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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한국군 파병지 '디반'은 어디에 있나?
[한상진의 중동통신] 티르 근처에 존재치 않아, 가보지도 않고 결정했나
 
한상진   기사입력  2007/04/11 [02:29]
레바논 한국군 파병지가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현지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파병지라고 알려진 디반(Debban)이라는 마을을 찾아가고자 했었습니다.
 
그런데 조금은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발표된 대로라면 티르 반경 3~5km 이내에 디반이란 이름을 가진 마을이나 소읍이 있어야만 하는데 티르 인근에는 그러한 이름을 가진 마을이나 소읍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았고, 혹시나 지도에도 안나온 조그마한 곳인가 해서 티르에서 운전을 하는 운전기사들에게 물어봤지만 그런 지명을 아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택시 기사 한사람이 ‘딥빈’이란 도시가 있다며 혹시 그곳이 아니냐고 해서 데려다 달라고 했더니 티르에서 30여 km 떨어진 곳까지 데리고 가더군요. 그곳은 NIFIL의 활동 영역 밖에 해당되는 곳이었습니다.
 
티르 인근 5Km이내에 비슷한 이름을 가진 곳은 타이르 딥바(Tair Debba) 단 한 곳 밖에 업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곳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UNIFIL본부에 전화를 했더니 한국군 주둔지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대답을 하더군요.
 
[참고기사] 레바논 파병지 ‘디반’으로 확정 (한겨레, 2007, 4. 6)

▲레바논 파병 예정지라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힌 티르 인근 '디반'은 레바논 현지조사 그러한 지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한국군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인가?     © 서울신문 그림
합동참모본부는 6일 레바논에 파병될 한국군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의 주둔지가 레바논 남부 해안도시 티르에서 동쪽으로 약 3㎞ 떨어진 디반(Dibban) 지역으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합참은 이날 “최근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 사령관한테서 한국군 주둔 지역을 놓고 레바논 정부와 협의를 마쳤다는 공식 서한을 받았다”고 말했다.

디반 지역은 구릉지로 지대가 높아 관측 감시가 용이하며, 지난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 때도 피해가 거의 없었다. 지난해 정전 이후 디반 지역 안 유엔 관할지구에서는 사소한 충돌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전해졌다.

디반 지역에서는 유엔평화유지군 사령부와 레바논 정부, 토지 소유주 등과 협의가 완료돼 시설공사를 위한 1만여평 규모의 터 정리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특전사 병력 중심의 파병병력 350여명을 오는 6월께 선발대, 7월 중순께 본대를 파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성걸 기자
skkim@hani.co.kr
 
어디선가 행정상의 착오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한국 정부가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UNIFIL 본부에서 확인을 해본 후 이메일을 보내 주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한국군 선발대로 들어온 사람들이 현장을 가보지도 않은 상황에서 파병지가 결정되었다고 군당국이 발표를 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도시에 군대를 보내겠다는 발표를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 곳에도 들어갈 수 있는 한국군은 유령군대겠지요…
 
이스라엘과의 작년 여름 전쟁으로 반미 감정이 확산되어 가고 있기는 하지만, 레바논 경제는 철저하게 미국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시중에서는 달러화가 레바논 화폐와 함께 유통됩니다. 환율은 살 때와 팔 때 상관없이1:1,500 레반으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종종 웃지못할 촌극이 발생합니다.
 
시중에서 달러는 레바논 화폐와 함께 통용되지만, 달러화를 발행하고 폐기할 권한이 레바논 국립은행이나 정부에 없다보니 오래된 낡은 달러화는 기피하는 분위기가 대단히 강합니다.
 
한번은 물건을 사면서 레바논 화폐가 없어서 100달러 지폐를 내고 거스름돈을 50달러 지폐 한장과 나머지 잔돈으로 받은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이 50달러로 물건을 사려고 하는데 이 돈을 받는 가게가 단 한군데도 없었습니다.
 
서툰 영어로 다들 ‘(질이)나쁜 돈(bad money)’라고만 말할 뿐이었습니다. 혹시 환전소에서는 바꿔줄까 해서 가봤더니 역시 안바꿔 준다고 합니다. 마침 한 환전소에 영어를 제법 하는 친구가 있어서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왜 안받겠다는 거냐? 만약 이 돈이 위조화폐라서 그렇다면 경찰서에 신고해야 할 것 같으니 정확한 이유를 알려달라.”
 
그랬더니 이 친구 하는말 “ 돈 자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단지 돈이 낡아서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돈이 비록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단 한군데도 파손된 곳이 없는 멀쩡한 돈이다. 도대체 뭐가 문제냐?”
 
