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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없다
[김영호 칼럼] 성찰없는 민주당, 새정치없는 안철수, 집권당 독주키워
 
김영호
정당정치에서 정권을 담당하지 못한 정당을 재야정당(在野政黨-opposition party), 줄여서 야당이라고 말한다. 야당이라면 차기정권을 창출하기 위한 정치활동을 벌여야 한다. 집권정당의 정치이념-정부시책을 비판,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국민적 지지를 확보함으로써 대통령을 배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독선으로 독주하는 청와대와 집권당은 존재하지만 반대당은 존재하지 않는 모습이다. 정권창출에 실패한 민주당이 존재하지만 정당으로서 야당은 보이지 않는다.

‘노무현’이 ‘이명박’을 탄생시켰다. 2007년 대선가도에서는 한나라당 이명박의 질주만 있었다. 그는 재산형성을 둘러싼 온갖 추문과 의혹을 뚫고 홀로 선두를 달렸다. ‘노무현 심판론’이 그의 모든 허물을 덮고 정책검증-인물검증도 실종시키며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노무현과 불편한 관계에 있던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은 친노세력의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 채 참패하고 말았다. 이명박의 강압통치와 불통정치가 제동력을 잃었지만 야당의 견제력은 보이지 않았다. 민심이반이 동면에 들어갔던 친노세력을 깨워 다시 정치의 현장으로 불러냈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도전한 한명숙,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유시민 등 친노세력이 낙선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한나라당의 패배였다. 한나라당은 이어 2011년 4⁃27 재보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패퇴했다. 그 틈을 타서 무언의 정치를 수행하던 박근혜가 한나라당을 접수해버렸다. 한편 친노세력은 ‘혁신과 통합’이란 가설정당을 만들어 야권통합이란 형식을 빌려 민주당을 흡수하더니 수장격인 한명숙을 당대표로 선출했다. 이어 문성근이 차점을 차지했다. 이로써 친노세력이 당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그 시점에만 해도 2012년 4⁃11 총선서 야권의 승리가 지배적 관측이었다. 그 연유로 한나라당이 서둘러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변화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반면에 승리감에 도취한 친노세력은 공천개혁이란 이름으로 반노-비노세력을 배제한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다. 찍고 싶어도 찍을 수 없는 얼굴들을 내세워 놓고 ‘이명박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국민이 기억상실증에 빠진 줄 아는지 노무현이 추진한 ‘한-미 FTA’, ‘제주해군기지’ 반대를 외치는 모순을 저질렀다. 총선패배에 대한 자성의 빛은 찾기 어려웠다.

친노세력이 노무현의 비서실장 문재인을 대통령 후보로 옹립했다. 국민의 정치혐오감이 만들어낸 현상의 주인공인 안철수와 야권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는데 안철수가 돌연 출마를 포기했다. 문재인은 호남지역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대권장악에 실패했다. 그의 득표율 48.0% 중에는 고정적 지지자 말고도 반새누리당 성향의 무당파가 상당히 포함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친노세력이 막상 당내의 반대파를 얼마나 포용했는지 의문이다. 연이은 총선-대선패배에도 민주당은 패인에 대한 냉철한 자기성찰이 없었다.

“다 이긴 총선-대선을 망쳤다”는 통탄의 소리를 업고 민주당에 김한길 체제가 들어섰다. 정부기관의 조직적인 대선개입이 윤곽을 드러냈지만 김한길 체제는 1년이 지나도록 대통령 박근혜의 ‘사과’만 되뇄다. 이에 맞서 집권세력은 종북몰이를 통한 공안정국으로 대처했다. 전임자의 집권기간에 일어난 사안에 대해 사과한다면 그 순간 개입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자인하는 꼴이 된다. 누가 사과하겠는가? 먼저 특별검사제를 도입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 다음 사과든지, 사퇴든지 요구했어야 하는데 거꾸로 간 것이다.

촛불집회와 결합했지만 시국회의도 사과타령만 늘어놓아 피로감이 쌓인 촛불시민들이 흩어졌다, 그 바람에 민주당은 미미한 존재감마저 상실해 버렸다. 문재인이 재기하려면 야당 사령탑의 자세를 보여야 할 텐데 숨만 죽이고 있다. 대망을 꿈꾸는 안철수가 6⁃4 지방선거를 계기로 신당을 만든단다. 여전히 그가 말하는 새정치가 헌정치와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 정치신인 다운 도전정신도 보이지 않는다. 새누리당을 견제하기보다는 민주당과의 경쟁관계를 설정한 듯하다. 영남이 아닌 호남에서 자웅을 겨누려는 모습에서 그것이 보인다.

문제는 유권자의 양당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져 3당체제의 존립이 어렵다는 점이다. 19대 총선에서 박세일의 국민생각, 이회창의 자유선진당이 포말정당으로 끝났다. 그것을 알기에 민주당 쪽에서 신당행을 결행하지 못하고 관망하는 것이다. 6⁃4 지방선거에 이어 총선, 대선을 거치면서 국민의 선택에 따라 두 당 중의 하나는 필연적으로 사멸의 길을 걸어야 한다. 그 과정에 야당의 견제기능은 더욱 위축되고 집권당의 독주만 있을 것이다.




언론광장 공동대표
<건달정치 개혁실패>, <경제민주화시대 대통령> 등의 저자  
본지 고문  













 
기사입력: 2014/02/18 [12:55]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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