다.

▼최근에 재벌은 “파업 때문에 불안에서 사업 못 하겠다”는 말이 나온다. 또한 정부와 언론까지 3박자를 이루면서 노동자에게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 민노당은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가

파업망국론에 대해서 파업부국론을 내세우고 싶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기본적으로 규정하는 철학이 가장 큰 문제이다. 재벌들은 강성노조가 있는 곳에 조차도 노조를 적대시하고 있으며 가급적이면 없애려고 하고 있고, 할 수 없이 노조가 있다면 친자본가적인 노조였으면 좋겠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사측은 노동자와 대등한 차원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보자는 의도가 없이 원시적인 단계로 노사문제를 풀어가려고 한다.

외국에서는 우리나라를 볼 때 노동운동에 있어서 전통적인 국가로 인식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본가들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재벌들은 노동자를 말살하려는 의도로 “파업 때문에 불안에서 사업 못 하겠다”는 망언이 나오는 것이다.

▼최근에 한국노총이 사민당을 통해 정치세력화 하겠다고 표방함에 따라 진보적인 세력이 분열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제기가 있다.

진보적인 세력이 정치세력화 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한국노총이 정치세력화 하면서 분열의 양상을 띠면 곤란하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한국노총의 지도부는 어떨지 모르나, 조합원은 민주노총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사민당이 정치세력화 되면서 민주노동당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에는 함께 가기 위해 현재도 노력하고 있고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노동당이 노무현정부를 공격하는 것은 결국 한나라당과 같은 동선에 있는 것이 아닌가

왜 그런 생각을 하는가 분석하면, 민주노동당이 안중에 없는 것이다. 정치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만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잘돼야 하고, 한나라당이 망해야 하는데 왜 민노당은 한나라당을 공격하지 않고, 민주당을 공격하느냐’ 라고 하는 논리는 민주노동당은 안중에도 없는 개념이다.

존재자체가 안중에 없는 것과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발생된다.

민주노동당의 정치세력화를 위해서는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어느 쪽이건 깨지는 것이 민노당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심지어는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수도권이전을 내세울 때, 노 대통령이 인천에서 수도권이전에 대해 엉뚱한 발언을 하기에 비판의 글을 썼는데, 한 네티즌은 “지금에 와서 그런 소리를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댓글을 쓴 것을 보고 더욱 놀랐다.

현재 민주노동당의 진성당원은 몇 명인가

3만5천이다. 당원이 일년에 2배정도 늘었다. 처음에는 수가 적어 2배가 가능하지만, 덩치가 큰 상태에서 2배로 늘어가는 것은 고무적 현상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당원이 늘어나면서 당비 납부액이 평균적으로 조금씩 떨어지는 면이 있는데, 오히려 요즘은 당원이 늘어나면서 1인당 당비 납부액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동시에 뒤에 들어오는 당원일수록 활동의 열기가 높다.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뒤에 들어오는 사람일수록 개별적인 의사로 들어오고 있다.

민노당 지구당의 특성 가운데 하나는 한국의 정치와 방향성, 정책 등을 논의하고, 대안담론을 펼치는 장소이다. 솔직히 안면이 없는 사람과 정치를 논한다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진보정당에 애정을 갖고 개별적으로 입당해서 처음 보는 이들과 진보정치를 논하고 있는 모습은 앞으로 민주노동당이 더 큰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현상이라고 본다.

▼장시간 인터뷰에 감사하다 내년 총선에서 많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민주노동당의 존재를 널리 알려달라. 내년에는 국민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진행: 이창은 편집국장, 대담·정리: 정치부 김광선 기자)


[노회찬 사무총장은 도깨비]

수수한 인상과 똑소리나게 언변이 좋은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은 토론의 달인답게 인터뷰 내내 논리적 허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사에서 직원들은 그를 ‘도깨비’라고 부른다. 관계자에 따르면 “조금 전까지 사무총장실에서 집무를 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결재를 맡으로 가면, 순간이동을 한 것도 아닌데 사무실에 없고, 뒤돌아서면 사무실에서 집무를 보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그는 민주노동당에서 가장 바쁜 인물이다.

그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현 <강서 여성의 전화> 김지선 대표와 결혼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현재 민주노동당에서 삼촌과 같은 인상으로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1956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노동운동에 관심을 가졌고, 함석헌, 백기완, 김상현과 같은 지인들을 찾아 다니며 민족과 민주주의에 관해 ‘학습’을 했다. 83년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1987년에 인천지역 민주노동자연맹 창립을 주도했다. 92년부터 95년까지 진보정당추진위 대표를 역임하며 노동운동계에 투신. 90년대 들어 <매일노동뉴스> 대표를 맡았고, 현재는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으로서 진보정당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미래를 위한 투자는 진보정당의 후원으로
   민주노동당 홈페이지 안내 http://www.kdlp.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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