“문제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바꿔줄 수 없다. 저기 길모퉁이에 있는 환전소를 가봐라. 거기서는 바꿔줄지 모른다.”
 
그래서 그곳으로 갔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이 돈을 사용하거나 바꿀 수 없다. 당신네 집에서 바꿔줄거라고 해서 왔다.”고 말을 건넸습니다. 한참 돈을 들여다보던 이친구 하는 말, “40달러로 쳐서 환전을 해 주겠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10달러도 그냥 버리기에는 큰돈이기에 일단 환전을 포기한 후 나중에 이 돈을 내게 거슬러준 가게로 가서 이 돈을 바꿔줄 것을 요구하거나 이돈으로 물건을 하기로 하고 일단 다른 돈으로 물건을 구입하였습니다.
 
마침 친구가 그 가게에서 물건을 사다줄 수 있느냐고 해서, 돈도 바꿀 겸 그렇게 하기로 한 후 그 가게로 찾아갔습니다. “처음에는 자기네도 이 돈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을 하더군요. “무슨소리냐? 당신네가 나한테 준 돈이다. 당신네는 나한테 사용할 수 없는 돈을 주고 이 돈을 이제는 받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냐?” 라면서 높은 언성으로 강하게 항의를 하자, 그곳의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와서 무슨 일이냐고 묻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잠시후 종업원이 그 돈을 들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그러더니 거스름돈을 가져오면서 “미안하다.” 고 하더군요. 은행에서 환전을 해 오는 것 같았습니다.
 
그 이후 저 역시 레바논 사람들과 똑같이 낡은 달러화는 거스름돈으로도 받지 않고 있습니다. 혹시 레바논을 여행하실 분들은 절대 낡은 달러화를 들고오시면 곤욕을 조금 치르게 될 것입니다.
 
카심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아직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라크에서 여행사를 하면서 반전평화팀과 함께 일한적이 있던 친구입니다. 반전 평화팀 초청으로 한국엘 다녀간 적도 있습니다.
 
카심이 지금 에르빌로 나와서 난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바그다드에선 어려운 살림이 아니었는데, 에르빌에선 대단히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입이 없어서 가지고 있던 물건을 하나씩 팔아가면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친구 생활에 도움이 될만한 일거리를 찾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마도 언론사에서 이 친구에게 이라크인의 눈으로 본 이라크 상황과 에르빌 한국군의 활동에 관한 현지 르포 등의 기고를 받고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지원 방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카심에게 본인의 의사를 물어봤고, 이 친구는 당연히 적극적으로 할 용의가 있다고 답변을 해 왔습니다. 언론사 종사자분 중 관심이 있으시거나 아니면 주위에 아시는 언론사가 있다면 주선해 주셨으면 합니다.
 
일단 제게 연락을 주시면 카심과 연결시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정과 관련된 논란이 뜨거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통신비밀 보호법이 아니더라도 지금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정부가 이미 감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실제로 저도 그 피해자 중 한사람입니다.
 
2003년부터 제 이메일 중 제목이 약간 민감한 메일은 제가 읽어보기 전에 누군가 읽어본 흔적이 있더군요. 그 후 이라크의 한국 대사관에서 대사관에 감금당한 상황에서 대사관 직원들과 심한 논쟁을 벌인적이 있었습니다. 논쟁 과정에서 대사관 직원 중 한사람이 제 메일 내용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더군요. 제 메일을 읽지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직원은 그 말을 해놓고선 “아차 실수다!” 싶었는지 살짝 제 눈치를 살피더군요.
 
그 후 정부쪽에 보안이 필요한 메일은 별도의 메일 계정을 다른 나라의 서버에 다른 친구의 이름으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후로도 메일을 이용할 때 이상한 일이 종종 발견되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제 이메일로 제가 “당신들이 내 메일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있다. 계속 그런짓을 했을 경우에는 내가 한국들어가서 골치아픈 일이 생길 것이다. 그만해라.”라는 제목으로 메일을 보내기까지 했습니다.
 
그 후론 이상한 현상은 사라지더군요.
 
통신비밀 보호법이 제정된다면, 아마도 이러한 감시나 도청이 합법적으로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그리고 제가 제 메일로 보내서 했던 항의는 “합법”이란 이름으로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되겠죠.
 
레바논에서 한상진 드림
* 글쓴이는 현재 이라크 바그다드 평화교육센터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함께가는사람들(www.ihamsa.net)은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 이라크 평화교육센터, 팔레스타인 평화팀,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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