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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올드팝, 인터넷방송으로 즐겨볼까요?
가요114 누리집, “김상아의 추억의 LP여행” 방송 시작, 누리꾼 호평
 
김영조
지금 50대인 나는 어디선가 비틀즈의 '이메진'이 흘러나오면 바로 고개를 돌리고 자신도 모르게 흥얼거린다. 옛 추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20대에 익히 듣던 팝송들, 존 바이스가 그립고, 앤 머레이의 목소리가 아련하다. 그때는 '샌프란시스코에선 머리에 꽃을'이란 노래가 멋있다고 느꼈었는데...

지금도 그런 올드팝을 자주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에 나는 지난 2005년에 LP음반으로 올드팝을 들려주는 바인 시시알(CCR)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시시알이야 현장에 가지 않으면 들을 수가 없으니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는 현대인에겐 어쩌면 그림의 떡인지도 모른다.
 
▲ "김상아의 추억의 LP여행" 배너                     © 가요114 제공

이제 그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올드팝 듣기가 가능해졌다. 바로 가요 전문 누리집인 '가요114'가 최근 인터넷방송으로 듣는 올드팝 프로그램 '김상아의 추억의 LP여행'을 시작한 때문이다. 시시알의 주인이며, 34년 전문 디제이인 김상아 씨가 인터넷으로도 팬들과 만나기 위해 추억을 되살릴 올드팝 한마당을 연 것이다.
 
사실 김상아 씨는 2003년 12월 17일까지 가요114를 통해서 추억의 LP여행을 36회까지 진행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사정이 생겨 갑작스럽게 방송을 중단했기에 김상아 씨도 애청자들도 몹시 안타까워했었는데 이제 그를 이어서 지난해 12월 1일 37회를 방송하면서 새롭게 시작한 것이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김호심 PD의 진행으로 방송하는 이 '김상아의 추억의 LP여행'은 가요114 누리집(www.gayo114.com)의 첫 화면에 있는 배너를 누른 뒤 방송횟수를 선택해 듣기를 누름으로써 언제나 바로 방송을 들을 수 있다.

이 올드팝 방송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순수 LP판으로 팝을 들려준다는 데 있다. 현재 어떤 방송이건 시디나 엠피스리(MP3)로 방송하고 있지만 여기는 DJ 김상아가 소유한 LP판 1만 5천여 장이 그 바탕이 되고 있다. 약간의 잡음이 들리기도 하고, 따뜻한 음색이라는 LP의 소리를 우리는 그대로 향유할 수가 있는 것이다.
 
▲ LP음반을 뽑아 확인하고 있는 디제이 김상아     © 김영조

그뿐이 아니다. 이 방송은 또 다른 분명한 차별화가 존재한다. 그것은 음악방송이라 해서 음악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고, 역사와 고전이 함께 숨쉬는, 깊이있는 방송이라는 점이다. 김상아는 오랫동안 역사를 공부해온 사람으로 방송 가운데 '김상아의 재미있는 역사이야기'를 들려준다. 한국 역사는 물론 서양사에서도 이야기는 찾아진다.
 
올 1월 1일엔 '황금돼지해'의 속설을 파헤치는 내용을 방송했고, 1월 4일엔 '가수의 신, 오르페우스의 애절한 사랑'을, 지난해 12월 11일엔 '매춘부가 된 황후'를 방송했다. 그러면서 간간이 노자와 장자, 논어 등에서 얻은 이야기도 들려준다. 그는 음악을 듣는 것으로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역사와 고전을 통해서 삶의 지혜를 얻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이 방송은 신청곡을 받아서 사연과 함께 노래를 틀어주기도 한다. 지난 방송 가운데 사연을 소개해본다. 사연 중에는 로맨틱한 것도 있고, 뭔가 생각하게 해주는 내용도 들어있다.

"겨울가뭄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촉촉한 목요일 아침입니다.^^ 어제 잠시 서울에 다녀왔는데 아직 피로가 풀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서울은 역시나 저 같은 시골사람에겐 맞지 않은 듯 합니다. 사람 얼굴 한번 쳐다볼 시간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게 서울이라는 곳이더군요^^;; 그냥 넉넉지는 못해도 서로 얼굴 쳐다보며 웃을 수 있는 이런 고즈넉한 시골이 전 좋습니다.^^

그런데 방송을 들으며 사연을 적고 있는데요. 이렇게 직접 신청해 들으니. 늘 듣던 곡이 다르게 들려요. 가슴이 마구 뛰면서도 설레이는 마음으로 듣게 되는군요..^^ (아름다운 꽃이라 표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뭐 외모보단 마음쪽입니다. ㅎㅎㅎ 훗∼) 그냥 너무 좋을 뿐입니다….^^

음. 그럼 오늘 날씨와 제 마음에 너무 걸맞은 노래로 신청을 해보겠습니다….^^;; Buddy Holly - Raining in my heart 신청사연을 쓰고 신청곡을 들으며 받는 기분이 이렇게 기분을 들뜨게 하고 기분좋게 해준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기분 좋은 목요일 아침입니다.^^"(가화)
 
