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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석 논쟁 3] 김민석 비판은 정당한가
인물비판을 넘어 정책비판을 위한 제언ba.info/css.html'>
 
장신기   기사입력  2002/04/30 [16:11]
{IMAGE1_LEFT}일전 대자보에 기사를 올리고 난후, 나는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김민석에 대한 나의 간접적인(?)지지 논리에 대해서 여러 분들이 답을 해주셨다. 나는 그 비판 중에 여러 의견은 매우 존중할 만한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며 감사하게 생각한다. 젊은 사람이 올바른 길을 위해 힘들게 살아 온 사람(이문옥)을 지지하는 것이 도리라는 일종의 감성적 지적과 비판이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우리모두 쟁점토론방에서 그에 관한 입장을 밝혔고(선거의 장에서 지지여부는 감성적 호소만으로 좌우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입장이다) 정리된 형태로 곧 의견을 내놓을 생각이다.

그런데 나의 글에 대한 언급과 그리고 여러 싸이트에 올라 있는 글에서 하나 무시무시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김민석에 대한 일종의 광기에 가까운 매도였다. 처음엔 김민석 자체에 대해선 난 호불호(好不好)의 입장을 가지고 있었던 나로선 김민석에 대한 저토록 심한 반감의 근원을 알고 싶었다. 그런데 그들이 가지는 광기에 가까운 반감의 내용은 실상은 없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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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김민석이 동교동 구파에 기대어 호위호식하고 당내 개혁적 흐름에 안티를 걸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모든 언급에 그 부분을 지적하면서 그토록 이성을 상실한 듯한 죽이기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지적하는 동교동 구파와의 관계, 그리고 당내 개혁에 대한 문제 등에 대한 비판의 근거는 매우 취약하다. 이는 사실 허상에 가까운 이미지일 수도 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미 이 정도의 언급만으로 얼굴에 핏기가 올라 있을 사람들이 얼굴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러나 나의 다음의 주장을 잘 살펴보고 판단해주기를 바란다.

{IMAGE2_RIGHT}김민석 비판을 할 때 두 가지 사건을 언급한다. 가장 처음의 문제가 당내 개혁 파동때 김민석이 개혁파를 비판하고 동교동 편을 들었다는 점이고, 두번째로는 경선 이전에 이인제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모임에 참석했다는 사실이다. 나 역시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강한 비판 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노무현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로서 두번째 일은 충격과 분노를 느끼게 한 사건이었다.

그런데 두 사건에 대한 비판은 다 김민석의 주장이나 혹은 당시의 전체적인 정황에 대한 면밀한 고찰이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첫번째 경우 김민석의 말에 의하면 개혁과 쇄신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절차를 중요시하자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는 동교동에 대한 비판이 너무 여론 몰이식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문제제기의 성격이 띠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언론은 김민석이 동교동을 옹호한 것으로 보도하였다. 결과적으로 보면 언론의 보도대로 김민석이 동교동을 옹호한 것처럼 된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보도가 나간 후부터 사람들은 그럴 줄 알았다느니 하면서 김민석에 대한 강한 반감의 싹을 틔운 것으로 보인다. 속된 말로 하면 '안그래도 마음에 안들었는데 잘 걸렸다' 뭐 이런 식이다. 그런데 김민석의 말이 틀렸나. 모든 것을 양시론 양비론으로 보아서는 논점이 흐려질 문제지만 절차를 지키자는 말은 틀린 것이 없다. 그리고 김민석이 문제제기 할 당시에는 민주당 내 개혁안을 공론화하는 방식에 관한 매우 복잡한 논의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중 강경한 입장을 가진 몇 몇의 인물이 형식적인 절차에서 분명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필자가 계속해서 간접적인 어투로 하는 것은, 이부분에 대한 정확한 팩트에 대해서 언론에 제대로 보도된 적이 없기에 그렇다. 몇몇 언론에서 다루기는 하였으나 당시 복잡한 부분을 모두 다루지는 않고 있으며, 정치권 내부의 일에 대해서 그 당사자 외에는 100%사실 관계를 따지는 어려운 면이 사실이다). 그렇게 보면 김민석이 그렇게 말할 수는 있는 것이다. 그 논의는 분명 당 내에서 한 말이고 그건 민주당 내의 사정과 성격을 어느 정도는 고려하고 봄이 마땅하다. 그렇게 보면 당내 문제제기 차원에서의 갈등 정도의 문제로 끝날 문제가 크게 된 것은 어찌보면 언론의 보도 때문이다.

