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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KBS는 정연주 사장의 KBS?
전두환씨 출연요구 KBS프로그램, 네티즌 입빌려 맹공
 
김주영   기사입력  2003/07/04 [11:26]

▲ 조선일보 기사 일부 네티즌 "정연주씨 집앞에도 카메라 들이대라     ©조선일보홈페이지
조선일보가 이제는 KBS프로그램을 이용해 정연주 사장 죽이기에 나섰다. 지난 7월 2일 방송된 KBS의 '생방송 시민 프로젝트 나와주세요!' 전두환 전대통령 편에 대해 프로그램방식과 의도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사의 홈페이지의 네티즌의 글을 이용해 정연주 사장의 KBS라는 식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된 프로그램은 KBS의 개편 이후 새로 개설된 것으로, 첫 방송으로 ‘추징금 미납자, 전두환씨를 불러내라’를 기획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 앞에 중계차를 보내 전 전 대통령의 TV출연을 요구하는 모습을 생중계하기로 한 것이다. 이날 방송된 것에 대해 KBS시청자게시판에는 '공영방송인 KBS에서 이런 인권 침해적 프로그램을 내보내도 되느냐'라는 반발부터 '이건 코메디다'식의 반응까지, 방송의 내용과 형식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방송 이후 게시판에는 프로그램에 대한 800여건의 글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조선일보의 이번 기사가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KBS의 공공성 문제, 정확하게는 정연주 사장을 들고 집중적으로 문제삼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기사는 조선일보에서 인터넷 판으로만 볼 수 있는 기사이며, '일부 네티즌 "정연주씨 집앞에도 카메라 들이대라"'라는 제목으로 7월 3일 게재됐다. 이 기사의 곳곳에서는 정연주 죽이기에 선봉에 나선 조선일보를 확인할 수 있다.

[관련기사] 일부 네티즌 "정연주씨 집앞에도 카메라 들이대라", 조선일보(2003.7.3)

정연주 죽이기는 기사의 첫마디부터 시작된다. 아래가 기사의 시작 부분이다.

▲ '전두환씨 나와주세요' 프로그램 촬영모습     ©조선일보홈페이지
정연주 사장의 KBS가 지난 2일 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자택에 카메라를 출동시켜 추징금 미납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한데 대해 네티즌들의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KBS 2TV의 ‘시민 프로젝트, 나와주세요’ 프로그램을 본 네티즌 최일호씨는 chosun.com의 독자 100자평 코너에 “다음엔 정연주 KBS 사장이다”라며 “정연주씨 나와주세요. 아들들 군대 안 간 사연 좀 들려주세요”라고 적었다. (조선일보기사 中)

그냥 KBS가 아닌 정연주 사장의 KBS다. 언제부터 KBS가 누구누구 사장의 것이 되었는지 알 수 없다. '누구의'라고 표현하는 것은 소유를 의미하는 것인데, 부정적으로 '소유되고 있다'는 식의 의미와 '그 인물이 정연주다' 라는 식으로 기사를 시작함으로써, 앞으로 기사안에서 전개될 KBS의 문제점에 대한 비난의 화살을 정연주씨에게 돌리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이는 이번 기사에서만이 아닌 KBS프로그램에 대한 일반보도 기사에서도 똑같이 되풀이된다.

방송제작진은 지난달 25일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을 찾아가 정연주 KBS 사장 명의의 프로그램 출연 요청서를 전달했다. 이 때문에 이 PD는 “전 전 대통령이 스튜디오에 나올지, 현장으로 나올지, 안 나올지 확률은 모두 같다”고 말했다. ‘전 전 대통령이 방송에 출연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냐고 보느냐’고 묻자 이 PD는 “글쎄요. 90%였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조선일보기사 中)

프로그램 출연 요청서라고 해도 될 것을 '정연주 KBS사장 명의로'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런 보도태도는 한라나당의 '정연주사장의 아들의 병역문제'에 대한 주장을 여과없이 계속적으로 보도하는 것과 연장선상에 있다.

[관련기사] 윤익한, 조선일보의 '황당한' KBS 정연주사장 흔들기, 대자보

우현성 씨는 “개인적으로 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전씨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방송하는) KBS의 보도 태도는 공영방송인지 의심스럽다”며 “극히 오락적이고 저질이고 계획적인 음모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기사 中)

기사는 공공성의 문제를 들고 나온다. KBS의 보도태도에 대해 잘못된 것이 있다면 지적은 있을 수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문제에 대한 프로그램'이 어느정도 문제가 있다는 것은 시청자들도 공감을 하고 있다. 이번의 KBS의 프로그램은 이러한 비판을 수용해야 하는 것은 옳을 것이다. 어느정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건을 '몰카' 식으로 방송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것을 'KBS의 사장'의 문제로 부각시키는 조선일보의 보도태도 또한 문제가 제기 되어야 한다.

기사의 논점은 KBS프로그램의 공공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보다는, 정연주 사장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모든 것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본 논리는 사장이 문제 있으니 프로그램도 문제 있다는 것이다. 이를 조선일보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시에는 조선일보사주에 문제가 있으니 조선일보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이제는 인터넷 시대에 발맞추어 조선일보도 인터넷 네티즌의 입을 빌려 자신의 논조를 이야기하고 있다. 각양각색의 인터넷신문들이 등장하고 있고, 그 성향에 맞는 독자들이 있는 것을 생각해볼 때 이는 당연한 반응일 수 있다. 조선일보는 오히려 그들의 입맛에 맞는 네티즌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이 아니라, KBS 홈페이지 내에서 대부분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를 이야기했어야 한다. 그런 상식도 모른다면 앞으로도 '아님 말고'식의 기사밖에 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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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7/04 [11:2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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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영 2006/06/28 [11:12] 수정 | 삭제
  • 지금도 무서웡~~~~~~~~~~~~~~~~~~~~~~~잉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