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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이후 40년, 대구는 왜 몰락했나
[탐사] ‘박뽕’ 맞아 시르죽어가는 대구, 박정희 생산양식과 결별 촉구한다
 
서태영
거짓 역사가 지배하는 대구가 시르죽어간다.1)  2·28 민주의거 40주년기념 특별사업회의 발기취지 선언문에 나오는 '신라이래 국가경영을 주도해왔던 대구'는 유감스럽게도 지방경영도 못해 쌕쌕거릴 정도로 은결들었다.2)

지역 언론사에 근무하다 서울에 있는 우익 월간지로 직장을 옮긴 어느 기자의 심층취재 기사에 나오는 제목처럼, 대구는 '성장을 멈춘 절망의 도시'다. 쿠데타를 일으킨 정치인을 사랑한 도시가 감당해야 할 진통이다.

지방자치 10년의 역사는 자닝하다.3)  한강이남 최고라는 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조선시대이래 경상도의 중심지라는 체면도 건사하기 어려워졌다. 1인당 지역국민소득 13년째 꼴찌가 말해주듯 젊은 층은 먹고살기 힘들어 외지로 나선다.

'거주만족도 꼴찌'4) 에 빛나는 대구는 지난 2000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된 뒤 2004년까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가 26.0%가 늘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통계청에서 나온 따끈따끈한 소식5) 이다.

일제의 식민지 정책에 따라 근대화의 기적을 울렸던 대구는 60∼70년대에 반짝 재미를 보고, 80년대 전두환·노태우 체제의 몰락에 뒤이어 동반 퇴조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었다.

여기서 울가망한6)  대구의 몰락은 박정희식 개발독재형 성장제일주의의 파산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 달구벌 대로를 중심으로 한참 시멘트 가루 휘날리며 고공행진 중인 도심 막개발은 박정희식 생산양식의 체제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다해 버티는 엄펑소니7) 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생산양식으로는 도저히 대구를 먹여 살릴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을 조해녕 시장은 대구를 거의 부도 일보 직전의 만신창이로 만들어놓았다. 병장도 말년에는 떨어지는 가랑잎도 조심한다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 분은 막판에 더 열심이다.

상인-범물 앞산순환도로 '민투늑약'을 체결하겠다고 하질 않나, 문희갑 시장이 수창공원으로 묶어놓은 대구연초제조창 부지도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 해 57층 짜리 초고층 주상복합 콘크리트 흉물을 세우도록 막도장을 찍질 않나......

'조작된 대구'의 두 역사, 국채보상운동, 2·28 바로잡고 40년 '박뽕'맞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야

▲대구는 박정희가 남긴 유산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책은 '박정희  바로 알리기 자발적 국민모임' 측이 발간한 '박정희' 책자      ©민예총 제공
한강의 기적을 이뤘노라고 자부하는 박정희 체제의 모범관료에게 낙동강 시대를 열어주기를 기대한 것은 망해 가는 정부의 매국노들에게 국새를 맡긴 꼴이다. 대구시 실국장회의는 꼭 한일협약을 맺어 나라 팔아먹고 일본 밀정으로부터 30만원을 받아 국가 존망의 비밀 정보를 팔아먹은 을사오적들의 꼬락서니를 연상시킨다.
 
'날강도를 안방에 끌어들인 사냥개들처럼' 대구시 실국장회의는 건설업자의 거간꾼으로 전락했는지 잇권 사업을 남발하고 있다. 마치 구한말의 내각어전회의를 방불케 한다. 그래 거기에도 "속히 한국의 부강을 도모하고 한국민의 행복을 증진하고자 한다"는 달콤한 개발공약들로 뻥까뻥까했지. 과연 여기가 수운선생 순도지, 국채보상운동 발상지, 2·28의 본거지, 인혁당 전사들의 투쟁의 고향이 맞나 싶다. 

나는 이마적8) 대구민예총에서 발행하는 『온장』창간호에서 국채보상운동이 지역색에 맞게 조작되었음에 대하여 따다바렸다.9) 대구정신의 타락상을 고발했건만 지역사회에서는 별 반응이 없었다.

이제 와서 딱부러지게 말하는데, 지역 유력일간지와 손을 잡고 국채보상운동운동의 주인공을 돌라방치는데10) 앞장선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는 이미 그 존립가치를 상실했다. 선열들의 피눈물을 짜내는 기념사업은 아니함만 못하다. 아마 김광제 선생은 감았던 눈을 다시 뜨고 계실 것이다.