언론이 좋은 말로 하면 보기 좋게, 비판하자면 선정적으로 분위기를 몰아간 것이다. 개혁적 젊은 정치인으로 평가받던 사람이 대외적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은 동교동을 감싸안았다는 것 만한 기사거리가 없을 것이다. 분명 그렇다. 그렇게 보도하면 재미는 있을 것 같은데 당내의 복잡한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없이 그렇게 단정적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이 바람직한가? 나는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두번째 경우를 보자. 이인제를 사실상 지지하는 모임에 김민석이 서울시장 후보 자격으로 참석하여 언론은 이인제와 김민석 연합이 뜨는 것처럼 보도했다. 그 보도를 연합뉴스 인터넷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는데 매우 충격을 받았다. 이인제 대세론을 꺾고 노무현이 민주당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고 '이인제는 이회창을 이길 수 없다 - 노무현 필승론' 이라는 책까지 썼던 입장에서, 나름대로 노무현을 지지하지 않을까 기대했던 김민석이 이인제 모임에 가고 두사람의 연합에 대한 기사가 나온 것에 충격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일이 있던 전후에 개혁후보 단일화를 위한 개혁파 의원들의 모임이 무산되고, 이것이 이인제 대세론의 위력을 보여 준 하나의 사건이라는 보도를 접하면서 매우 비통했던 기억까지 다시 떠오른다.

그런데 그 문제에 관한 김민석의 주장은 모든 대선 후보들의 모임에 공평하게 참가했다는 것이다. 공평하게 참가한 것이야 객관적인 일이니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말이야 그렇게 하지만 속으론 이인제와 다 된 것이 아니냐'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 역시 면밀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서울의 민주당원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수도권 지역의 대다수의 국회의원들은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왜냐면 수도권까지 올 때 이미 우열이 드러나기 때문에 그 때가서 조용한 선택을 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었다. 괜히 줄 잘 못서서 피곤하기 보다 그냥 관망하다가 나중에 선택을 하겠다는 소심한 태도의 결과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김민석이 누굴 지지하고 안하고에 대한 언급을 한 적이 없다. 그렇게 보면 김민석 역시 그런 소심한 태도를 보인 한 사람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는 옳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김민석은 이인제를 지지한 것으로 사람들은 믿는가? 아니 믿으려고 하는가? 그것은 간단한다.

김민석을 이미 찍혀 있기 때문에 그냥 그런 식으로 몰고 가고 싶은 것이다. 앞의 동교동 문제도 마찬가지다. 객관적인 사실이나 내부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검토도 없이 '너 그럴 줄 알았어'이런 식이다. 김민석에 대해서 그토록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내 말이 틀렸나?

이것이 바로 수구파들이 오랫동안 해온 마녀사냥과 무엇이 다른가? 평소에 찍어 두었다 한 두 사건을 가지고 이미지 비판을 통해서 광기에 가까운 매도를 하는 수구파식 마녀사냥과 현재의 김민석에 대한 비판은 같다. 이것은 완전히 수구파식 마녀사냥의 진보적 버전이다.

