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시위진압 보면 정권의 성격이 보인다
진보세력의 지지에 역행하는 노정권, 우경화신호탄인가
 
박원경   기사입력  2003/06/23 [16:02]
▲ 일렬로 서서 시위대를 막고있는 정경들     
 ©민주노총금속연맹
박정희 정권에서 노무현 정권까지 각 정권의 성격을 알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관점에서 정권의 성격을 재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위 진압 형태를 살펴보는 것 또한 정권의 성격을 가늠해 보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정희 정권 아래서는 ‘시위’라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따라서 공식적인 시위라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었다. 비공식적으로 열리는 시위라는 것 또한 계엄 정국을 연상시킬 정도의 공포적 분위기에 의한 폭력 진압으로 공공연히 이루어 졌다. 이후의 전두환 정권이나 노태우 정권에서 또한 이러한 모습은 달라지지 않았다. 문민정부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최초의 민간 정부인 김영삼 정부 또한 시위의 진압에 있어서는 과거 정부와 대동소이한, 구습을 타파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시위 진압의 모습이 다소나마 변하기 시작한 것이 김대중 정권 아래일 것이다. 작년부터 올 초까지의 촛불 집회 등을 비롯한 시위의 진압 과정에서 폭력적 진압 모습이 보이기는 했지만 과거 정권의 시위 진압 보다는 한결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지금 노무현 정부의 모습은 어떤가? 우선 현재의 모습을 말하기에 앞서서 노무현 정권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부터 살펴보는 것이 순리일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간략하게 그것부터 살펴보겠다.

▲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저지 전국농민대회 시위모습     ©사진연구소 청년
노무현 정부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노무현 정부는 분명히 개혁 세력에 힘입어서 출범했다.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개혁 세력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인물이 과거 노동 운동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이나 선거 운동 기간에 보여주었던 모습, 즉 진보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이 많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분명히 유권자들에게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진보적, 개혁적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충분한 것이었으며, 민주당의 선거 캠프는 이것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더욱이 그 인물이 노동 운동을 한 경력이 있었으며, 그 경력이 친노동적이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선거 막판에 이르러서 민주노동당 지지자들의 표를 일부 흡수할 수 있었으며, 이것이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대통령이 되게하는 결정적인 원동력이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와서 노무현 정권의 시위 진압 형태는 어떠한가?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진보적, 개혁적인 모습은 시위의 진압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근자에 이르러서 보여주고 있는 노 정권의 시위 진압 형태는 오히려 시계의 추를 과거로 돌려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을 정도이다. 시위의 불법성이나 합법성을 떠나서 노정권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충분히 우려할 만하다.

시위 진압에 있어서 노정권이 요즘 보여 주고 있는 모습을 정리할 수 있는 것이 ‘원천 봉쇄’, ‘강경 진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13 효순이 미선이 추모제’에서는 근래에 보기 힘들었던 살수차(일명 물대포차)까지 등장을 하고 있으며, 경찰청장은 지난 몇 년동안 하지 않고 있던 최루탄 훈련까지 해 보겠다고 하고 있다. ‘FTA 폐지, 농업 개방 저지를 위한 농민 대회’에서는 원천적인 참가를 봉쇄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경찰들이 고속도로에 진입하는 트럭을 완력으로 들어내는 모습부터 몸으로 막으려고 하는 모습까지 모여주고 있다. 시위장(집회장)에는 중무장한 전경들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실제로 진압 과정에는 방패나 진압봉으로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이런 모습은 노정권을 출범시키게 했던 진보 개혁 세력들의 기대에 완전히 역행되는 것이며, 시대의 흐름과도 역행하는 것이다. 노정권은 분명 진보 세력의 지지에 힘입어서 당선이 되었지만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지지세력들의 실망은 더욱 큰 것이다. 더구나 그 색깔을 후보 시절에서 보여 주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대통령은 지지세력만이 아닌 모든 국민의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보수 진영과 일부 독과점 언론의 소리에 동조하는 모습을 자신의 색깔을 바꾸고 있는 것이 지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근자에 확인되는 노 정권의 시위 진압 형태만 가지고 판단을 했을 때 노무현 정권이 진보적, 개혁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과거 보수 정권, 김대중 정권과 김영삼 정권의 중간 정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지자들의 기대에는 전혀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완곡한 단어로 표현을 하자면 시위 진압 형태로만 노정권의 성격을 표현하자면 극좌와 극우를 1에서 7까지라고 두면 5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일부에서 노무현 정권이 성격이 바뀌었다, 노무현 정권이 우경화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노 정권의 진정성을 아직 판가름하기는 힘들겠지만, 시위 진압 형태로만 보면 노정권은 분명히 지지세력이 요구하는 것과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만을 가지고 노정권의 성격을 예단하기는 성급한 측면이 있지만, 과거 정권들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과 정권의 성격이 유사했던 점에 비추어 봤을 때 노정권의 억압적 시위 진압이 노 정권이 우경화되는 신호탄이 아니기를 기대해 본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3/06/23 [16:02]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

  • 김삿갓 2005/11/07 [23:31] 수정 | 삭제
  • 이 정권이 정치를 개떡같이 하니 찰떡같은 한 나라가 하는일 없이 인기가 올라가는 구나. 노정권이 미운것은 사실이지만 야당 또한 똑같은 짐성들인것 부인못할일.
    이 참에 야당한테 한 마디 하자. 인기 올라갔다고 교만하지 말고, 나라 좌경화 되는 것이나 똑바로 막아라 그것 못하면, 너희들도 똑같이 개떡 신세 못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