이 단체는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만들어지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김영호 유한대 학장이 회장이다. 박원순 변호사가 누구 좋은 일 시키려고 이런 곳에까지 이름을 빌려 주었는지 통탄스럽지만, 이사들의 면모를 보면 거진 수구꼴통 하고잽이들 일색이다.

『한겨레21』창간에도 크게 이바지했던 김영호 학장이 대구라운드를 개최하면서 시민사회와 등을 지더니, 기어코 국채보상운동을 토호세력들에게 상납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국채보상운동을 데알고11) 있는 주제에,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선양사업을 한들 일이 제대로 될 턱이 있나. 스스로 연구할 줄 모르고 손쉽게 남이 이룩해놓은 성과에 기댄 국채보상운동기념사업회는 자신들이 김광제 선생의 지위를 누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 뻔하다.

아주 오래된 연구논문 삼탕사탕 재활용해가면서, 시에서 돈 빼먹을 궁리나 일삼는 부라퀴12) 들의 말로는 그랬다. 역사는 프로젝트 교수들의 소일거리나 우스개 사기극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곧 백년을 맞이하는 국채보상운동은 어떤 몰골로 나타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대구는 썩었다. 이제 철저하게 썩어문드러지는 것을 소망하는 것이 한 가닥 남은 희망사항일지도 모른다는 망상에 온몸 떨린다. 40년 '박뽕'을 맞은 후유증은 성장 잠재력을 좀먹고 대구를 아주 이상한 도시로 변화시켜놓았다.

대구 주류사회가 자랑하는 것처럼 국채보상운동과 2·28학생의거의 발상지로 존경받는 도시가 아니라  수구꼴통의 철옹성이라고 손가락질을 받는 멍에를 지게 되었다. 권력을 잡은 열린우리당도 대구에 오면 작아지는 여기는 대구다. 민주화세력도 손을 못 쓰는 대구다.

그렇다면 몰락의 원인을 진단하고 그 썩은 피고름을 짜내는 일부터 손을 대야 하는 것이 순서다. 트레바리13) 로 분류되기를 거부하는 기록사가는 이왕 저질러진 결과에 설득력 있는 원인진단을 해주는 데서 사망도시 대구의 부활을 기약하고 싶다. 

바꿔치기 된 대구역사부터 바로 세우자. 국채보상운동과 2·28학생의거의 주인공을 제자리 매김하는데서 실종된 대구정신의 부활을 만나보리라. 힘들더라도 세상을 밝히는 역사바로세우기 운동은 당장, 그리고 오래오래 지속되어야 한다.

(다음에는 대구시가 내세우는 2·28학생의거에 대한 의혹과 기념사업회의 해악성에 대하여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 

* 어휘의 한계로 막막해 하다가 토박이 우리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조금 불편하고 서먹서먹하더라도 우리말 사랑정신으로 너그럽게 읽어주십시오.

   1) 시르죽다 : 기운이 빠져 생기나 활기를 잃다. 

   2) 은결들다 : 상처가 내부에 생기다.

   3) 자닝하다 : 참혹하거나 불쌍하여 차마 보기 어렵다. 

   4) 2006.1.1 조선일보 한국갤럽 새해 여론조사

   5) 정경훈 기자,「절대빈곤층 증가율 대구 26% 전국최악」(매일신문 2006.03.15)

   6) 울가망하다 : 걱정으로 답답하고 우울하다

   7) 엄펑소니 : 의뭉스럽게 남을 속이거나 골리는 짓

   8) 이마적: 이제에 가까운 얼마 동안의 지난날

   9) 따다바리다 : (이야기를) 얄미운 태도로 꺼내어 늘어놓다.

  10) 돌라방치다 : 무엇을 빼돌리고 그 자리에 다른 것을 대신 넣다.

  11) 데알다 : 사실을 자세히 모르고 대강 알다.

  12) 부라퀴 : 자기에게 이로운 일이면 기를 쓰고 영악하게 덤비는 사람

  13) 트레바리 : 이름씨. 이유 없이 남의 말에 반대하기를 좋아하는 성격. 또는 그런 사람.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입니다.
 
기사입력: 2006/03/17 [05:37]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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