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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을 대신 꾸겠다는 사람들에게!
이경렬씨의 노혜경발언 비판에 대한 반론
 
심재석   기사입력  2003/06/15 [21:39]

▲ 노무현 등장은 그 자체로 '놀람'이다.
   이제는 그것을 구체화시켜야 할때다
이경렬씨의 노혜경씨에 대한 비판 글을 읽고 난 후의 기분은 참담함이었다. 이 글은 제대로 된 기사나 주장이라기 보다는 욕설에 가까웠다. 이경렬씨는 노혜경씨의 글을 마음대로 해석해서 전혀 엉뚱한 주장을 하고 있다. 그의 글 첫머리부터 어이가 없다. 그는 노혜경씨가 노사모 게시판이나 서프라이즈에 글을 쓴 것에 대해 "끼리끼리 소곤소곤 낄낄거리며 마스터베이션하는 음습한 장면을 목격해버린 멋적음'이 들었다고 한다. 도대체 '매체'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의 글에 따른다면 안티조선 사이트에 조선일보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 마스터베이션이 된다. 대자보에 진보적 담론의 글을 쓰는 것도 마스터베이션이 될 것이다. 사실 대자보에 와서 글을 읽고 쓰는 사람들은 급진적이던 점진적인던 진보성향의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므로 굳이 대자보에 진보적 담론의 글을 쓸 이유가 없게 된다. 앞으로 이경렬씨는 대자보 보다는 조선일보 독자투고란을 이용하길 바란다.

알고보면 그는 사실도 왜곡하고 있다. 그는 서프라이즈가 '맹목적 지지자들이 모여있다'고 하는데 노무현에 대한 입장 때문에 서프라이즈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모르던가 아니면 애써 모른체 하고 있는 것이다. 서프라이즈에 노무현지지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에서도 노무현 지지자들과 비판자들은 오늘도 격렬하게 논쟁하고 있다.

또 그가 노혜경씨의 글을 제대로 읽었는지 궁금하다. 그는 노혜경씨의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정책을 펼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은, 적어도 지식인들에 한해서는 거짓말이거나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노무현에 대해 출간된 책 두세 권만 꼼꼼히 읽었어도 알 수 있습니다."라는 문장에 대해 "제가 한 약속을 스스로 깨고 지 멋대로 말을 바꾸는 인간을, 책 두어권만 읽었으면 이미 꿰뚫어서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억지를 펴고 있다.

이경렬씨에게 알려드린다. 노혜경씨의 문장은 노무현의 변화가 예측가능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노무현은 처음부터 원칙주의자이긴 했지만 진보주의자는 아니었고 어떠한 사안을 자신이 척척 결정해서 추진하기 보다는 이해당사자들의 대화와 타협을 유도하는 스타일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NEIS같은 혼란이 생겼다는 말이다. 쉽게 말하자면 노무현은 변한게 아니라 처음부터 이런 스타일이었고 노무현의 책을 꼼꼼히 읽으면 알수 있다는 말이다.


▲ 지금은 노무현 대통령이 잘할 수 있게
'격려'를 날려야 할 때 아닌가?
이경렬씨는 현실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다. 그는 "수백 만명의 대선시 지지자 개개인이 바로 노무현 때문에, 그에 전혀 못지 않은 가슴 쓰라림으로, 제 머리를 시멘트벽에 쳐박고 싶은 열패감과  절망감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이경렬씨가 어떤 근거로 이런 문장을 썼는지 모르지만, 많은 노무현 지지자들은 취임 100일의 정책만으로 평가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판단유보를 하고 있다.

또 많은 지지자들이 현재의 노무현 정부에 실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그들도 앞으로는 좀더 노무현이 좀더 잘해주기를 기대하며 희망을 버리고 있는 건 아니다. 그의 말대로 열패감과 절망감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지지자가 있을 수는 있지만 수백만이라고 우기는 건 심해도 너무 심하다.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도 노무현은 50%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현실을 전혀 인지하지 않은 모양이다.

필자는 이경렬씨와 노혜경씨 둘 다 노무현 정부가 성공적으로 임기를 끝마치기를 바라고 있다고 믿는다. 단지 이경렬씨는 그 방법으로 "눈부릅뜨고 '감시, 또 감시'"가 옳다고 믿고 있고 노혜경씨는 칭찬과 격려, 지지와 이해라는 방법을 택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다. 자신의 방법이 옳다고 주장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의견이 다른 상대방을 마음대로 재단하거나 '딱지붙이기'는 것은 삼가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노혜경씨가 아직도 노무현 지지자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녀가 노무현을 지지하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 다고 해서 마음대로 '맹목적' 지지라고 단정짓는 것은 곤란하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기준으로 마음대로 딱지붙이는 것은 우리가 가장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아닌가.

노무현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듣는 노혜경씨가 이경렬씨 말마따나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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