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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해서 죽으면 열사, 살면 방화범?!
삼성분신사건 그후, 광고공세에 실종된 분신노동자들의 외침
 
김주영   기사입력  2003/06/25 [15:58]

지난 6월 5일 울산시에 위치한 삼성SDI 부산사업장에서 근로자 4명이 분신을 시도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지속적인 삼성측의 노조탄압과 무노조 원칙에 맞서 노동자들이 올바른 노조위원회를 건립하려는 갈등이 극명히 드러낸 것이었다. 하지만 분신기도 사건발생이후 현재까지 분신을 시도했던 근로자들은 방화범으로만 매도되고, 그들의 분신 의도나 삼성의 무노조 원칙 등의 문제점은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들은 방화혐의로 구속되어 수사가 진행중이다.

[관련기사]
1. 김주영, 조선일보가 삼성노조에 불지르는 까닭은?, 대자보
2. 취재부, "내가 왜 살아났느냐? 분신해서 죽으려 했다" , 대자보
3. 박미경,"살아 숨쉬는 것 조차 고통스럽습니다", 대자보
 
현재 울산지방노동사무소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노사협의회 위원장선거와 대의원 선출과정에서 회사측의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를 진행중이며, 경찰쪽에서는 현조건조물 방화차원으로 수사방향을 잡고 수사중이다. 사건 당사자중 한명인 문복수 씨는 울산구치소로 이감되었고, 양재수, 박용민 씨는 구속영장이 나온 상태에서 울산서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곧 울산구치소로 넘겨질 예정이다. 부상이 컸던 임경완 씨는 현재 부산침례병원에 입원치료중이다.

▲ 대한민국의 삼성화, 방치할 것인가?     © 삼성광고패러디

삼성측에서는 이번 분신시도사건에 대해 "회사와는 관계없는 이야기"라며, "노조측에서 지지한 후보가 떨어졌기 때문에 저지른 우발적인 사건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6월18일에는 해고자인 송수근 씨와 그의 부인 박미경씨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고발장을 작성해 놓은 상태이다. 또한 회사측에서 경찰에 진술한 내용에는 '송수근과 김성환이 방화를 하게 되면 처벌을 받으니 분신으로 하라고 배후조종을 했다'라는 삼성노조 해고자들의 배후조정설까지 은근슬쩍 흘리고 있다. 반면 송수근 씨의 부인인 박미경씨에게는 '가족인데 설마 구속까지 시키겠냐'고 말하면서, 사건관련자중 두 명은 복직시켜 주겠다는 등의 말로 회유하고 있다고 노조측에서는 전하고 있다.

삼성일반노조측에서는 '삼성SDI부산공장 노동자 분신기도 진상조사단'을 꾸려 이번 사건에 대한 배경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이를 언론에 알림과 동시에 부당노동행위에 관해서는 노동부와 검찰에 고소, 고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첫째, 이번 사건이 일어나게된 배경 및 이유가 정확하게 무엇인지에 대해서 조사하고, 둘째, 회사의 노사협의위원선거 개입에 관한 부당노동행위 등을 조사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삼성일반노조측은 홈페이지(http://www.samsunggroupunion.org)의 게시판을 통해 "삼성SDI 노동자들의 분신기도의 본질적인 문제를 지금처럼 언론을 동원하여 제아무리 은폐하고, 조작한다하여도 그러한 작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어리석은 행위"라며 삼성측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더불어 "삼성일반노조 조합원들은 삼성재벌의 노동자 탄압에 대한 반역사적, 반도덕적, 범죄행위를 끝까지 폭로 규탄할 것이며, 이번 분신기도사건의 진실은 물론 자주적인 조직건설에 그 책임을 다할 것이다."며 언론의 왜곡보도에 대해서도 지속적이고 강력한 대응을 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분신사건 이후 삼성측은 실추된 자사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 전례 없는 전면광고를 계속하고 있으며, 근래에는 서울의 본사건물 근처에 대사관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광고의 힘인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언론에서도 분신노동자측의 이야기는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다. 쏟아 붙고 있는 광고비중 일부라도 노동자의 복지를 위해 썼다면, 과연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까 하는 회의가 온다. 결국 삼성은 언론을 입막음하기 위해 대대적인 광고를 하는 것이며, 노동자들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대사관 앞 집회가 금지된 것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노조라는 것은 사주에 대한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노조도 제대로 설립되어있지 않은 거대기업 삼성의 문제점은 뒤로한 채 이번 사건은 점점 우리의 뇌리에서 지워지고 있다. 그리고 사건당사자들은 사건으로 인해 입은 몸의 상처와 언론과 회사, 그리고 여론의 무시로 인해 또 다시 상처받고 있다.

더 이상 언론은 귀를 막아서는 안되며, 이러한 삼성측의 잘못된 노조원칙을 비판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더 이상 아까운 목숨이 희생되거나 상처받는 것을 묵과해서는 안되며, 우리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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