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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6명, 양심을 감옥에 가두지 마라“
고동주, 오정록씨 ‘양심적병역거부’ 선언, 평화인권단체 ‘대체복무제’ 촉구
 
도형래
또 다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선언이 이어졌다. 지난 2001년 서울교육대학 오태양씨로부터 이어진 양심적 병역거부가 다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19일 오전, 천주교 신자 고동주, 평화운동가 오정록씨는 안국동 느티나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선언'을 했다. 기자회견 자리에는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 천주교 전구현전국연합 박순희 대표 등 평화, 인권, 종교 단체에서 40여명이 함께 해 '대체복무제 마련'을 촉구했다.

▲고동주, 오정록는 19일 10시 참여연대 느티나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선언을 했다.     © 대자보

전 평화네트워트 간사였으며 평화운동가인 오정록씨는 "지난 10월 12일이 입영일이었다"고 말하고, "병역거부를 선언한 나를 국가는 병역법 위반이라는 죄목으로 감옥에 가둬 저의 양심을 교정하려하겠지만, 저는 군대를 거부한 양심을 꿋꿋이 지킬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오정록씨는 "군대는 사회의 폭력성, 남성중심성, 권위-위계가 가장 극단적으로 드러난 곳"이라는 견해를 밝히고, "사회가 저와 같은 사람들을 사회부적응자라고 비난하겠지만 군대가 존재하는 한, 이에 저항하는 이들은 끊임없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천주교 신자이며, 전쟁없는 세상의 활동가인 고동주씨는 "군대에 들어간다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두려워해야 하고 누군가를 미워해야 하고 또 죽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오직 오지 않는 하느님 나를 지금 이곳에서 살고자 군대에 가기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봉사하고 싶다"는 소견을 밝히며, 대체복무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연합 박순희 대표는 천주교 신자인 고동주씨의 병역거부에 대해 "용기있게 평화의 씨앗을 심기 위해 이러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대체복무로 하나님의 사랑을 이 땅에 실현하겠다며, 우리가 하지 못한 것을 하는 고동주 형제가 하는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박순희 대표는 "병역거부를 했을 때, 사회에 봉사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일어나게 하는 대체 복무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입법부의 대체복무제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평화네트워크의 정욱식 대표는 "간사로 일해왔던 오정록씨가 대체복무제를 기다려온 것이 3년"이라고 말하며, "더 이상 군대를 미룰 수 없는 시기가 와서 병역거부를 선언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욱식 대표는 "참여정부 초기부터 논의되어왔던 대체복무제도가 아직도 논의중이라고 한다"고 지적하며, 정부와 입법부에 대체복무제 마련을 촉구했다.

인권단체 연석회의 김덕진 활동가는 인권단체를 대표해 "헌법에서는 기본적인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고 밝히며, "유엔인권위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에 동의한 바가 있는 한국정부 정부가 병역거부자들의 인권을 위해 대체복무제도 마련을 신속하게 처리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대 법대 이재승 교수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석회의'을 대표해 "지난 대법원의 양심적 병역거부 유죄 판결 이후 사법부에 인권에 대한 전향적인 결정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고 밝히고, "현재 열린우당 임종인 의원,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제출한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 허용을 골자로 한 병역법중개정법률안이 국회 계류중"이라고 밝히며 입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 이후 국가인권위원회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문제에 관한 정책권고를 내기 위해 각계 전문가를 초청하여 청문회를 개최하고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다음은 연대회의가 발표한 성명이다.  

대체복무제도 개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2001년 초,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의 문제는 한 시사주간지의 기사로 세상 빛을 보았다. 강고한 국가안보의 그늘 아래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또 하나의 인권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그 해 12월에는 불교신자이자 평화운동가인 오태양 씨가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뒤 이어 유호근, 나동혁, 현역 이등병이었던 강철민 씨를 비롯한 평화운동가, 대학생들의 병역거부 선언이 이어지면서 병역거부는 일부 종교단체의 문제가 아닌 반전평화운동의 새로운 흐름으로 발전하였다.

병역거부가 이렇게 사회적 의제로 부각되면서 사법계에서는 2002년 1월 서울남부지원의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 2004년 5월 서울남부지원의 무죄선고, 그 해 7월과 8월 각각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결정들이 이어졌고 이로써 사법적으로 병역거부에 관한 논쟁이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병역거부에 대해 ‘유죄’를 확정지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국가적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는 입법자에 대한 권고를 결정문에 포함시킴으로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문제가 단순히 실정법상의 해석에 따라 옳고 그름으로 판단될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제도적 대책 마련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시민단체의 노력으로 지난 해 9월과 11월에는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대표발의로 ‘병역법중개정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었고, 오늘 오후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청문회’가 계획되어 있다.

오늘 병역거부를 선언한 오정록, 고동주 씨는 평화운동가로서, 평화를 사랑하는 가톨릭 신자로서 자신들의 양심과 신념에 관한 오랜 성찰 끝에 힘든 길을 걷기로 결심하였다. 위헌제청신청이 받아들여진 이후 400여명대로 줄어들었던 병역거부 수감자의 수도 9월 15일 현대 1,186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 해 700여명에 달하는 병역거부자들의 감옥행을 멈추기 위해선 입법부의 시급한 법제화 노력이 필요하다. 징병제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사라질 수 없는 시스템이라 한다면 다양성을 존중하고 소수자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대체복무제도는 아주 훌륭하고, 게다가 수십 년간의 검증을 거친 지혜로운 제도라 할 것이다. 사회 공동체를 위한 대체복무 역시 국가안보를 위한 의무임을 확신하며 이제는 사회가 이들의 몸짓에 화답해야 할 때이다.

2005. 10. 19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 실현과 대체복무제도 개선을 위한 연대회의
국제민주연대/ 군의문사 진상규명과 군폭력 근절을 위한 가족협의회/ 기독사회시민연대/ 녹색연합/ 동성애자인권연대/ 문화연대/ 민주노동당/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불교인권위원회/ 사회당/ 성공회대학교 인권평화센터/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오태양 지지모임/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 유호근 지지모임 평화사랑/ 여성해방연대/ 원불교사회개벽교무단/ 인권운동사랑방/ 인터넷신문 대자보/ 장애인 인권운동을 위한 열린네트워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전국불교운동연합/ 전쟁없는세상/ 좋은벗들/ 참여불교재가연대/ 참여연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평화네트워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평화인권연대/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함께가는사람들/ 환경운동연합
기사입력: 2005/10/19 [12:1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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