▲ 방송 녹음을 하고 있는 DJ 김상아     © 김영조
 
"이제 병술년이 저물고, 정해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야 물론 기쁜 일도, 아쉬운 일도, 그리고 가슴 아픈 일도 있었지만 모두 마무리하고, 떠오르는 해와 함께 새로운 마음가짐을 해야 할 때입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덕무가 쓴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의 사소절(士小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옵니다. '찡그리고 답답하며 분한 마음을 갖는 사람은 마음이 늘 부담스럽기 때문에 남을 곧잘 탓하고, 따라서, 남도 역시 그를 미워하게 된다. 허허 웃고 태연한 기상을 갖는 사람은 마음이 늘 원만하기 때문에 남을 곧잘 사랑하고, 남도 역시 공경하게 된다.'

뒷짐지고 하늘 보기를 즐겼던 선비들의 마음가짐을 보는 듯 합니다. 정해년은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늘 역사와 철학이 함께하는 '김상아의 추억의 엘피여행' 참 고맙습니다." (솔솔)
 
인터넷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올드팝을 들으며, 추억을 되살리고, 삶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그런 인터넷이야말로 꼭 있어야 할 것이 아니던가? 직장인도 일주일에 두 번만은 일찍 퇴근하여 아내나 남편과 함께 올드팝에 빠져보길 권한다. 혹시나 아침 밥상이 달라질지 모를 일이 아니던가?
 
▲ "김상아의 추억의 LP여행" 방송을 녹음한 뒤 누리집에 올리고 있는 김호심 PD     © 김영조

김상아는 말한다. "이 시대는 메마른 세상이다. 무슨 일을 해도 오로지 얼마의 이익이 있을까만 생각하고, 따뜻한 가슴은 간 데 없이 차가운 머리로만 평가하는 시대에 이렇게 훈훈한 마음을 나누는 곳이 있음을 나는 알리고 싶다. 세상에 외치고 싶다." 그가 들려주는 따뜻한 그리고 감미로운 목소리를 듣고, 우리의 삶에 윤기를 더해 보면 어떨까?
 
올드팝을 좋아하는 팬과 함께 뚜벅뚜벅 갈 것 
[대담]  '김상아의 추억의 LP여행' DJ 김상아 
▲ DJ 김상아             © 김영조
- 시시알을 운영하면서 방송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물론 어려운 일이긴 하다. 더구나 나는 컴퓨터를 다루는데 서툴기에 인터넷 방송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올드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꼭 시시알에만 와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바쁜 현대인이 자신의 집에서 쉽게, 그것도 오리지널 LP음반으로 올드팝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오랜 세월 디제이를 해온 나의 의무일지도 모른다."

- 지금 모든 방송사들이 CD나 MP3로 방송을 한다. 굳이 LP음반을 고집하는 까닭은?

"물론 시디나 MP3로 방송을 하면 모든 것이 편하다. 하지만, 편하기 위해 LP음반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알지만 디지털 음악보다 아날로그 음악이 소리가 깊고 따뜻한 것이 사실 아닌가? 진정한 올드팝 애청자라면 디지털보다는 LP음악으로 들려주기를 바랄 것이다."
 
- 방송을 들으면 매회 하나씩 역사이야기와 고전에서 퍼온 내용이 있는데 이런 자료들을 어디서 모으고, 원고는 누가 쓰나? 혹시 인터넷 검색을 활용하는 것은 아닌가?

"역사나 고전은 내가 오랫동안 공부해온 것이 바탕이 되고 있으며, 많은 책을 인용하여 직접 원고를 쓴다. 사실 인터넷 검색에서 자료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컴퓨터와는 친하지도 않을뿐더러 인터넷 자료에 잘못된 내용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크게 신뢰하거나 인용할 생각이 별로 없다. 다만, 자문이나 검증이 필요할 때는 주위의 저명한 전문가들과 가끔 상의하기는 한다."

- 방송을 하면서 보람있는 일은?

"여러모로 모자라는 방송인데도 많은 애청자가 즐겨 듣고. 따뜻한 격려의 말을 올려주는 게 너무나도 고맙다. 더구나 어떤 애청자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따뜻한 옛 세시풍속을 소개해줘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런 애청자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준비하고 방송에 임하겠다."

▲ 가요114 누리집 첫화면에 "김상아의 추억의 LP여행" 배너가 보인다.     © 가요114 제공

- 살면서 또 올드팝 DJ를 하면서 좌우명이 있다면?

"나는 언제나 '마행처우역거(馬行處牛亦去)'라는 말을 되뇌며 산다. 그것은 '말이 가는 곳엔 역시 느리지만 소도 간다'라는 뜻인데 그런 마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서두르지 않고, 서두름으로 나와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그러면서 명망이나 개인의 이익보다는 올드팝과 역사이야기로 사람들의 삶에 윤기가 나게 하는 일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을 일이다."

기사입력: 2007/01/04 [23:25]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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