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대통령도 잘못했으면 처벌받아야 나라가 바로선다://phtt
[인터뷰] YS에 계란던진 박의정 옹, 3김은 정치자질 없다
 
이대로   기사입력  2003/05/26 [14:10]
{IMAGE1_LEFT}지난 5월 22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종로에 있는 수운회관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자 교육 특강이 있다고 해서 가봤다. 새 대통령이 들어설 때마다 한자파가 한 번씩 바람을 일으키는 일이라 못 본체 하려다가 김영삼 전 대통령이 나와서 무슨 말을 하는 지 궁금했기에 중요한 일이 있는데도 갔다. 중요한 일이란 한국통신과 국민은행이 우리말 간판을 떼어내고 KT란 영문간판으로 단 것에 대해 소송을 낸 첫 재판이 있어서 법원에 2시까지 출두하라는 통보가 왔기에 법원에 가기로 한 것이었다. 그러나 함께 소송을 제기한 남영신님과 변호사에게 부탁하고 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보러 간 것이다.

[관련기사]
이대로, 김영삼 전 대통령은 속죄 근신하라!!, 대자보 100호

그런데 수운회관 앞마당에 도착하니 마당 한 쪽에 사람들이 몰려있고 입씨름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한 노신사가 "부정한 대통령부터 구속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3김은 입다물고 조용히 있으라며 "김영삼 대통령은 국민 앞에 속죄 근신하라 !!"는 기자회견을 하려는 것을  한자교육 강연회 주최자와 김 전 대통령의 경호원들이 못하게 하고 있었다.

나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자 교육파 편을 들고 있는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면서도 그런 의사 표시를 못하고 있는데 나보다도 나이가 많은 분이 그렇게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을 보고 공감하면서 관심이 갔다. 그래서 그분이 나누어준 기자회견문과 참고 자료를 살펴보니 4년 전에 김영삼씨에게 공항에서 빨간 물감을 달걀에 넣어 던졌던 장본인이었고 지난 수십 년 간 이름난 정치가와 친분이 많은 박의정(76)이란 재미 교포였다.

그가 김영삼 전 대통령 경호원과 한자파에 쫓겨 정문 밖으로 나가다가 그 날 강연 주최자인 민관식(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회장) 전 문교장관을 만나니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것을 보면서 왜 이런 일을 하는지 더 궁금하기도 하였으나 김영삼씨가 도착하고 강연이 시작되기에 강연장으로 가서 김영삼씨의 강연을 듣고 정문 쪽으로 나와보니 박의정씨는 없었다.

대통령이나 장관 같은 높은 지위를 누린 사람만 할 말이 있고 바른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니고 이름나지 않은 백성이라도 만나 이야기를 들을 가치가 있다고 보았기에 그 분을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나는 그분을 한번도 만나거나 그 분에 대해서 들은 이야기도 없지만 그렇게까지 자신의 의사표시를 하는데는 남다른 사연도 있고 지난 40여 년 간 우리 정치 현장을 본 증언이 있을 것으로 보였다. 또 인생 선배로부터 한 수를 배우고 싶은 속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보도자료에 있는 전화로 연락했더니 반갑게 받으며 이북5도청 안에 있는 동화신문사에서 만나자고 했다. 오후 4시에 동화신문사 사장실에서 만나자마자 그 분은 자신이 쓴 회고록 "부정한 대통령부터 구속하라"는 책을 보았느냐고 물으며 그 책에 '人生一切唯心造'란 글을 써 주었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부처님 말씀이기에 한문이지만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내가 "부처님 말씀이 아닌가요?"하고 물으니 "내가 김영삼씨에게 빨간 물감을 뿌리고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면서 터득한 인생철학이외다"라고 대답했다.

"국민과 나라를 위하고 김영삼 자신을 위해 할 말을 했는데 감옥살이를 하니 분했다. 혈압이 300까지 올랐는데 그게 최고치라고 하더라. 내가 무슨 큰 중죄인이고 정치범이라고 독방에 가둔단 말인가? 페인트가 무슨 화학약품인가? 생명에 지장을 주거나 몸에 아무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미리 알아보고 변호사에게 물으니 감옥살이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 단독으로 고심 끝에 결행한 일을 김대중 정권이 시켜서 한 정치범으로 몰았다. 그 때 김대중 대통령이 시키지 않았다고 한마디만 했어도 그 고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며 분개했다. 그러나 마음을 좋게 먹는 것이 몸에도 좋다고 그 분함을 삭였고 그러니 건강도 좋아졌다고 했다

"3김 청산을 외치시던데 그 가운데 김영삼씨에게만 행동으로 적극 의사 표시를 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3김 모두 국민과 나라에 속죄해야 한다. 특히 김영삼씨는 경제 위기로 나라를 망친 대통령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속죄하면서 조용히 있어도 시원치 않을 사람이 퇴임 후에도 분수 없이 나선다. 또 자유당 때 최인규는 부정선거 했다고 사형 당했는데 국가안기부 돈 1198억원을 가지고 더 큰 부정선거를 한 사람인데 오히려 큰소리치고 산다. 그런 사람이 국가 돈으로 경호원까지 두고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다른 대통령은 조용히 입다물고 있지 않은가?"라고 열을 올렸다.

