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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도토리 키 재기'가 꼭 필요한 까닭
[논단] 기권은 민주 공화국 시민이길 포기하는 행위, 선거는 참여해야
 
이태경   기사입력  2006/05/29 [18:24]
5·31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대체로 사람들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 보다 지역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지방선거를 한결 가볍게 여기고 관심 없어 한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유권자들이 지방선거가 열리는 5월 31일에 놀러갈 궁리들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특히 기권을 쿨(cool)함의 상징으로 착각하고 있는 젊은이들은 더욱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정녕 지방선거가 하루 나들이와 맞바꾸어도 좋을 만큼 값어치 없는 것일까? 진정 지방선거와 우리들의 삶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걸까?

가만히 앉아서 잠시만 생각해 보아도 위의 질문들에 대해서 "그렇다"라고 대답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정치는 공기나 물처럼 우리들의 생활과 너무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특히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부닥쳐야 하는 크고 작은 일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소관 아래 놓여 있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야 '지방자치'라는 것이 명목에 불과했지만, 절차적 민주주의가 놀랍게 진전된 오늘날에는 지방정부와 의회의 권한과 재량은 대단하다.

쉽게 말해 자신이 사는 지역의 지역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을 잘 선출하면 이전 보다 훨씬 나은 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중요한 지방선거에 기권할 생각을 하거나 어떤 후보가 적합할 지에 대한 고민 없이 투표에 임한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일이 없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정치인들은 모두 썩었다", "그 놈이 그 놈이다"

이 말은 얼마만큼 옳은 걸까?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중대한 사실을 잊고 있다. 첫째, 한 나라의 정치 수준은 그 나라 국민들의 수준을 정확히 반영한다는 사실이다. 정치인을 욕하고 정치가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과연 흠이 없는 사람들인지 묻고 싶다. 국민들은 의롭고 윤리적인데 정치인들은 불의하고 비윤리적인 국가는 지구상에 존재한 적이 없다.

둘째, 우리들이 어떤 선택을 하건 완전한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들의 삶은 차선 혹은 차악을 선택하는 일들의 연속이다. 다른 일들은 그렇게 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면서 유독 선거에서만 최선의 대안을 고집하는 유권자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도토리 키 재기'라는 속담을 잘 알 것이다. 인물이나 재능이 엇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상황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다. 그러나 선거에서는 꼭 도토리의 키를 재보아야만 한다.

선거에 불참하는 행위, 경솔하게 후보를 선택하는 행위는 결국 유권자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이번 지방 선거에 모두 참여하시기 바란다. 

* 본문은 오마이뉴스와 뉴스앤조이에도 실렸습니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 사무처장, 토지+자유 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http://blog.daum.net/changethecorea 입니다.
대자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한국사회의 속살] [투기공화국의 풍경]의 저자이고, 공저로는 [이명박 시대의 대한민국], [부동산 신화는 없다], [위기의 부동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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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5/29 [18:2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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