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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 해결 앞장서는 국회되겠다”
북측 대표단 국회본회장 방문, 정당대표들과 통일 정치차원의 교류 나눠
 
이명훈/인터넷공동취재단   기사입력  2005/08/16 [15:56]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 3일째인 16일 오전에 부문별 상봉모임을 가진 남북해외 대표단 중 150여명은 국회의사당을 방문했다. 북측 공식대표단이 국회를 방문하기는 처음이다.

오전 11시 50분에 먼저 남측 대표단을 태운 버스가 국회로 들어섰으며, 12시에 북측 대표단이 뒤이어 국회에 도착했다.

▲ 김기남 묵측 당국대표단 단장이 국회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김진석 기자

북측 가요 '반갑습니다'가 경쾌하게 흘러나오는 가운데 국회의사당 중앙홀에서 국회의장 주최의 환영오찬이 시작됐다.

오찬에 앞서 남측 당국대표단 단장인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북측 당국대표단 단장인 김기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은 별로의 차편으로 12시에 국회의사당 본관에 도착해 남궁석 국회 사무총장의 안내로 본회의장을 둘러봤다.

남궁석 사무총장은“너무나 반갑고 꿈에 그리던 손님들이 오셔서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고 “본회의장을 새롭게 꾸몄다. 본회의장을 컴퓨터시스템으로 설치해 개인 PC를 운영, 모든 것을 통합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했다”고 자랑했다.

남 총장은“본회의장에서 각 의원들이 개인 PC를 사용하여 자료검색이나 안건투표, 가부결정을 한다. 이 자료는 보관되어 바로 국민들에게 전달하게 된다”며“대한민국은 인터넷 보급률이 75%이기 때문에 수정 없이 바로 국민들에게 전송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시스템은 9월 1일부터 운용되는데 북측 손님들에게 맨 처음 공개하는 거다”고 덧붙였다.

▲ 남과 북 당국대표단 단장이 새롭게 마련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류승일 기자

국회본회의장을 둘러본 대표단은 중앙홀에 마련된 25개의 원탁에 둘러앉았으며, 헤드테이블에는 김원기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왼편에 정동영 장관, 안경호 위원장, 오른편에 김기남 단장, 김덕규 부의장, 최성익 부위원장, 박희태 부의장이 앉았고, 맞은 편에는 박근혜 대표, 림동옥 부위원장, 문희상 의장 등이 자리잡았다.

림동옥 부위원장이 김기남 단장에게 박근혜 대표를 소개하자 김 단장은“아, 우리 구면입니다”라고 박 대표와 인사를 나눴고 이를 지켜본 문희상 의장이“아, 그러면 신세 많이 지셨네”라고 분위기 띄웠다.

국회 방문을 소감을 묻자 김기남 단장은 “제 집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란 K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식전 행사에서 김원기 의장은 "광복 뒤 한반도는 콩깍지로 콩을 볶는 동족상잔과 동서대결을 겪으면서 냉전의 마지막 외로운 섬으로 남아 있다"며 "그러나 오랜 위기는 기회를 잉태했다"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 뒤의 변화된 상황을 언급했다.

김원기 의장은 "17대 국회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화해 협력을 확대하고 평화기조를 정착하는 일이라면 발벗고 나설 것이다. 그럼으로써 민족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국회가 될 것이다."고 약속했다.

이어서 김 의장은 "남북국회회담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경제협력에 따른 예산을 책정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결의가 필요함을 상기시키고 "남측의 여러 정파와 국민들에게 북측의 의견을 정확히 전하고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통로는 남북국회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대응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마무리로“민족통일을 위하여 건배!”를 외치고 잔을 권했다.

▲ 김기남 북측 당국대표단장과 정동영 남측 정부대표단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김진석 기자

북측 최창식 보건성 부상은 답사에 나서 초청해준데 대해 사의를 표명하고 “8.15를 통해 우리민족의 통일운동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했다. 민간 당국 공조에 화폭이 펼쳐졌다”고 평하고 “참다운 정치인은 시대를 선도하고 앞장서야 한다. 6.15 앞자리에 정치인이 서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 부상은 “참다운 정치인들은 시대를 선도하고 앞장에서 개척해왔다. 6.15통일투쟁에 앞장에는 응당 정치인들이 서 있어야 한다. 정치인들은 6.15궤도를 따라 힘차게 전진하는 통일의 기관차를 앞장에서 이끌고 적극적으로 견인하는 유일한 추동자가 되어야 한다. 정치인들이 앞장에서 온 겨레가 따라설 때 우리민족끼리 몰아가는 통일열차는 사나운 역풍이 몰아와도 순간의 답보와 후퇴를 모르고 가까운 앞날에 통일조국을 앞당길 것이다”고 정치인들의 책임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정동영 장관은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DMZ(비무장지대) 선전물 철거 등을 거론하면서 “남북의 화합과 전진을 위하여 건배!”를 제의했다.

