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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구기득권세력의 반발을 분쇄하겠다
신임 MBC노조 최승호 위원장 포부 밝혀
 
김철관   기사입력  2003/03/19 [13:48]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4·5대 위원장 이·취임식이 18일 오후 6시 MBC본사 로비에서 개최됐다. 이날 4대 노웅래 위원장은 이임사를 통해 언론개혁 투쟁 등 임기 동안의 소회를 피력했다.

그는 "아직도 시대적 소명은 언론 바로 세우기인 것 같다"며 "언론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서 듯, 언론노조를 중심으로 언론개혁운동을 계속 실천해 가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현장에 복귀해 평조합원으로서 맡은 임무에 충실할 것"이라며 "그동안 성원해준 조합원동지들에게 감사했다"고 전했다.

이날 취임한 5대 최승호 신임위원장은 "노조의 전통을 잇는다는 자부심과 함께 어려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방송 민주화와 사회 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던진 많은 선배들과 조합원 여러분의 노력으로 오늘의 서울 및 지방 문화방송 네트워크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방송,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지난 한해 노동조합과 회사가 단합된 힘으로 지킨 뉴스와 각종 프로그램들이 문화방송의 존재의미를 확실하게 시청자 가슴속에 새겼다"며 "제도언론이 남북대립과 충돌 및 보복을 선동했던 지난해 6월 서해교전 문화방송 보도는 평화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문화방송의 행보는 수구기득권세력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 민영화 음모라는 공세까지 받게됐다"며 "우리는 시청자인 국민을 믿었기 때문에 그들의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특히 노동조합의 존재가 이런 기도를 분쇄하는데 강력한 힘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5대 집행부는 조합원 여러분의 가슴속에 남은 꿈을 한줄기로 모아 실현할 주체가 되겠다"며 "노동조합의 단합된 힘으로 위성방송의 지상파 재전송문제, 디지털TV 전송방식 변경문제 등 노조현안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언론노조 현상윤 수석부위원장, 김상훈 사무처장, 박병완 DTV특위위원장, 김광범 정책실장, 김기석 정책국장 등 많은 집행간부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고, 전국언론노조 산하 본부 및 지부 임직원들도 대거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특히 MBC본부 조합원 100여명도 이날 이·취임식을 끝까지 지켜봤다.


[5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최승호 위원장 인사말  전문]

"우리에게는 아직 꿈이 있습니다"

존경하는 조합원 동지 여러분, 저는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5대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문화방송의 전통을 잇는다는 자부심과 함께 감당하기 어려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방송의 민주화와 사회민주화를 위해 자신을 던진 많은 선배들과 조합원 여러분의 노력으로 오늘날 서울과 지방의 문화방송의 네트워크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방송, 국민을 위한 공영방송이라는 꿈을 이루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한해 조합과 단합된 힘으로 만들고 지킨 뉴스와 각종 프로그램들은 문화방송의 존재의미를 그 어느 때보다 확실하게 시청자들의 가슴속에 새겼습니다. 거의 모든 제도언론들이 남북간의 대립과 충돌, 보복을 선동하던 지난해 6월의 서해교전 당시 문화방송은 평화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습니다. 문화방송은 또 '언론은 언론을 비판하지 않는다'는 오랜 카르텔을 깨고 미디어비평을 통해 수구언론들이 폐악을 과감히 비판했습니다. 여중생사망사건이 일어나자 끈질기게 이 사안을 공론화 시켰습니다. 종속적인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어떤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지도 말했습니다.

이런 문화방송의 행보는 한국사회를 50여 년간 지배해온 수구 기득권세력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습니다. 작게는 감사원감사를 받으라는 협박에서부터 크게는 아예 문화방송 네트워크를 해체하고 자본의 먹이로 던져버리겠다는 민영화음모에 이르기까지 수구기득권세력의 공세는 집요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셀 수 없는 파업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하려고 했던 메시지를 드디어 방송을 통해 전하고 있는 이 전진을 멈출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그들 소수기득권세력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것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에게 이 모든 기도를 분쇄할 강력한 무기인 노동조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화방송에 있어서 노동조합의 존재의의는 구성원의 권익을 지키는 것보다 구성원들이 만들어내는 방송을 지키는 것에 있어왔습니다. 서울과 지방으로 나뉘어 잇고, 그 속에 많은 전문 직종들이 다시 나뉘어 분열과 갈등을 일으키기 쉬운 방송사 조직을 통합하고 갖가지 조직 구성원들의 힘을 공영성이라는 한줄기로 모아내는 노동조합이야말로 문화방송의 파수꾼이요, 발전 동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노동조합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내부로부터 나오는 자사이기주의, 부문이기주의입니다. 서울과 지방 20개회사로 나뉜 구성원들의 자사이기주의와 각 부문의 이해관계에 대한 집착은 문화방송 네트워크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각각의 조작아 내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동지적이해 속에 조합을 통해 통합되면 문화방송 네트워크의 비능률과 비민주적 요소를 치유하는 순기능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동지라는 사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이루지 못한 꿈이 아직도 남았다는 사실을 잊고 작은 차이에 집착하면 조합조직이 무너지고, 결국 문화방송의 네트워크를 파괴하려는 수구기득권세력과 자본의 공세에 무너지는 참화가 발생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아직 꿈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모든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해 구성원 개개인이 가진 철학과 미의식을 방송에 담아내는 꿈, 중앙에 집중된 자원과 정보로부터 소외된 지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꿈, 노동자들을 자본의 압박에서 구해내고 좀더 인간적인 자본주의를 이 땅에 실현하는 주체가 되는 꿈, 그리고 마침내 통일시대가 왔을 때 남북을 통합하는 주체로서의 역량을 발휘하는 꿈, 서울과 지방, 각 부문의 차이에 대한 모든 논의의 과정과 결과는 꿈을 이루는데 기여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우리가 정열을 바쳐야할 꿈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항상 인식할 때 크고 작은 차이에 대한 논의는 문화방송 네트워크를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고, 갈등을 만들어내기보다 민주적인 통합으로 이끄는 순기능을 발휘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조합원 동지여러분, 5대 집행부는 조합원 여러분의 가슴속에 남은 꿈을 한줄기로 모아 실현하는 주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노동조합의 단합된 힘으로 위성방송의 재전송문제와 디지털TV 방송방식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습니다. 새로운 경영진이 지난 시기 문화방송이 확립한 독립된 공영방송의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하도록 때로는 돕고, 때로는 질책하겠습니다. 또한 이 험난한 길을 가는 과정에서 항상 조합원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년 3월 18일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위원장 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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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03/19 [13:4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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