{IMAGE2_RIGHT}나는 이어서 "회고록을 보니 지난 40여 년 간 장면 전 총리를 비롯해서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까지 이름난 정치인들과 교분이 있었고 정치현장에 있었는데 한국 정치 평을 해주시지요. 누가 참된 지도자요 나라가 잘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라고 물으니 그는 " 정치인은 사욕이 크면 안되고 국민을 자식처럼 아끼고 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내가 만난 신익희, 조병옥, 장면 선생은 그런 분이었다. 그런데 3김은 거짓말쟁이이며 사욕이 커서 바른말을 듣지 않고 자식들이 요직 인사를 하게 하는 등 근본 자질이 모자라는 사람들이었다. 사욕을 채우기 위해 지역감정을 이용하고 자신만 애국자인척 한다. 그런 사람들을 민주화운동을 했다고, 고향사람이라고 무조건 찍는 유권자도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나는 "김영삼 대통령이 살기 힘들어 그를 따르던 정치인들이 돈을 모아주었다던데 어떻게 생각하세요?"라 물으니  그는 "무슨 말입니까. 어제 보았지요? 고급 승용차가 몇 대에 경호원과 추종자들이 줄줄이 다니는데 돈이 없으면 가능한가요. 대통령 재직시 아버지가 멸치잡이로 돈도 많이 벌고 부자입니다. 지금 내가 끼고 있는 반지가 그 집에서 나온 것입니다. 옛날 그 사위가 내 회사에 다닐 때 살기 어려워 장모 것을 갔다 맡기고 돈을 빌려간 것인데 지금도 찾아가지 않아요. 이런 반지도 정치 헌금으로 받은 것일 겁니다. 돈이 없다는 거 엄살입니다"라며 끼고 있는 반지 알이 7부는 되어 보이는 큰 것을 보여주었다

노무현 현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하며 대통령들이 끝나면 왜 모두 죄인이 되느냐고 물으니 "3김보다 백 배 났다. 셋은 거짓말쟁이인데 솔직하고 진실하고 똑똑하다. 제주도에서 민박하고 취임하자마자 야당 당수를 찾는 것을 보니 희망이 있다고 보았다. 소박하다. 취임 1년 동안은 비판을 삼가야 한다. 어떤 이처럼 감정으로 바로 비판하면 안 된다. 자갈과 모래 세멘트가 고루 섞여야 강한 세멘트가 되듯이 노 대통령이 젊은층만이 아닌 노, 장년층과 잘 조화하면 좋을 것이다. 신체나이 세대교체가 아니라 정신 나이가 중요하다"고 진지하게 말을 했다.

이야기가 1시간 30분 정도 나누고 있을 때 함께 있던 동화신문사 사장이 약속 시간이니 끝내야 한다고 말해 마지막으로 김영삼 대통령에게 개인 감정이 있어 더 비판하는 것은 아닌지와 무슨 일로 서울에 왔는지를 물었다. "국회의원이나 장관 자리를 주지 않아서 그러느냐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내가 국회의원이나 장관 같은 자리를 탐냈다면 박정희 의장이 함께 당을 만들자고 할 때나 전두환 대통령이 회유할 때 들었을 것이나 그 때도 거부했다. 나는 박정희에 대항하다가 감옥에도 갔었지만 그가 죽은 뒤 애도한 사람이다. 남자는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도 바친다고 하는데 그가 나를 알아주었는데 나는 그를 따르지 않았다. 미국에 호화 저택이 있는데 내가 왜 여기 와서 고생하겠는가. 이라크 재건에 우리나라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의논하기 위해 노대통령 면담신청을 해놓았지만, 그보다는 부정한 대통령 구속시키려왔다. 나는 꼭 그렇게 할 것이다. 바로 가지 않고 그 일을 할 것이다. 도와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쉬운 마음에 이야기를 끝내고 오면서 그분의 고향이 평안도 박천이라는 말이 생각나고  내 한글기계화운동 스승 고 공병우 박사님이 머리에 스쳐갔다. 그 분도 고향이 그 곳이고 몸은 90이었지만 마음은 20대 젊은이였는데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이분도 몸은 76세이지만 마음은 20대로 보였다. 소신을 가지고 젊은이처럼 마음먹은 걸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이 특별했다. 한번 만남으로 그분에 대해 다 알 수 없지만 민정 불참선언, 한일 굴욕외교 반대시위, 김재규 구명운동, 이인모 북송운동, 12.12 광주 학살 규탄대회 등과 그런 일로 두 번이나 옥살이를 했다는 경력이 개인감정 때문에 김영삼씨를 싫어하는 사람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회고록을 대통령 선거전에 내려고 했으나 부작용 때문에 늦어졌다는 만을 들으며, 지금도 권력에 피해를 보고도 말을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통령이라도 잘못했으면 처벌받아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주장을 공감한 만남이었다.

시간 때문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듣지 못해서 그가 쓴 [부정한 대통령부터 구속하라(팝디자인 출판)]의 '회고록을 마치며'에서 대신 그의 말을 아래 옮긴다.

"박 대통령의 동업 제의나 전두환 대통령의 회유를 거절해서 국회 진입 기회를 상실했지만 도덕정치를 위해 잘한 일이다. 오늘의 정치가 타락한 것은 도덕적으로 타락했기 때문이다. 양 김의 실정은 본인의 자질과 능력도 부족했지만 잘못된 인사 정책 때문이었다. 양 김은 민주동지를 배신하고 철없는 아들로 하여금 매관매직하게 했다. 돈과 호불호(好不好)에 의해 인사를 단행했다. 잘못된 인사는 우수한 정책 개발이 불가능하게 한다. 무능력자는 치열한 국제경쟁에 대처하는 능력이 없다. 박대통령과 전대통령이 정적을 포섭하거나 회유한 노력은 양 김에 비해 높이 평가할 일이다. 3김은 정치장애물이었다. 3김이 독점한 공천권은 당의 언로와 민주화를 막고 지방감정을 부추켜 국민화합을 이간질 했다. 민주화 운동을 한 이부영, 김근태 등 후배들이 대통령후보로 나서지 못하고 크지 못하는 풍토가 안타깝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3/05/26 [14:10]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