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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외국인노동자 전용병원 폐쇄 위기
정부 지원없어 누적 적자 불어나 운영난 심각
 
박상용   기사입력  2006/06/30 [16:40]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있는 외국인 노동자 전용 의원이 7월 22일 개원 2주년을 맞는다. 그러나 정부 지원 없이 민간인 후원금에만 의존하면서 운영난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문닫을 위기에 처했다.

외국인 노동자의 집이 운영하는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서울 가리봉 1동)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난 2004년 7월 22일 문을 열었다.

이곳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국내 산업현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일부 목회자와 민간인들이 투자해 설립한 전용의원으로, 산부인과와 일반외과 등 병원급 시설을 갖추고 있다.

원장을 포함해 공중보건의 5명과 간호사 등 모두 23명의 의료진이 감기 치료부터 간단한 수술까지 모든 진료를 원스톱 처리해 주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은 지난 2년 동안 3만 6천여 명을 진료했으며, 중환자들에 대해선 종합병원에 소개해 치료받게 하는 등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그러나 연간 7억 원이 넘는 인건비와 의약품 구입비를 감당하지 못해 심각한 운영난에 시달리면서 폐원 위기를 맞고 있다.

치료비와 입원비가 전액 무료인데다, 공중보건의의 임금을 포함해 한달 4천여 만 원에 달하는 인건비 마저 자체 지급해야 하는 등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해성 목사(외국인 노동자 전용병원 이사장)는 "현재 누적된 적자가 2억 원을 넘어섰으며, 민간인 후원금이 오히려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어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현재 국내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42만 명 가운데 50% 이상이 불법 체류자들로, 이들은 도망다니는 몸이라 일반 병원에선 치료받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 전용의원마저 문을 닫으면 이들의 생명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국내에선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이 본격 시작된 뒤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외국인 노동자 1천 5백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김해성 목사는 "한국이 UN 인권협약에 가입했으나, 정작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해선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이들을 돕는데 정부는 물론 시민들의 보다 따듯한 관심과 후원이 아쉽다"고 말했다.

CBS TV뉴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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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6/30 [16:4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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