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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유시민의 '김대중 대통령님께'
유시민 99년 김대중 대통령 '측근인사' 비난 칼럼, 盧정권과 닮은꼴 눈길
 
김영국   기사입력  2006/01/19 [09:17]
최근 '1.2 개각'과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을 둘러싸고 ‘유시민 사태’란 표현이 나돌 만큼 노무현 대통령의 기획인사, 측근.정실인사, 보은인사가 큰 사회적 논란이 되었다.

그런데 논란의 핵이었던 유시민 내정자가 김대중 정권 시절 ‘동교동 측근인사’와 ‘독선적 국정운영’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했던, ‘신문사 기고 칼럼’이 여러면에서 눈낄을 끌고 있다.

유시민 의원은 DJ 정권의 임기가 중반에 접어든 99년말, ‘김대중 대통령님께’라는 신문사 기고 칼럼에서 DJ 정권의 측근인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접고 냉소와 무관심으로 돌아섰다고 일갈했다.

아러니하게도 그가 당시 칼럼을 기고했던 신문사는 작년에 그가 독극물이라며 거품을 물었던 ‘동아일보’였다. 그는 독극물 같은 신문사 지면에 김대중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독설을 쏟아부었던 것이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당시 그가 김대중 정권에 비판을 가한 칼럼 내용이 똑같이 임기 중반을 넘어선 지금의 노무현 정권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문구들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99년 유시민 칼럼의 제목과 내용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일부 팩트만 2006년에 맞는 걸로 교체하고 전체적으로 김대중을 노무현으로 이름을 살짝 바꿔보았다.

그야말로 “이름 하나 바꿨을 뿐인데….”란 세간의 유행어가 딱 들어 맞을 정도로 오늘의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꼭 필요한 ‘훌륭한 비평’으로 재탄생(?)했다.

김대중을 노무현으로, ‘이름 하나 바꿨을 뿐인데…’

5년이 지난 지금, 99년 김대중 정권과 2006년 노무현 정권이 처한 상황-국정 지지도 하락, 대통령의 측근 의존, 집권당의 극심한 이완-이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유시민 의원 자신의 신분. 당시 유시민은 정치권의 주변인이었고 지금의 유시민은 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상태다.

그가 김대중 대통령에게 대들던(?) 그 기백처럼 오늘의 노무현 대통령에게 대들고 있는 사람도 부지지수로 늘었다. 특히 진보진영에서 노무현을 바라보는 시선은 99년 김대중을 비판하던 유시민의 시각과 정확히 일치한다. 마치 한 편의 반전드라마를 보는듯 하다.

특히 유시민 의원이 칼럼 말미에 김대중 정권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며 피력한 대목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대통령님.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을 가까이 두십시오. 대통령님의 독선을 지적하는 지식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저 개인은 앞으로 대통령님을 비판하지 않을 것입니다. 희망과 애정을 잃으면 비판할 의욕도 잃게 됩니다. 저는 대통령님에 대한 기대를 이제 온전히 접었습니다. 2년이면 실망하기에 충분히 긴 세월이었습니다. 미움보다 더 아픈 것이 냉소와 무관심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 표를 주었던 개혁.진보성향의 국민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오늘날 노 대통령에게 실망하고 돌아섰거나, 심지어 실망이 너무 커 증오의 감정까지 갖게 된 것도 당시 유시민의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냉소와 무관심 그것과 너무도 같지 않을까.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유시민 의원에게 ‘싸가지 없다’란 인상 비평은 정말 삼가야 한다. 그건 ‘강단있고 소신있는 정치인’이란 말로 포장이 가능한 칭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유시민 비평에 가장 적확한 표현은 싸가지가 아니다. ‘뻔뻔함’ 또는 ‘국보급 변신의 귀재’라는 말이다.