김민석을 매도하는 사람들의 언급을 꼼꼼히 살펴보면 김민석이 386의 대표인 것처럼 되어 있는데 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과 정치권에 들어가서 권력을 위해 운동 정신을 잃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매우 유감스럽게도 두 가지 다 사실이 아니다. 386의 대표라고 한 것은 언론이지 김민석이 아니다. 언론이 386의 대표라는 딱지를 붙여 준 것이지 김민석이 내가 대표라고 했는가? 그 어느 정치인도 자신이 뭐의 대표니 하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그것은 함부로 사용하기 힘든 용어이며 4.19대표니 6.3세대의 대표니 하는 말은 다 언론이 그냥 붙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선거때 선거 홍보 책자에 사용하는 경우야 있겠으나 그것까지 잘못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김민석이 보신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눈치를 본다는 것은 필자도 그럴 것 같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조직 내에서의 행태에 대한 문제제기로서 비판의 대상은 될 수 있을 지언정 매도의 대상은 절대로 될 수 없다. 민주당 안의 갈등과 차이가 마치 한나라당의 그것인 것처럼 짐작하고 민주당 내 주류와 가까운 입장을 취하면 무슨 반개혁이고 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정말로 뭘 모르고 하는 말이다. 사실 동교동이나 소위 개혁파들의 차이는 정치 스타일의 차이지 이념적 차이는 별로 없다. 있으나 그 차이는 미미하다. 그렇게 볼 때 김민석은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과 비슷한 정당에서 일하고 있기에 정치적 신념을 버리고 권력을 노린 것이라 할 수도 없다. 김민석이 개혁법안에 반대한 적이 있나? 그렇다고 김민석이 부정 부패한 것도 없다. 그러기에 김민석의 객관적인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눈치보기와 같은 보신주의적 행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가지고 김민석이 마치 파렴치한 행동을 한 것처럼 매도하는 일부 진보 진영의 현재의 태도가 과연 바람직한 것이가? 이는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수구파식 마녀사냥의 진보적 버전이다.

좀 더 따가운 비판을 하자면, 김민석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말은 그런 저런 이유를 내세우지만 속으론 잘 나가는 그에 대한 강한 시기심을 가지고 있는가 스스로 반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운동하다 정치에 들어간 사람들에 대한 전반적인 비아냥이 있는데 그 최정점에 김민석이 있다고 생각되며 이는 삐뚤어진 시기심의 발로라고 단언한다.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그 시기심이야말로 속 좁은 행태가 아닌가? 잘 못가는 부분이 있으며 강하게 비판을 하고 잘 가도록 견인할 생각을 해야하는 것이 정도다. 그런데 지금의 김민석에 대한 문제제기는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 너 죽어라 ' 이런 식이다. 이것은 너무도 잘못된 일이다.

완전히 걸려 들기 바랬다는 식으로 기다리고 있다가 건수가 생겼다 싶으면 마구 매도하는 현재의 이 광기가 괜히 엄한 사람 잡게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정치인을 비판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키울 생각을 해야지, 찍히면 죽이겠다는 것이 이성적 판단이라고 할 수 있는가?

도망갈 구석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노무현과 같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런 정치인을 좋아하지 안정된 틀 속에서 편안하게 살아가는 듯한 정치인은 정서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김민석에 대해서 보통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사건, 특히 이인제 사건과 관련해서는 매우 격한 비판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평가는 엄밀해야 한다. 순간의 격한 기운으로 사실 관계와 정황에 대한 면밀한 고찰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매도해도 되는 것인가? 이러한 태도야 말로 한국 진보 논객들이 자주 범하는 극단적 오류하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 강력하게 비판하고자 한다.

필자의 원래 의도는 이문옥 후보와 김민석의 서울시장 출마관계에 빚어진 논쟁을 따로 떼어 노무현 후보와의 관계를 정당정치의 틀 안에서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그 글에 대한 비판보다 더 무성한 것이 김민석 후보에 대한 '인상비판'이었기 때문에 본문에서는 김민석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이미지를 해명하고 난 후 다음 논의를 진행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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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4/30 [16:1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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