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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의 종식과 대안, 동성가족을 제안한다
[신정모라 여성주의] 여성들은 여성연대가족 공동체로 탄생하자
 
신정모라   기사입력  2006/05/01 [09:24]
가족이란 이성이 만나 결혼하여 아이를 출산 양육하는 형태로 인식되어 왔다. 동성애자 가족은 동성이 만나 한 삶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가부장제가 굳건한 사회에서 동성애에 대한 차별과 편견 때문에 동성애자 가족은 가부장제 사회관념상 가족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내가 지금 제안하고자 하는 가족 형태는 동성애자 가족에서 더 나아가 동성가족이다. 

현재 한국 사회의 가부장제가 그렇게 만만히 무너지지 않을 것은 명백하다. 아마도 가부장제가 사라지긴 하겠지만 서서히 사라지려면 백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가부장제를 더욱 빨리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버리기 위해서 여성연대는 절실하다.     

레즈비안 연대는 이미 만들어진 상태이고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한국에서 제대로된 여성주의는 아직은 사실상 레즈비아니즘 밖에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이성애자 여성계 진영은 레즈비아니즘에 얹혀 살고 있는 셈이다.  

동성애자가 아닌 이성애 여성들도 가족으로서 연대하는 삶을 만들 수 있을까? 한국 여성이 남자와 결혼하여 한 가족을 이루어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보다 이성애자 여성들이라 해도 여성끼리 가족을 이루어 사는 것은 어떨까? 여성주의자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 주길 소망한다.   

이성애자 여성들이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같은 여성과 한 가족으로 연대하여 가족과 다름없는 삶의 방식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부모 여성끼리 연대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남자에게서 가정폭력을 경험한 여성이 다시 남자와 만나 행복하게 산다는 보장은 없다. 또 거짓말 잘하고 이기적인 한국 가부장제 남자, 마초들 도처에 널려 있다. 가정폭력과 시댁이라는 가부장제의 횡포에 질린 여자들이 21세기 선진국을 희망하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축적되어 시한폭탄처럼 터지기 직전이다.   

'시'자 들어가는 말도 듣기 싫다는 대한민국 여성들! 남자에게 질린 여자들은 남자를 믿기 어렵고 사랑하기도 어렵다. 그런 여성을 억지로 치유하여 마초 남자를 또 만나 살라고 강요하는 것은 야만적이다. 그런 여성들은 여성끼리 만나 가족의 형태로 계약을 맺고 상대방 자녀를 자기자녀처럼 서로 돌보고 품앗이하며 어울려 경제적 혹은 정신적으로 동지 내지는 친구되어 살면 바람직할 것이다.     

장점과 단점을 차근차근 따져보고 논의해 보자.  

우선 장점이라면 홀로 사는 여성은 범죄의 제1대상으로 찍히는데 그것을 줄일 수 있다. 대다수 독신 여성이 가지고 있는 '성범죄율 최고국가 콤플렉스'는 만만치 않는 사회적 스트레스이다. 범죄율이 최하국인 대한민국에서 오로지 여성과 아동에 대한 성범죄율은 첨단을 달린다. 완력으로 지배되는 마초사회에서 범죄에 대한 상대적 빈곤층에 속해 있는 독신여성들의 공포심, 이제 수면으로 떠올라야 한다. 그 대안책 중 하나로 동성 가족이 될 수 있다. 

또 자식을 가진 한부모 여성이 홀로 사는 것보다 다른 한부모 여성과 연대하여 가족을 이루는 편이 자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서로 품앗이 형태로 상대방 가족을 내 가족으로 돌보는 삶을 추구함으로써 시간과 정을 서로 베풀고 사랑을 체험할 수 있다. 가정폭력과 시댁이란 가부장제의 어마어마한 폭력을 피할 수 있다. 단점도 물론 대두될 것이다.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면 여성연대 가족공동체가 한 가족으로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동성가족은 핵가족제도가 가지고 있는 소외감과 이웃간의 냉정함을 극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대가족 제도의 출현으로 연결될 수 있다. 교육 공동체 혹은 양육 공동체 가족으로서 두, 세 가족이 한 지붕아래 가족으로 연대하는 것이다.    
 
동성가족은 우리 사회에 뿌리깊은 혈연중심주의를 극복하는 대안으로도 제안될 수 있다.

동성가족은 근본적으로 이성애자 여성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애인을 각자 따로 두어 성생활을 하는 건 가정사 밖의 일이 될 것이다. '동성가족 공통체' 란 형태로 친구처럼 언니처럼 동생처럼 때론 이모처럼 여성끼리 정신적으로 한 가족을 이루어 생활하며 자녀들을 서로 힘을 합해 돌보는 가족 행태도 바람직한 삶의 방식이란 생각이 든다. 여성들이 마초의 가정폭력 공포증을 숨기며 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은 무엇보다 매력적이지 않는가?

동성가족들이 탄생하면 동성애 가족을 사시눈을 뜨고 바라보는 가부장제 시선들이 상당수 줄어들 것이다. 다양한 가족 형태가 탄생하는 건 열린 문화로 가는 길이다.

동성가족이 많아지면, 마초이즘 때문에 줄어들고 있는 출생율 저하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동성가족이 연대하여 아이를 품앗이로 돌보기 때문에 가사분담문제로 스트레스 덜 받고, 가정폭력 걱정 덜하고, 동지로서 서로 더 쉽게 이해하게 되어, 가족간 갈등이 줄어 출생률이 저하되지는 않을 것이다. 여성끼리의 연대하는 동성가족을 나는 '이모 가족'이라 칭하고자 한다. 이모들이 힘을 합쳐 함께 공동의 자녀를 키우는 가족이란 뜻이다.    

마초들은 점점 여성과 결혼하기 힘들어져야 한다. 마초들에게도 마초끼리 연대하는 마초가족연대를 고안할 기회가 있다. 마초들은 서로 가정폭력을 저지르거나 상대를 억압해서 자기 지배권에 두려고 하거나, 가사 일은 절대로 분배하지 않아 집안이 난장판이 되고, 가사일은 놀고 먹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의 마초의 본질을 경험하면서 마초이즘이 왜 죄악인지 체험할 기회가 필요하다. 죽기 전에 교화의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       

현재 동성가족은 친언니 동생이 이혼하여 함께 가족을 이루어 사는 형태이다. 친언니 동생이 아닌 남남이라 해도 이런 식의 동성가족이 법적-사회적으로 인정되길 바란다.    

한국에서 동성가족이 탄생한다면 아마 유행처럼 번질 것이다. 세계로 번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미국에서는 남자에게서 정자만 가져와 자식 낳고 키우겠다는 여성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인구가 상당수 있을 것이다. 그런 독신 여성들은 여성가족연대를 구성하여  자녀양육을 더 쉽게 공동체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자와 마초의 폭력성에 질린 여성들은 동성가족 이루기 캠페인을 벌이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조성하는 문화에 앞장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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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5/01 [09:2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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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으으 2007/03/30 [20:07] 수정 | 삭제
  • 근대, 제안은 다한 거여, 하다말은 거여... 아직도하고 있느감... 오래도 하네... 그럼 열심히 제안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