아래는 유시민 의원의 99년 동아일보 칼럼 <김대중 대통령님께> 전문과 이를 <노무현 대통령님께>로 이름을 바꿔 패러디한 칼럼이다. / 편집위원



☞ 유시민의 <김대중 대통령님께>& 패러디 칼럼 <노무현 대통령님께>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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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1/19 [09:1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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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전문가 2006/01/20 [01:42] 수정 | 삭제
  • 김영국 편집위원님 글 잘 읽엇습니다.
    유시민씨의 99년도 글을 발굴하셧는데, 그 배경과 맥락을 함께 밝혓으면 더 좋앗을 것을... 유시민씨는 DJ 혐오론자입니다. 이미 97년 대선에서 그 이전 조순 서울시장을 추대하면서 DJ불가론을 외쳤던 사람입니다. 그 인식이 하나 안변해 민주당 분당과 개혁당 내팽개치고 열린당 창당, 이후 망해도 민주당과 합당불가를 외치는 영남패권주의자인 것입니다. 후속을 기대하겠습니다.
  • o o 2006/01/19 [21:42] 수정 | 삭제
  • 삼가해야 한다 -> 삼가야 한다

    수정 부탁드립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한마디 2006/01/19 [14:30] 수정 | 삭제
  • 저 패러디는 유시민이 99년 김대중 대통령에게 했던 비판 정신을 돌이켜보고, 지금의 노무현을 보좌하란 충고로 볼수 있지 않을까요.

    노무현과 측근들이야말로 모든 비판을 다 자기 싫은 놈 씹어대는 삽질로만 보는 좁은 시야로 무슨 국가적 복지를 펼쳐나갈 수 있겠어요.

    노무현과 자신의 정치적 성장만을 위한 복지장관이 아니라 서민을 위한 복지 행정을 펼치기 위해서라도, 노무현의 입만 쳐다보고 오락가락하지 말란 충고로 받아들이면 될 것을...

  • 배고픈놈 2006/01/19 [14:07] 수정 | 삭제
  • 비난 글이 아니라 칭찬 글도 한두번이지 계속 보면 지겹습니다. 언제까지 싫은 놈에 대한 글만 써댈 것인지 보는 사람 지겹습니다.

    이제 유시민이란 인간은 욕 먹는 길로 들어섯습니다. 돈(예산)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싸가지 없는 이상주의자가 할 수 있는 별로 없는 복지부장관 자리에서 삽질할 때 열심히 정책을 비판하면 될 일을 왜 불필요하게 벌써부터 씹어대는지 이해를 못해서 김영국씨의 글에 반박한 것입니다.

    그리고 저요, 그럭저럭 먹고 살면서 그래도 양심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댓글로나마 응원하고 있습니다.


  • 고럼 2006/01/19 [11:52] 수정 | 삭제
  • 난 세금 적게 내기를 바라진 않소.
    다만 낸 세금 제대로 쓸 도둑넘 아닌 넘이 걷어가란 말이지..
    그래서 어느넘이 살림 잘하구 도둑질 안할지 수시로 감시하고 있소.
  • 배고픈넘 2006/01/19 [10:24] 수정 | 삭제
  • 1%의 소수 인구가 가진 사회 전체 부가 45%고 또한 힘과 영향력이 45%인 사회에서 과연 진보와 양심적 보수의 숫자와 영향력은 몇 %나 될까?

    국민 개개인은 자신의 내야할 세금은 현재보다 적게 내기를 바라면서 노후에 더 많은 연금을 바라고, 값싼 의료, 교육, 육아 등을 바란다. 또한 공무원 숫자를 줄이기를 바라면서 더 나은 행정 서비스를 원하는 이중적인 의견만이 판친다.

    더 더욱 웃기는 것은 민노당이 가장 중요한 공약인 부유세 정책은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 가장 앞선 정책인데도 진보에서 조차 실천하기 위해서 민중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한 제대로된 논의가 없다.

    부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더 많은 세금을 걷어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 뛰어야할 김영국씨는 오늘도 낙동강 모래알처럼 흩어져서 자기 마음에 안드는 놈 열심히 씹어댄다.

    민중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내 싫은 놈에 대한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하는 사람이 과연 민주주의를 외칠 자격이 있나?

    싫은 놈, 미운 놈, 더러운 놈을 품고 안고 보다듬고 가지 못하는 자는 실천의 장에서는 입만 살아서 나불대는 헛 똑똑이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