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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톡 전성시대, 어떻게 볼 것인가?
[방송시론] 박근혜 정부는 망 중립성과 플랫폼 중립성 철학 가져야
 
고찬수   기사입력  2013/01/03 [17:39]
‘망 중립성’이라는 용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사용이 되어왔고, 끊임없는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국내에서도 ‘망 중립성’ 논란이 이어져 왔고, 이런 망 중립성 논란이 IPTV에서 불거졌을 때 이에 대한 반발로 심지어 ‘콘텐츠 중립성’이라는 용어까지 등장을 했다. 여기에 요즘은 ‘플랫폼 중립성’이라는 말도 등장을 했다.

참 여러 분야에서 중립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것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논리는 과연 무엇일까?

‘중립성’이라는 용어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일관된 논리. 이것은 바로 ‘독과점의 금지’라는 것이다. 자본주의 하에서는 필연적으로 독과점이 등장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독과점은 자유경쟁이라는 중요한 틀을 파괴시키게 된다.

그래서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했다고 하는 미국에서도 ‘독과점’에 대한 규제는 아주 중요한 국가 경제 정책 중 하나인 것이다. 이런 독과점 규제에 대한 것을 ‘망(Network)’에 적용한 것이 ‘망 중립성’ 논의이고, 이런 논의는 독점이 심화되어 경쟁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 활성화에 방해가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보여지는 모든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진다.

‘망 중립성’ 논란이 나타난 시기에는 거대 통신사들이 네트워크를 장악하고 있었고, 이런 네트워크를 사용하여 콘텐츠를 생산하거나 서비스하는 업체들을 보호해야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온 개념이 바로 ‘망 중립성’이다.

망을 소유한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자신의 소유권을 내세워 일부 콘텐츠 공급자에게 부당한 계약을 요구하거나 서비스 자체를 아예 막아버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든 콘텐츠에 대해 망 소유자는 평등하게 대우를 해야한다는 것을 주장한 것이다.

소유권을 다소 규제하더라도 콘텐츠 활성화를 하여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한 이러한 조치가 타당하다고 여겨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망 중립성’이 과도하게 받아들여지면 네트워크에 투자를 해야하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투자를 해야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망 중립성’이 네트워크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도 있는 양면의 칼이 될 수가 있다.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진 ‘콘텐츠 중립성’이라는 용어도 이런 ‘망 중립성’ 논리와 유사한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국내 콘텐츠 산업이 주로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가 독과점 것으로 소비가 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독과점을 막고 다른 연관 산업의 발전을 통해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사의 독과점을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가 ‘콘텐츠 중립성’이라는 말에 녹아져 있는 것이다.

IPTV 사업자인 통신사들이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 수급에 어려움이 있자 이런 주장을 한 것인데, 망을 독점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콘텐츠를 독점하고 있다고 하는 지상파 방송 사업자들에게 주장을 한 것이라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다.

‘플랫폼 중립성’은 요즘 플랫폼이라는 용어가 크게 관심을 받으며 새롭게 나타난 것이라 볼 수 있다.

국내 IT 시장에서 네이버나 카카오톡은 가히 독보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 콘텐츠가 올라가느냐 하는 것만으로도 성공이 보장되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와 카카오톡의 위상은 망을 독점하고 있는 통신사업자 그 이상이 되었다.

이런 이유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업체들에서는 플랫폼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할 경우 발생되는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게 된 것이다.

‘망’이든 ‘플랫폼’이든 모든 콘텐츠나 서비스를 받아들이기에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며, 이런 이유로 플랫폼이 콘텐츠나 서비스에 대해서 완전히 평등한 대우를 하는 것은 사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망’, ‘플랫폼’ 사업자도 자신의 사업을 위해 판단을 해야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전체 경제 발전에 해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모든 사안은 양쪽의 입장에서 모두 고려가 되어야 하고, 중립성의 문제도 이런 양 진영의 입장이 모두 고려가 되면서 가장 전체 경제에 순기능적인 모델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자 하는 합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망은 플랫폼이나 콘텐츠가 없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플랫폼은 망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으며 콘텐츠가 없으면 껍데기 뿐이다. 그리고 콘텐츠는 망과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가 없다.

이처럼 망-플랫폼-콘텐츠는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를 하고 있는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고,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 3가지가 모두 제대로 생존할 수 있는 생태계 환경이 조성되어야만 한다.

어느 한쪽이 너무 커져서 다른 분야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을 막아야 하는 것이 정책 당국의 책무이지만, 이러한 정책이 지나쳐서 생태계가 성장하는 것에 필요한 성장 동력을 해치게 되는 것도 경계해야만 한다.

우리의 IT 환경에서 망을 소유하고 있는 통신사들의 독과점이 과연 콘텐츠 산업의 자유 경쟁을 막아 산업의 발전에 저해 요소가 되는지에 대한 판단 여부에 따라 망 중립성으로 망의 소유권 행사를 규제할 수 있는 것이고,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나 카카오톡의 독과점이 과해서 콘텐츠 사업을 위축시키는지에 대한 판단 여부로 플랫폼의 중립성 정책을 펼 것인지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망이나 플랫폼의 독과점이 과연 자유 경쟁을 방해하는 수준인지는 판단하는 주체에 따라 다르게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기에 정책 당국이 과연 어떠한 현실 인식과 국정 철학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핵심이 되는 것이다.

새 정부 정책 담당자의 판단은 과연 어떨까?

 
KBS 예능피디.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
<미래콘텐츠><스마트TV혁명><쇼피디의 미래방송이야기> <인공지능 콘텐츠혁명> 저자.
KBS MCN 예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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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01/03 [17:3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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