환영오찬에는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공연도 펼쳐졌으며, 참석자들은 각각의 테이블에서 “조국통일 만세”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건배를 들었다“

▲ 환영오찬을 마치고 남과 북 정치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김진석 기자

한편 국회의장실에 따르면 이날 환영오찬에는 76명의 의원들이 공식 초대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참석인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남북해외 대표단과 의원 등 모두 270여명이 오찬에 참석했다.

이날 남북해외 대표단의 국회 방문한 국회의사당 주변은 환영인파나 반북시위대 없이 조용하게 진행되었다.

말  말  말
 
안경호 조국평화통일 위원회 서기국장은 "북남 협력 관계에서 조국통일은 7.4 공동성명과 6.15 공동선언의 두가지 문건에 기초한다"며, "16대 국회의원들은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철벽강산'이었지만 이번 17대 의원들은 다른 것 같고 이제는 협력의 시대"라고 말했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17대 국회의원들은 6.15 공동선언에 대해 지지하고 이해하는 인적구성이 잘 되어 있다"며 "스포츠, 문화, 군사 회담도 개최되는 시대에 남북 국회 회담의 필요성을 느낀다, 경제협력은 국회의 지원이 절실하며 대화의 틀을 마련하는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개인적으로 80년대와 90년대 방북 경험이 있고, 평화통일 공동선언 준비 작업, 불가침 선언, 정상회담, 88올림픽 남북간 논의 참가 경험이 있다"며 "남북한 특위를 구성하고 치밀하게 준비해 남북한 국회차원의 회담이 잘 준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는 "민간 통일운동에 적극참여한 당으로써 북측 대표단이 국립현충원 참배는 평화의지의 대단한 결단"이라며, "국회차원에서 냉전시대 잘못된 제도와 관습을 개혁하자"고 말했다.

천 대표는 민간차원과 지역적인 남북간의 협력은 매우 활성화 되어 있으나 정당과 정치는 소극적이었고 정당과 국회차원에서 북측에 대한 공식 방문과 교류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민노당이 정당으로는 처음으로 20명이 방북한 것에 대해서는 "북측과 정치교류에 있어서 선점과 주도하려는 생각이 없다"고 강조하고, 정당대표단과 통일세력에 대해 민노당이 선점과 주도를 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지금부터 정확히 20년전 1985년 이산가족상봉 및 예술단 교환 시절 남측 기자였다"며, 현 단계에서 남북관계가 더욱 진전되기 위해서는 북측이 핵문제 해결 및 김정일 위원장 답방 등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림동욱 통일전선 제1부부장은 "현재 회담이 대통해서 잘 진행되고 있으니 믿어달라"고 말했다.

김낙성 자민련 대표는 "정치인들이 교류의 기대에 못미치고 있고, 이산가족 상봉이 시급하다"고 말하며 북측이 집중노력해 줄 것을 당부하자, 림동욱 부위원장은 "금강산 면회소 개설된 것과 화상 상봉이 진행되고 있음을 아냐"고 반문해 김 대표의 말을 무마시켰다.

박희태 부의장은 "북측이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으로 교류의 틀을 제시했으나, '92년 '남북 기본 합의서'가 또 한틀이다, 이것이 지켜졌으면 벌써 통일됐다"고 말하며 선언보다는 실천을 강변했다.

박 부의장은 중국과 대만이 장관급 회담과 없었고, 현안에 대한 합의도 없었으나 인적 왕래의 자유, 투자 및 통신의 자유, 결혼의 자유 등이 되어 있다며 이들의 전래를 심층 연구해 도입하고 통일을 위한 첩경으로 삼자고 말했다.

배기선 국회 남북관계특위위원장은 "의원 개별적으로 교류는 있었으나 집합적인 차원에서 교류는 없었다"며 국회차원에서 남북이 만남을 조속히 이루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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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8/16 [15:5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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