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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 벅스(bugs)퇴치 위해 결의대회 갖다
박진영씨, 10만장 넘은 음반없어, 무단음악서비스 비판
 
손봉석   기사입력  2003/07/09 [20:55]

God, 박진영, 이문세, 이수영, 이승철 이정현, 등 국내 정상급 인기가수 1백여명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불법음악사이트  퇴치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불법음악사이트 퇴치를 촉구하는 결의대회     ©손봉석

이들은 한국음원제작자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결의대회에서 '디지털 음원 무단 사용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일부 음악사이트가 법원의 복제금지 가처분 판결 이후에도 무료 음악서비스를 제공해 사유재산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료화 논의 이전에 음악사이트들이 가수와 제작자로부터 음악 사용에 대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P2P 방식의 파일 교환서비스 업체들도 불법 파일을 삭제하도록 조치를 취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가수 이문세씨는 "창작자의 노력의 산물을 어떤 허가도 없이 이용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기술발달로 인해 청소년들이 도덕적 죄책감 없이 저작권을 위반하는 이들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가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수 이승철씨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인터넷에서 정당하게 사전승인을 받고 음악을 서비스하는 깨끗한 합법 사이트들을 지지해 주셔야만 음악인들이 더 좋은 음악을 창작해 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재즈락 밴드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기타리스트 김종진씨는 '문화관광부,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 정통부, 대통령께 드리는 글'을 통해 "사전 승인 없이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불법 사이트들에 대한 조치와 P2P, 파일교환 서비스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불법 파일들을 삭제할 수 있도록 조속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서울음반의 함용일 대표는 "오늘 결의대회는 단순히 이권이나 금전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유재산인 지적소유권에 대한 최소한의 개념과 예의를 지켜달라는 것"이라며 "인터넷 업체들은 이제까지 아무런 통보나 협의도 없이 무단으로 창작자와 음원소유자의 권리를 침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함 대표는 그러나 인터넷음악서비스업체들이 창작자와의 직접계약을 원하고 있는 것이나 음반사의 인접저작권요구액 액수가 너무 크다고 주장하는 점 등 산업적인 알력관계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오늘은 무허가 불법사이트에 대해 중심을 두고 말하고 싶다"며 "아직 그쪽과 공식적인 접촉이 없어 말하기 힘들다"고 짧게 답했다.    

주최 측은 이 자리가 '벅스뮤직'을 비롯해 이들의 음원을 승인 없이 사용하고 있는 사이트들에 합법적인 음원 사용을 촉구하고 음반기획자와 가수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8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인터넷 음악사이트 '벅스뮤직'의 박 모대표(36)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9일 새벽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음반업계가 인터넷 상에서의 음원무단 사용 근절을 요구하며 각 음반사 소속 가수들까지 동원해 결의대회를 벌이는 등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일부 음반사가 인터넷 시장에서의 유통망을 유료화하고 지배하기 위해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길들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저작권 대행사 관계자는 "벅스뮤직 등이 20% 혹은 가입자 1인당 5백원(한달기준) 으로 책정한 인접저작권료가 너무 높다며 방송수준(8.9%)으로 요구한 한 것이 받아들여 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음반 제작자들은 4천억원 대에 달하던 음반시장이 규모가 2천5백억원 규모로 줄어든 것이 인터넷 때문이라고 보고 이를 인터넷의 유료화를 통해 보상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 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진영씨 일문일답]

이날 집회를 끝난 후 가수이자 음반프로듀서인 박진영씨가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로 진지하게 가수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었다.

▲ 가수 박진영씨     ©손봉석
질문 : 현재 음반업계의 상황이 어느 정도인가?

박진영(이하 박) : 이전에는 몇 백만 팔리는 음반도 나왔는데... 올해 10만장을 넘은 음반이 없는 실정입니다.

질문 : 이 문제를 음반사와 인터넷업체의 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박 : 진짜로 중요한 것은 실제 주인인 창작자에게 허락을 받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런 오해를 많이 받는데 저도 제가 제작한 곡을 홍보용으로 혹은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만든 사람의 허락은 받아야 합니다. 지금 불법은 무료보다는 무단의 문제입니다. 인터넷 음악 서비스 업체로부터는 사전에 통보나 이야기가 없었습니다.

질문 : 이번 모임과 관련해 가수와 제작사 간에 이견은 없었는지?

박 : 개인적으로 저는 가수면서 제작자이기도 한데 이렇게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처음ㅇ;LS 것 같습니다.  

질문 : 인터넷에서 무단으로 다운 받는 곡은 작품으로서 음질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는 지?

박 : 저 같은 경우는 마스터링과 믹싱을 모두 미국에서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변환작업을 할 때 밤을 새우면서 고생도 합니다. 그런 음악을 최적의 환경이 아닌 상황에서 듣는 다면 온전하게 창작물을 감상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가수 박진영 씨     ©손봉석
질문 : 이런 문제에 대해 외국의 예는 어떤가?

박 : 제가 알기로는 미국은 4주 전에 모든 파일사이트 운영에 있어서 저작권을 침해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4천만원 상당의 벌금을 내는 것으로 법이 정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질문 : 네티즌들이 느끼기 쉽게 문제를 설명한다면?

박 : 현재 합법적으로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1~2곳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곳들이 문을 닫기 직전이라고 합니다. 이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이라고 여겨집니다.   

질문 : 네티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박 : 여러분이 좀 당황하시기도 하고 화가 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문제의 핵심은 다른 사람이 고통 속에 만든 창작물을 무단으로 허가도 받지 않고 사용했고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청소년 여러분은 앞으로 저 같은 가수나 화가 같은 예술가가 됐을 때 곧 닥칠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 지혜를 모아 이 문제를 해결을 해야 할 때입니다.    

* 필자는 문화평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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