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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죽이기 필패론
 
장신기   기사입력  2002/03/22 [20:27]
{IMAGE1_LEFT}노무현 죽이기가 시작되었다. 노무현을 죽이려는 시도가 본격화된 것을 보니 노무현이 엄청뜨고 있긴 있는 것 같다. 사실 앞서가는 후보에 대한 비판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비판의 정도를 넘어선 이른바 ‘죽이기’로 나아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더군다나 노무현 죽이기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이 중요하다. 필자는 노무현 죽이기를 시도하는 세력들의 다급함과 초조함만을 오히려 보여 주고 있는 현재의 노무현 죽이기의 성격을 분석해보고, 그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근거를 밝히려고 한다.

노무현 죽이기는 대략 3가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선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김심 개입설’이다. 김심 논란은 보이지 않는 손이 노무현을 밀고 있다는 음모론적 공세의 성격을 띠며, 이인제 진영의 문제제기와 언론의 보도를 통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두번째로는 노무현에 대한 색깔론의 제기다. 노무현의 정책적 지향점이 너무 급진적이어서 민주당의 기본 방향과 어긋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온건 보수 노선을 지향하는 이인제 진영이 제기하는 논리로서 공세의 성격이 매우 격해지고 있다. 세번째로는 노무현 고문에 대한 개인적 차원의 문제제기다. 노무현 고문의 개인적 문제점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서 서민적인 이미지로 인기를 얻고 있는 노무현 고문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확산시키려고 한다.

{IMAGE2_RIGHT}위와 같은 문제제기는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가진다. 우선 첫번째 이른바 ‘김심’ 논란은 음모론적 냄새가 너무 강하게 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그리고 김대중이 노무현을 지지한다는 아무런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동교동 구파에 속한 인물들이 이인제 진영에 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대중이 노무현을 민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는 공세이다. 김대중이 노무현을 밀수 있는 수단이 과연 무엇이 있겠는가? 92년 대선 때 민자당 대통령 선거에서 이종찬 후보가 이른바 ‘노심(노태우 대통령)’이 김영삼에 있다는 이유로 불공정 경선이라 주장한 적이 있었다. 지금의 김대중 대통령은 뒤에서 배후조정을 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김대중이 돈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조직을 이끌고 있는가? 돈과 조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슨 수단으로 노무현을 밀 수 있다는 말인가? 더군다나 ‘김심’음모설을 제기하는 한 축에 이인제 진영이 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다. 97년 대선 때 이인제가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가서 이인제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그 보도에 대해서 이인제 진영은 지금도 매우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97년 때 자신이 당한 비슷한 상황적 논리를 상대 후보에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며 또한 일관성이 부족한 것이다.

또한 색깔론 역시 정도를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급락하는 여론 지지율에 당황스러운 면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은 정도를 벗어난 일이다. 같은 민주당 내에서 그것도 민주 세력이 오랜 기간 당해온 색깔론을 제기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일이다. 노선 갈등과 검증은 필요한 일이나 색깔론으로 이어지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다.

그리고 노무현에 대해서 개인적 차원의 비판 역시 정도를 벗어난 느낌을 준다. 그것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언론의 검증을 통해서 확인될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여론이 불리해졌다고 무엇이든 되는대로 문제제기만 해보고 보자는 발상은 한나라당이 얼마 전까지 즐겨해 온 의혹 부풀리기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준다. 문제제기하는 방식이 매끄럽다는 인상을 주지 못하며, 이인제 진영이 몰리고 있다는 인상을 줄 뿐이다. 이는 노무현에게도 이인제에게도 바람직하지 못한 시도이다.

필자는 위와 같은 노무현 죽이기는 노무현 돌풍의 원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넌센스이자 성공하지 못할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죽이기는 필패할 것이다. 현재의 노무현 돌풍은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의 변화의 욕구의 분출에 그 동력이 있다. 노무현은 오랜 기간 검증받은 인물이며, 또한 국민들에게 그의 존재는 이미 어느 정도 각인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 기초 위에서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결합하여 현재와 같은 돌풍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바람이나 일회적인 성격이 아닌 매우 구조적인 결과이다. 그래서 노무현 돌풍은 단순한 바람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이인제 대세론을 무너뜨린 것처럼 허구적인 이회창 대세론 역시 격파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이인제는 이회창을 이길 수 없다(노무현 필승론)’에서 강조한 것이 바로 민주화에 대한 새로운 국민적 열정과 희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한다는 점과 통합적 리더십을 창출할 수 있어야만 민주당이 살 수 있다는 점이었다. 노무현은 두 가지 필요 충분 조건을 갖추고 있기에 노무현이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가 된다면 그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필자는 주장했다. 그리고 노무현이 광주에서 승리한 이후 필자 역시 믿기지 않는 이 노무현 돌풍의 위력은 나의 주장이 옳았음을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원인으로 형성된 노무현 돌풍이 노무현 죽이기에 의해 잠잠해질 수 있다고 보는가? 그건 참으로 아니올시다. 그것은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식으로든 거스르겠다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노무현 죽이기는 필패할 것이다. 이회창 대세론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고 이인제 대세론이 지배하지만 민주당에게 희망을 주지 못할 시점에 필자는 노무현이 민주당의 리더가 되는 순간 민주당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이 되었다. 필자는 또 다시 주장한다. 노무현 죽이기는 필패다. 노무현 돌풍은 이미 인간의 힘으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는 거대한 역사의 물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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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3/22 [20:27]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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