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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만들어낸 가짜 영웅, 알고보니 성추행범
일진회 파문으로 만들어진 학교폭력 대책 재점검 해봐야
 
이계덕   기사입력  2005/08/29 [03:36]
27일 인터넷 신문 <대자보>에는 '일진회 고발교사, '학부모 성추행' 의혹 제기돼' 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올해 3월 서울 J중학교 정 모교사가 '전국적으로 40만의 일진회 단일 조직이 있으며, 일일 락카페등에서 섹스머신등 공개 성행위를 하고 있다' 고 주장해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었으며, 정 모 교사는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학교폭력 선도 영웅으로 까지 부풀려졌다.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그는 '학교폭력 피해를 당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인 학부모들의 약점을 이용해, 피해 학부로를 성추행하는 파렴치범' 이었던 것이다.

일부에서는 '전국적인 일진회 단일 조직과 조폭이 연계해, 정모 교사를 매장시키려고 하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여자들이 먼저 무언가를 원해서 접근했다가, 요구조건에 맞지 않아 고소한 것이다' 라는 황당한 주장들도 제기된다. 더 황당한 것은 당사자인 정 모 교사도 '이것은 일진회 아이들이 나를 음해하려는 것' 이라면서 반박하고 있는 것이다.
 
천천히 생각해보자. 그들은 학교폭력의 피해자들이다. 더 들어가보면 학교폭력의 가해자인 일진회 학생들에게 피해를 본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일진회 학생들과 손을 잡고 정 교사를 음해할 이유가 무엇이 있을까? 둘째로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정 교사에게 무엇을 요구할수 있다는 말인가?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을 요구할수도 있겠다. 그러나 정 교사는 성적인 농담, 성 희롱, 성 추행으로 피해학부모에게 답했다.

학교폭력 피해자 어머니 한 분께서 말씀하셨다. "도대체 피해자는 언제나 피해자여야 하는거냐? 왜 우리 아이는 학교 폭력을 당해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얻고, 치료비다 뭐다 해서 재산적 피해를 입고, 부모가 억세다느니 아이가 행실을 잘못했다느니 유언비어에 명예를 훼손당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학교폭력 문제를 없애는 운동을 하겠다는 교사는 성추행까지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고....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짜 영웅

지난 3월 20일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 보도한 '학교폭력 실태'에서 정 모 교사의 문제점이 지적된다. 학교를 다니던 한 학생이 정 교사로부터 일진회로 매도 되었다고 주장하는 방송, 그러나 이 방송은 당시 여론의 역풍을 맞게 되었다.

그런데 이 같은 주장은 최근 한 학교폭력 피해 학부모에게서도 들을수 있었다.

"우리 아이는 일진회로부터 피해를 받은 학생인데, 정 모 선생님에게 상담하러 갔더니 다짜고짜 우리 지선(가명)이가 일진이라는 거 아닌가? 너무 황당하고, 화도 나서 문을 박차고 나와버렸다"

정 교사의 경찰청 강연 자료집에서는 일진회를 구별할수 있는 자료가 나온다. 1.두발단속에 자주 걸리거나 바지를 줄여입는다. 2.학교에서 인기가 많고, 잘 노는 아이....이런 것을 확인하면 일진을 구별할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두발을 단정히 하지 않고 다닌다고 해서 일진이라고 볼수 있는가?

그렇다면 지난 5월 두발 자유화를 하겠다고 광화문에 모였던 400여명의 학생과 송파공고에서 종이비행기를 날렸던 200여명의 학생, 그리고 풍생고등학교의 800여명의 학생들이 모두 일진이라는 소리와 같다. 정 교사는 전국의 일진회가 40만이라고 하지만 한 학년의 학생수 평균 60만으로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를 셈하면 360만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체의 10%~15%의 학생이 일진이며, 한 학년당 평균 100명 한반의 10명 가량의 일진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일일 락카페에서 공개성행위가 열린다는 자료로, 정 교사는 '내가 직접 가보았고, 공개성행위를 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러기 전인 지난 2월 정 교사는 교육 정보 인터넷 신문인 교육희망과의 인터뷰에서 '일락 문제는 인터넷상에 일진회 아이들과 채팅을 하던 도중에 듣게 되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느 장단의 춤을 추라는 것인가? 불과 1개월 사이에 일락 현장에 직접 갔던 것인가? 교사로써 공개성행위를 목격했다면 그것을 제지해야 마땅할 것인데, 그것을 보고만 있었다는 말인가? 이런 의혹이 들을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언론은 왜 이렇게 부실한 정보를 '일락에서 일진회 공개 성행위, 현직 고교교사 증언' 등의 선정적인 기사를 써 정 교사를 일약 학교폭력 선도 영웅으로 만들었을까? 정 교사는 일진회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1월에도 같은 자료를 발표했다. 그러나 아무도 봐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일진회의 일락문화는 3년전 경향신문에 다른 교사의 이름으로 보도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필요했다. 경찰과 정부는 4대 폭력을 근절하겠다고 방침을 세우고, 스쿨폴리스, CCTV를 나름대로 대책이라고 발표했는데 시민사회와 국민들이 반대만 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무언가가 필요했다. 실제로 정 교사의 강연은 언론이 직접 취재한 것이 아니라, 경찰청이 보도자료로 배포한 내용을 기자들이 옮겨 쓴 것. 따라서 정 교사는 정부의 단기적이고 급조적인 스쿨폴리스와 CCTV등 학교폭력 대책을 합리화 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가짜 영웅이었던 것이다.

교육부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 CCTV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한 두대정도 시범학교를 선정해 설치하고, 지켜보자' 는 방향으로 회의가 결론이 났지만, 실제로 CCTV 설치에 전체 학교폭력 예산 60억중 20억이 집행되었다. 그리고 CCTV는 사실상 무용지물. 언제 학교폭력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교사가 자기 수업 안하고 카메라 모니터만을 보면서 상주한다는 말인가? 이러한 정책들은 예산만 낭비되고, 실제로 피해자들 지원하거나 구조 대책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낸 가짜 영웅. 그리고 그로인해 만들어진 급조된 정책들.이제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볼 시점이다. 올 초 만들어진 학교폭력 대책들이 과연 어떤식으로 운용되고 있는지 평가 해볼 시점이며,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논의 해야 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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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8/29 [03:3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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