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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K 드라마 방송시대, 편집은 2K로 뒷걸음질
[쇼피디의 방통천하] <아이돌 특집, 사랑과전쟁> 4K 영상으로 감상한다
 
고찬수   기사입력  2013/08/02 [15:56]
디지털 기술이 방송과 접목되면서 방송 시장의 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방송은 몇 년 전에 방송을 HD 화질로 업그레이드했고, 이제 HD 방송은 당연한 것이 되었다. 지상파 방송 뿐 아니라 케이블 채널들도 다수 HD로 전환을 하면서, 한 때는 SD 화질도 꽤 괜찮았다는 생각은 이제 사라져버리고 SD 화질로 방송되는 채널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져 버린 느낌이다.

HD화질은 가로 1920개 * 세로 1080개로 화소수가 800만여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영상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현재 방송에서는 완전한 1080인 프로그레시브 방식이 아닌 인터레이스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화질이 약간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정도의 화질을 가진 영상을 쉽게 가로 화면의 화소 갯수가 2000개 정도 된다고 해서 2K(여기서 K는 1000개를 의미)라고 부른다. ‘2K 동영상’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HD 수준의 화질을 가진 영상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만족이라는걸 모른다. 2K 화질이 이제 막 시청자들에게 익숙해지자마자 바로 더 고화질의 영상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빠른 기술의 발전은 물론 디지털 영상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UD(Ultra Definition)이라는 말이 등장하고 얼마 안있어 기존의 HD 영상보다 4배 이상의 고화질로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들이 시장에 나타났다.

4K 카메라라 불리는 이런 카메라들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것이 ‘레드’라는 브랜드의 카메라였다(4K라고 하는 것은 2K처럼 영상의 가로 화면을 구성하는 화소 갯수가 4000개 정도 된다는 것에서 그렇게 부르는 것). 필자가 ‘아이돌 사랑과 전쟁’을 촬영했다고 소개를 했던 ‘레드 에픽’ 카메라는 레드 브랜드 카메라 중 현재 가장 앞선 품질의 제품으로 2K 화질보다 4배 정도 고화질인 가로 3840개 * 세로 2160개의 화소수를 표현할 수 있는 말그대로 최고의 카메라이다.

이처럼 4K 이상 화질이 가능한 카메라로 촬영을 하고나서는 이 화질을 유지해서 편집도 이루어져야 하는데 사실 불행이도 그동안은 한국의 방송사에는 4K 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편집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못했다.

4K 영상이 워낙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활한 편집을 위해서는 NLE 편집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 되어야하고, 이 편집 프로그램이 구동하는 컴퓨터의 사양이 더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편집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야하는 비용이 크게 발생한다.

▲ 4K 카메라로 찍고 편집하는 <아이돌특집 사랑과 전쟁>, 방송문화 신기원을 열고 있다.     © KBS 제공

4K 카메라 등장 초기에는 4K 편집 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없었기 때문에 4K로 촬영한 영상을 2K로 다운그레이드하여 2K 편집 시스템에서 편집을 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이런 편집 방식은 지금 대부분의 미니 시리즈 드라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필자도 첫번째 레드 에픽으로 촬영한 작품은 레드 에픽으로 촬영을 하면서 바로 현장에서 카메라에 영상의 화질을 낮춰주는 장비를 연결하여 2K 화질의 영상을 만들고, 이 영상으로 편집을 하였다.

굳이 이렇게 촬영하고 화질을 낮추어서 편집을 하는 이유는 4K 카메라들이 가진 색감이나 심도가 기존의 카메라들과는 다른 특성을 표현해 줄 수 있어서 화질을 2K로 낮추더라도 독특한 느낌의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송 시스템은 4K 화질이 구현이 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독특한 느낌의 영상을 시청자에게 선보이기 위해 4K 카메라로 현장에서 촬영을 하고 화질을 낮춰서 편집을 한 후에 방송을 하는 복잡한 과정으로 제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4K 영상을 편집하는 것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상황이 어느 정도는 가능해지면서 <아이돌 특집, 사랑과전쟁>을 4K 영상 원본으로 편집을 하였다.

아쉽게 촬영 당시 문제로 일부 컷이 2K 화질로 촬영이 되긴 했지만 대부분의 영상이 4K로 촬영되고, 4K로 원본 데이터로 편집이 되었다. 프리미어 편집기를 사용하여 작업을 했는데 워낙 영상의 데이터량이 커서(크기가 3테라 정도) 고사양의 PC도 프리뷰 할 때 조차 버벅거리는 현상이 발생을 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주 금요일에 방송되는 20대 특집 편은 전체를 모두 4K로 촬영했고, 편집도 4K로 진행을 해서 현재 색보정 작업 중이다. 디지털 고화질 영상 시대가 되면서 이제 촬영 이후에 색보정 작업이 작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고, 이 작업에 새로운 전문가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색보정 작업을 거친 영상은 지금 KBS에서 준비 중인 UHD 실험방송에 사용이 될 예정이고, 이 4K 영상을 2K로 화질을 떨어뜨려서 방송을 내게 된다. 지금까지는 프로그램의 일부 씬을 4K 영상으로 확보하고 있는 것 이외에 전체 TV 방송 프로그램을 4K로 제작한 것은 없기 때문에 이번 작업이 여러가지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고 신경써서 작업을 하고 있다.

▲ 쇼피디 고찬수     ©대자보
이번 20대 특집 편으로 이제 두 번째 4K 영상 작업을 진행해 보았고, 제작 노하우가 어느 정도 생기게 되었다. 4K 영상 촬영 시의 분장이나 조명 그리고 카메라 활용에 대한 살아있는 지식과 4K 영상의 편집과 색보정에 따른 노하우가 한달 후에 촬영 예정인 세 번째 아이돌 특집에서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3번의 촬영과 편집으로 4K 영상 제작의 프로세스를 정리해두게 된다면, 앞으로는 어렵지 않게 4K 영상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제작 시스템을 구축할 노하우가 정립되게 될 것이다.
KBS 예능피디.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
<미래콘텐츠><스마트TV혁명><쇼피디의 미래방송이야기> <인공지능 콘텐츠혁명> 저자.
KBS MCN 예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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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8/02 [15:5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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