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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거부 다큐멘터리 제작지원 딴지걸지마
 
대자보   기사입력  2003/06/21 [12:25]
병역거부권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한 연대회의 입장


최근 병역거부권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지원을 두고 말이 많다.

지난 6월 초 조·중·동을 비롯한 주요 일간지들이 일제히 지면을 통해 국가인권위 결정을 비난하는 글을 실었으며 19일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제작지원 중단과 이미 지급한 지원금의 회수를 촉구하기도 하였다. 최근 이라크 전쟁 한국군 파병이나 NEIS 문제 등을 두고 국가인권위에 대한 비난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이미 지원결정이 나고 제작에 들어간 지 2달 가까이 되어 가는 사업을 두고 뒤늦게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대해 연대회의는 깊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연대회의와 다큐멘터리집단 다큐이야기는 지난 2월 말 국가인권위원회의 '2003년도 인권시민단체협력사업' 공고에 따라 3월 14일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한 기획안을 국가인권위에 제출하였으며 4월 29일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1,3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아 현재 다큐멘터리를 제작중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은 이미 유엔인권위원회를 비롯, 많은 국가들에서 인간이 누려야할 기본적인 인권의 하나로 보장받고 있다. 유엔인권위원회는 1980년 대 이래 일관되게 국가가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도록 요구하는 결의를 해오고 있으며, 유엔인권위원회의 회원국이자 국제인권규약을 비준한 한국도 마땅히 병역거부권을 인정하고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해야 할 책임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의 근거가 되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역시 '인권이라 함은 헌법 및 법률에서 보장하거나 대한민국이 가입·비준한 국제인권조약 및 국제관습법에서 인정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자유와 권리를 말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국가인권위의 제작지원 결정은 그간 소수자의 문제로 도외시되어왔던 병역거부자들의 인권에 대해 사회적 논의를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미흡하나마 환영할만한 일인 것이다.

이처럼 실정법 수준으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인권침해 문제를 부각시킴으로써 인권상황을 개선시키는 것이야말로 국가인권위의 존재 의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 법사위가 이번 국가인 권위의 지원에 실정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인권에 대한 기본적 이해마저도 결여된 것으로서 대한민국 국회의 인권의식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또한 법사위가 대체복무제도 개선 활동에 대해 '반국가적 활동' 운운하는 것은 연대회의 36개 단체 및 대체복무제도를 지지하는 수많은 국민들을 모두 반국가 단체 혹은 이적행위자로 규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국회가 여전히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획일적이고 배제 일변도의 시각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병역거부권과 대체복무제도는 인권의 문제이다.

지난 50년 간 1만 명에 달하는 병역거부자들이 감옥에 수감되어야만 했고 국가는 국가안보 논리를 앞에서 이들의 인권을 외면해 왔다. 하지만 50년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이제 국가가 나서서 이들의 인권에 대해 말할 때이다. 국가적으로도 개인의 인권적 차원으로도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한다면 이에 대한 도입을 망설이지 말고 지금 당장 구체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2003년 6월 20일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국제민주연대, 군의문사 진상규명과 군폭력 근절을 위한 가족협의회, 기독사회시민연대, 녹색연합,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개혁을 위한 시민연대, 민주노동당,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불교인권위원회, 사회당, 성공회대학교 인권평화센터,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오태양 지지모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유호근 지지모임 평화사랑, 여성해방연대,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인권운동사랑방, 인터넷신문 대자보, 장애인 인권운동을 위한 열린네트워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전국불교운동연합, 전국학생회협의회, 좋은벗들, 참여불교재가연대, 참여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인권연대,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함께가는사람들, 환경운동연합, 21세기진보학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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